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바 아폐얀 모더나 회장이 자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mRNA 백신 제조법을 공유할 계획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모더나가 가난한 국가에 백신 공급을 외면한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이탈리아를 방문 중인 아폐얀 모더나 회장은 11일(현지시간) AP통신과 인터뷰에서 "백신 공급을 늘리기 위해 제조법을 공유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경영진은 자체 생산을 늘리는 것만이 신뢰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모더나에 개발도상국 등에 대한 백신 공급 확대를 위해 백신 제조공법 등을 공유하라고 요구해 왔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아폐얀 회장에게 누구나 백신을 맞을 수 있게 백신 제조법을 공유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모더나는 향후 6~9개월 안에 고품질 백신을 만들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자사가 직접 백신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폐얀 회장은 "mRNA 백신 제조법 공유 요구는 우리가 충분한 생산능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추정에서 나온 것인데 우리는 할 수 있다"며 "백신 생산이 제로(0)였던 상황에서 10억 회분을 만드는 데 1년이 채 안 걸렸고, 내년에는 30억회분까지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모더나가 백신 제조법을 공유하지 않는 것은 코로나19 백신이 유일한 상용 제품이기 때문이라고 미 경제매체 CNBC는 분석했다. 지난 2010년 설립된 모더나는 백신 개발 이전까지 상용 제품이 없어 시장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백신 제조법을 공개할 경우 모더나는 경쟁력을 잃을 것이 뻔하고 존재 이유도 사라진다는 풀이다.
모더나가 백신 대부분을 부유한 국가에 수출하고 빈곤한 국가는 등한시한다는 비판에 대해 "초기에 계약한 미국 정부를 통해 상당한 양을 가난한 나라에 공급하고 있다"며 "빈곤국들이 백신을 확보할 수 있도록 여러 국가와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아폐얀 회장은 팬데믹 기간에는 모더나가 특허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한 1년 전 약속을 계속 이행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한편 모더나는 지난 7일 연간 수억 회분의 코로나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아프리카에 짓는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아폐얀 회장은 "빠른 시일 안에 최종 부지가 선정되길 희망한다"며 "하지만 공장을 세우고 가동하기까지는 몇 년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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