'자동차주' 바닥찍었나...외인·기관도 사들인 현대차·기아, 전망은?

머니투데이 김영상 기자 | 2021.10.14 04:56

올해 들어 내내 부진했던 자동차주가 최근 상승세를 탔다. 그동안 발목을 잡았던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조금씩 개선될 조짐을 보이면서다. 당분간 실적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있지만 장기간 주가가 부진했던 만큼 바닥을 찍고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반영됐다.

13일 국내 완성차 대표 기업인 현대차기아는 전날보다 각각 3.18%(6500원), 2.43%(2000원) 오른 21만1000원과 8만4200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현대모비스(4.03%), 현대위아(4.91%), 만도(6.81%) 등 자동차 관련주가 일제히 상승했다.

그동안 자동차 업종은 차량용 반도체 공급 사태 여파로 올해 3월 이후 계속 횡보했다. 주요 자동차 종목이 속한 KRX 자동차지수는 최근 상승세에도 지난 2월 초 고점 대비 16% 이상 하락한 상태다. 그동안 현대차와 기아는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에서 각각 8, 9위로 밀렸다.

하지만 지난 7일 이후로는 상승률이 10% 전후에 달할 정도로 다시 상승세를 탔다. 이 기간 현대모비스(8.4%), 만도(18.5%) 등 자동차 업종도 동반 상승했다.

이는 말레이시아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조금씩 완화되면서 차량용 반도체 부족 이슈가 정상화된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만약 현대차와 기아가 11월 중 특근 재개에 나설 경우 4분기 생산 불확실성도 일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말레이시아의 확진자 수 감소 이후 후공정 업체들의 점진적인 가동률 상승에 따라 반도체 수급 상황이 빠르게 개선될 수 있다"고 밝혔다.

올해 내내 주가가 부진했던 만큼 현재 바닥을 지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자동차 업종에 주목하는 이유다. 특히 요즘 들어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이 자동차주를 적극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지난 7일 이후 기관 순매수 상위 종목을 살펴보면 기아(1385억원·1위), 현대차(1316억원·2위), 만도(535억원·5위) 등 3개 종목이 5위 안에 들었다. 현대위아(442억원), 현대모비스(431억원)도 10위권에 자리했다. 외국인 순매수 순위에서도 기아와 현대차가 각각 2, 3위에 올랐다.

물론 올해 3분기 실적은 부진할 가능성이 크다. 투자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3분기 현대차와 기아의 영업이익은 각각 1조7393억원, 1조3039억원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과 물류 불안 등 악재가 기승을 부리면서 눈높이가 대폭 낮아진 상황이다.


하지만 그동안 악재가 충분히 반영된 만큼 앞으로는 호재에 민감한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말레이시아 반도체 공장 정상화에 따라 생산량 개선도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에서 대기 물량이 쌓이면서 신차·중고차 가격 지표가 최고치를 갈아치운 점도 주가 반등을 이끌 주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만약 공급 우려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다고 해도 이미 국내 완성차 업체 주가가 악재를 선반영했다는 분석도 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지역별 완성차 평균 PER(주가수익비율)은 △한국 7.8배 △일본 15.3배 △독일 8.5배 △미국 9.7배 등이었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과 관련된 비관적인 시나리오는 이미 주가에 반영됐고, 국내 자동차 업종은 글로벌 대비 주가 매력도가 부각되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향후 자동차 업종의 주가를 결정지을 가장 중요한 요소는 자동차 공급망 회복이 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수급 차질 여부를 확신할 수 없는 만큼 상황을 지켜보면서 투자 전략을 달리하라는 조언이 나온다.

정용진 연구원은 "차량용 반도체 이슈가 빠르게 해소될 경우 올 4분기부터 내년 1분기 중 가파른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만큼 북미 OEM향 부품 회복 속도가 빠를 전망"이라며 "반면 반도체 수급 차질이 지속될 경우에는 전기차 중심의 투자가 유효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동차 부품업체보다는 완성차 업체 위주로 투자하라는 분석도 있다. 원자재 비용 상승을 인센티브 하락 등으로 상쇄할 수 있는 완성차 업체와 달리 부품업체는 이같은 비용 부담을 고스란히 치러야 한다는 점에서다.

장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완성차 업체는 신차 대기 수요가 탄탄하고 인센티브는 점차 축소되고 있어 수익성 완충이 가능하지만 부품사는 가동률 하락에 따른 고정비 부담으로 손익 악화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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