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노벨 과학상을 탄다면, 이 얼굴일 가능성 높다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 2021.10.11 13:27

[MT리포트]한국인 노벨과학상, 불가능한 꿈일까 ③ 세계가 주목하는 한국인 과학자들

편집자주 | 한국의 노벨상 수상은 요원한 일인가. 선진국 반열에 오른 한국은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이후 과학상은 한차례도 수상하지 못했다. 특히 미국과 유럽, 일본은 물론 중국까지도 수상대열에 합류하는 가운데 과학계의 표정은 씁쓸하다. 노벨상 수상의 필수요건과 한국의 현주소, 과제는 무엇있지 짚어본다.

지난 120년간 과학분야에서 한국인이 노벨상을 받은 적은 없지만 한국인 과학자중 수상에 근접한 이들이 적지않다.

학술정보 분석기관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의 '피인용 우수 연구자'가 가장 주목받는다. 클래리베이트는 2002년부터 생리의학·물리학·화학·경제학 분야에서 논문 피인용 빈도가 상위 0.01%에 드는 우수 연구자를 꼽아왔다. 지난해까지 클래리베이트가 지목한 피인용 우수 연구자 376명 중 59명(15.7%)이 노벨상을 받았다.

올해도 클래리베이트가 생리의학상 분야에서 5인의 우수 연구자를 선정하면서 이호왕(93) 고려대 명예교수를 포함해 화제가 됐다.

이호왕 고려대학교 명예교수/사진=과학기술유공자 소개 홈페이지
이 명예교수는 1976년 세계 최초로 유행성 출혈열 병원체와 면역체를 발견했다. 경기도 한탄강 유역에서 채집한 들쥐에서 발견해 이를 '한탄 바이러스'로 이름지었고, 이후엔 예방 백신(한타박스)을 개발했다.

이 명예교수 외에도 클래리베이트가 '노벨상급(Nobel class)' 연구자로 평가했던 한국인은 지금까지 3명이 더 있었다.

한국인 사상 최초로 피인용 우수 연구자로 선정된 인물은 2014년 선정된 유룡(66) 한국과학기술원(KAIST) 화학과 특훈교수다. 그는 직경 2∼50나노미터(㎚·1㎚=10억 분의 1m) 범위의 구멍으로 이뤄진 나노 다공성 물질('메조다공성실리카')을 거푸집으로 활용, 나노구조의 새로운 물질을 합성하는 방법을 창안했다.


2017년엔 박남규(61)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교수가 피인용 우수 연구자로 뽑혔다. 차세대 태양전지로 불리는 '고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지난해에는 현택환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석좌교수 겸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연구단장이 클래리베이트의 우수 연구자로 선정됐다. 현 교수는 나노 입자를 실온에서 서서히 가열해 균일하게 합성하는 새로운 방법(승온법)으로 상업적 이용이 가능한 대량합성법을 최초로 개발했다. 이는 균일성이 떨어져 들쭉날쭉한 입자를 체로 거르듯 골라내야 해 대량생산이 불가능했던 기존 방식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현재 널리 사용되는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 디스플레이의 상용화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한국연구재단도 2019년 발간한 '노벨과학상 종합분석 보고서'에서 노벨상에 근접한 과학자들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전자소자를 연구한 안종현 연세대 교수(물리학) △특정 부위에 효과적인 약물 전달시스템을 개발한 김종승 고려대 교수(화학) △리듐이온전지 양극재와 차세대 전지시스템을 개발한 선양국 한양대 교수(화학) △위암 표적항암제 및 면역항암제의 치료 효과를 최초로 입증한 방영주 서울대 명예교수(생리의학) 등을 꼽은 바 있다.

다만 이처럼 피인용 우수 연구자로 선정된 후 실제 노벨상 수상까지는 긴 기간이 걸린다. 초기 연구 이후 후속 연구가 쌓이고 활용범위가 넓어져야만 학문적 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한국연구재단이 지난해까지 최근 10년간 노벨과학상을 수상한 79명을 분석했더니 핵심연구와 노벨상 수상 간 시간차는 평균 12.7년이 났다. 한국 과학자들이 피인용 우수 연구자에 선정된 후 실제로 노벨상 수상을 하지 못했더라도 향후 수년 이내에 후속 연구가 쌓일 경우 수상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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