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개월간 시장에서 우려했던 '피크아웃'(Peak out, 이익정점 통과)이 얼마나 가파르게, 어느 시점에 나타날지 가늠할 수 있는 시점이 올 4분기라는 이유에서다. 4분기 실적에 대한 눈높이는 조금씩 낮춰지고 있다. 주가도 부진의 터널에 돌입했다.
12일 증시에서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3.5% 내린 6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삼성전자 주가가 7만원선을 밑돈 것은 지난해 12월3일(6만9700원) 이후 10개월여만에 처음이다. 이날 장중 저점(6만8700원) 역시 지난해 12월 이후 제일 낮다.
투자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지난 11일 기준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 4분기 매출은 75조31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37% 늘고 영업이익은 15조6340억원으로 같은 기간 72.8%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관건은 앞으로부터 실적이 어떤 궤적을 그릴지에 달렸다. 일단 4분기 삼성전자 이익이 3분기에 비해 줄어들 것이라는 데 의견이 지배적이다.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15조6340억원)만 해도 지난 8월 발표된 3분기 잠정 영업이익(15조8000억원)에 비해 적다. 문제는 올 4분기 실적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가 최근 2개월여 기간 계속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1월 초만 하더라도 삼성전자의 2021년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4조4600억원 수준이었다. 올 5월이 돼서야 4분기 영업이익에 대한 시장 기대치는 15조원을 넘어섰다. 올 7월에는 15조8218억원까지 재차 높아졌다.
증권사들의 4분기 전망 자체도 비관적이다. 이날에만 무려 6곳의 증권사들이 삼성전자 목표가를 종전 대비 낮춰 잡았다.
미래에셋증권은 삼성전자 목표가를 종전 10만원에서 8만2000원으로 무려 18%나 낮춰잡았다. 투자의견을 종전 '매수'보다 한 단계 낮지만 '중립'보다는 한 단계 위인 '트레이딩 바이'(Trading Buy)로 하향했다. 이외에 이베스트증권(-8.42%) 유진투자증권(-7%) KB증권(-4.76%) 신한금융투자(-4%) 하이투자증권(-3.26%) 등이 목표가 하향 대열에 참여했다.
가장 큰 우려는 역시 반도체 부문에서 비롯됐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4분기부터의 DRAM 가격 하락 전환과 2022년 연간 DRAM ASP(평균판매단가) 6.9% 하락 등을 고려해 올 4분기 및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종전 대비 3.4%, 13.6%씩 하향했다"고 밝혔다.
반도체 이외의 부문이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남대종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부문은 비메모리 사업부 개선과 환율효과로 이익이 소폭 개선될 것"이라고 봤지만 "IM(스마트폰) CE(가전) 부문은 원가 및 물류비 상승에 대한 부담이 늘고 경쟁 심화에 따라 마케팅비 규모도 확대되며 DP(디스플레이) 부문은 QD OLED 양산에 따른 감가비 부담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 연구원 역시 내년 삼성전자 영업이익 전망치를 종전 대비 7% 낮춰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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