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위드코로나 시대의 출구전략

머니투데이 장보형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선임연구위원 | 2021.10.13 02:05
장보형 연구위원
마침내 '위드코로나'(With Corona)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이달 중 백신 완전접종률 70% 달성이 예상되면서 그간 논의만 무성하던 코로나와 공존전략이 본격으로 추진되는 것이다. 정부는 이번주에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코로나19 일상회복위원회를 구성해 위드코로나 시대를 단계적으로 풀어갈 계획이다.

특히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중증화율도 지난 1월만 해도 3.2%에 달했는데 7월 이후에는 4차 유행에도 불구하고 2%에 그쳤다. 치명률은 1.4%에서 0.3%까지 떨어졌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중환자 치료에 초점을 맞추고 지금까지 국민의 삶과 생계를 옥죄어왔던 방역조치들을 점진적으로 완화, 해제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하고 있다. 호흡이 가쁜 우리 경제나 민생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그동안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모임규제나 등교제한, 또 대중교통이나 집합장소 규제 등 탓에 경제활력은 사실상 '준(準)코마' 상태를 보였다. 그나마 정부의 긴급재난 지원금을 비롯한 각종 비상지원 조치들로 경제붕괴를 막고 서민생계를 지탱할 수 있었지만 정작 실물부문의 원기가 수축된 상황에서 인위적 유동성 투입은 대부분 주식이나 가상자산, 부동산 등의 자산거품으로 귀결될 뿐이었다,

따라서 위드코로나로 전략의 방향을 튼 것은 우리 일상의 회복과 더불어 경제 정상화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된다. 하지만 위드코로나는 코로나를 이겨낸 성과, 즉 '위드아웃 코로나'(Without Corona)가 아니다. 코로나 극복에 실패하고 어쩔 수 없이 코로나와 공존을 선택, 아니 강요받은 데 불과하다. 또한 인공적 코마 상태를 유지하느라 투입해야 했던 막대한 약물의 후유증도 만만치 않다. 자산거품의 이면에 자리잡은 부채누증이나 실물-금융의 불균형은 예전 위기 수준을 넘어섰다.


결국 위드코로나 시대의 출구전략은 단계적인 방역완화에만 그치지 않는다. 이제는 각종 부작용을 낳은 비상지원조치들을 차근차근 정상화하는 일도 중요하다. 여기서 문제는 아직 코로나가 완치된 게 아니라는 점이다. 게다가 우리 경제나 일상생활의 기초체력은 이미 바닥을 드러냈다. 휴업과 폐업의 기로에 선 자영업, '알바'(아르바이트) 자리조차 구하기 힘든 고용시장, 그리고 지원금과 빚으로 연명하는 취약가구나 한계기업 확산 등등 위드코로나 출구전략의 제약요건은 지금도 산적해 있다.

어쩌면 이러한 제약요건을 완화하는 데 출구전략의 초점을 맞춰야 할지도 모른다. 공존의 대상은 코로나만이 아니다. 보건, 방역을 비롯해 육아, 교육, 청소, 운송 등 코로나 위기를 거치며 사회적 필수노동으로 부각된 다양한 공공 및 개인서비스들은 여전히 정상화의 뒷전에 놓여 있다. 아울러 코로나 피해의 비대칭성에다 자산거품과 부채누증으로 증폭된 불평등 문제는 우리 사회의 안정과 건강을 더욱 위협한다. 위드코로나 시대의 진짜 출구전략은 이런 맹점들을 다스리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베스트 클릭

  1. 1 남편·친모 눈 바늘로 찌르고 죽인 사이코패스…24년만 얼굴 공개
  2. 2 "예비신부, 이복 동생"…'먹튀 의혹' 유재환, 성희롱 폭로까지?
  3. 3 나훈아 '김정은 돼지' 발언에 악플 900개…전여옥 "틀린 말 있나요?"
  4. 4 불바다 된 LA, 한국인들은 총을 들었다…흑인의 분노, 왜 한인 향했나[뉴스속오늘]
  5. 5 계단 오를 때 '헉헉' 체력 줄었나 했더니…"돌연사 원인" 이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