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무 나와라" 삼성전자 노조 기싸움에…오늘 부사장 참석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 2021.10.12 07:21

임금협상 중인 삼성전자 노사가 12일 다시 교섭 테이블에서 만난다.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 경기 용인시 기흥캠퍼스 나노파크에서 2021년도 임금교섭을 위한 두번째 회동을 진행한다. 이날 교섭에는 사측 대표 교섭위원들과 함께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 반도체·디스플레이)부문 인사팀장인 최완우 부사장이 참석할 예정이다.

노사는 지난 5일 같은 장소에서 상견례를 겸해 처음으로 회동했지만 교섭위원에 대한 이견을 보이면서 1시간 20분만에 교섭을 조기 종료했다. 노조는 사측 대표 교섭위원이 지난해 전무급에서 올해 상무급으로 내려간 점 등을 문제 삼으면서 임금교섭 요구안도 공식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노조의 문제제기 이후 임금교섭에서 상호간 신뢰를 쌓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판단에 따라 이날 교섭에 최 부사장이 참석토록 했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임금교섭 초안으로 △전 직원 연봉 1000만원 일괄 인상 △자사주 1인당 107만원 지급 △코로나19 격려금 1인당 350만원 지급 △영업이익의 25%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가 지난 3월 사내 자율기구인 노사협의회와 협상을 통해 발표한 올해 총 7.5%의 임금 인상안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앞으로 교섭에서 양측의 이견이 얼마나 좁혀질지가 관건이다. 특히 영업이익의 25% 성과급 지급 요구안을 두고 견해차가 클 것으로 보인다. 사측은 교섭을 앞두고 협상안을 만들고 있지만 기존 노사협의회 합의 수준에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노조의 임금 협상안 초안이 그대로 반영될 경우 직원 1인당 급여가 지난해 수준보다 평균 50% 인상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조의 요구 초안대로 임급교섭이 타결되면 직원 1인당 평균 급여가 1억8260만원으로 지난해 삼성전자의 임직원 1인당 평균 급여 1억2100만원보다 51%가량 오를 전망이다. 리더스인덱스는 직원 11만명의 1인당 급여가 6000만원 오르면 삼성전자의 당기순이익이 최소 6조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동종업계에서 SK하이닉스 노사가 지난 6월 기본급 8% 인상에 합의한 점 등을 감안하면 노조의 일부 요구안이 합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LG전자는 지난 3월 성과연동제 3.5%를 포함한 임금 인상률 9%에 합의했다. 삼성전자 직원들 사이에서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우리가 '쌀집'(SK하이닉스의 별칭)보다 못하냐"는 불만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에서 2018년 노조가 설립된 이후 노사가 임금교섭을 벌인 적은 있었지만 실제 타결로 이어진 적은 없다. 노조는 이번 교섭에서 공동교섭단을 꾸렸다. 공동교섭단에는 한국노총 금속노련 산하로 조합원 4500여명 규모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을 비롯해 삼성전자사무직노동조합, 삼성전자구미지부노동조합, 삼성전자노동조합 등 삼성전자에 설립된 4개 노동조합이 모두 참여했다.

삼성전자 노사의 임금교섭은 올 8월 창립 52년만에 첫 단체협약을 체결한 지 두달여만이다. 노사는 매주 한 번꼴로 교섭을 진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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