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로 날아오른 대한항공…해외여행 기대감에도 주춤하는 3가지 이유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 2021.10.12 04:14

[종목대해부] 대한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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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사진은 3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에 계류 중인 대한항공 항공기의 모습. 2021.10.3/뉴스1
화물이 이끈 서프라이즈, 여행 수요 회복으로 '점프'할까. 지난해 3월 코로나19(COVID-19) 시작과 함께 바닥을 쳤던 대한항공 주가가 올해 화물 항공운임으로 날아올랐다.

'위드 코로나' 시대 또 다시 주목받는 종목 중 하나가 대한항공이다. 백신 보급 확산과 백신 여권 도입으로 해외 여행의 안정성이 담보되면서 국제선 수요가 서서히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9~10월에 접어들면서 삼성증권, NH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KB증권 등 4곳에서 대한항공 목표주가를 높여잡으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코로나19 이전보다 오른 주가



지난해 3월 19일 대한항공 주가(종가 기준)는 1만3600원까지 떨어지며 바닥을 쳤다. 코로나19 공포가 뒤덮었을 때였다. 해외 여행이 막히면서 대한항공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이는 기회가 됐다. 주가는 코로나19 이전보다 오르기 시작했다. 지난해 10월 2만원을 넘겼던 대한항공 주가는 쭉쭉 오르며 올해 1월 3만4950원을 찍었다. 이후 등락을 반복하다 지난달 말 3만4000원대까지 다시 올랐다.

9월부터의 주가 상승을 이끈 주체는 기관이었다. 기관은 9월 이후 최근까지 대한항공을 1732억원어치 사들였다. 코스피 내 기관이 많이 사들인 종목 3위를 기록했다. 다만 이달 들어 약세로 돌아서며 커지며 현재(8일 기준) 주가는 3만1300원이다.

대한항공이 주가 상승세를 이룰 수 있었던 원동력은 화물 덕분이었다.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물동량이 증가하면서 해운 물류만으로는 운송이 벅찼고 항공 화물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대한항공의 발빠른 대응도 한몫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3월부터 코로나19에 따라 공항에 발이 묶여있는 여객기에 화물을 실어 운항하는 등 화물 수요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했다.

여객기를 화물기로 활용한 방안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임원 회의에서 제시한 아이디어였다. 조 회장은 "유휴 여객기의 화물칸을 이용해 화물 수요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한다면 공급선을 다양화하는 한편 주기료 등 비용까지 줄이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한항공은 화물기 23대와 화물 전용 여객기 16대를 운영 중이다.

이에 따라 실적도 뛰었다. 대한항공의 올 2분기 실적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이 전년동기대비 16.4% 늘어난 2조126억원, 영업이익은 75.7% 늘어난 1936억원을 기록했다. 2010년 이후 2분기 실적으로 10년래 최대 영업이익이다.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은 항공화물의 수송량과 운임이 기대치를 웃돌았던 데다 연료비를 제외한 영업비용이 줄었기 때문이었다.


3분기도 최고 실적 예상...목표주가↑



올 3분기 실적 전망도 밝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대한항공 3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2.56% 증가한 2조1148억원, 영업이익은 760.21% 늘어난 2075억원으로 추정된다.

3분기도 화물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화물 부문 호조세에 힘입어 2018년 이후 3년만에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글로벌 화물정보업체 WorldACD에 따르면 8월 누계 기준 3분기 평균 글로벌 항공 화물 운임은 전년동기대비 16.8% 상승했다. 수요 강세와 적체 현상으로 인해 초강세를 지속하고 있는 해상 운임과 궤를 같이하며 항공 화물 운임 또한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 내 적체 현상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며 "국제선 운항 회복 시점 또한 예단할 수 없어 당분간 화물 호황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내다봤다.


8월 미주 노선 여객도 2019년 월 평균 여객의 30%까지 회복됐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대한항공의 국제선 예상 탑승률은 37.5%로 국내 항공사 중 가장 높을 전망"이라며 "향후 백신 보급 상황을 감안하면 미주, 유럽 노선 중심의 중·장거리 노선의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3분기 실적 호조 전망에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도 높였다. KB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22.6%,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은 12%, 유진투자증권은 5.1% 상향했다. 현재 12개 증권사의 대한항공 평균 목표주가는 3만8136원이다. NH투자증권은 4만3500원까지 갈 것으로 전망했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겪는 동안 오히려 재무구조 개선을 이룬 거의 유일한 항공사"라고 평가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유상증자와 사업부 매각 등으로 2조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한 데 이어 올 3월에도 3조3000억원의 유상증자로 추가 유동성을 확보했다. 또 지난 7일 27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는 등 올해 들어 발행한 회사채 규모만 총 9700억원에 달한다.


유가와 환율 상승은 부담


다만 유가와 환율 상승은 부담이다. 3분기 평균 항공유가가 배럴당 75달러로 전년 대비 74%나 올랐다. 코로나 팬데믹 완화 구간에 수요 회복에 따른 추가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

환율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부담스럽다. 원/달러 환율은 3분기 말 기준 1185원으로 2분기 말 대비 54원 급등 마감했다.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서 순손실 발생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국제 유가 상승이 계속될 경우 업황 개선에 따른 이익 증가 요인을 일부 상쇄할 수 있다"면서 "원/달러 환율 역시 원화 환산 비용 증가와 외화부채 평가 손실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강 연구원은 "항만 정체가 해소되면서 항공 급송화물이 줄어들 경우 항공화물 단가와 수송량도 감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M&A 마무리는 언제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제32회 '한미재계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1년 가까이 끌어왔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국내 기업결합 심사는 연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업무현황 보고를 통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를 연내 마무리하겠다"고 했다.

다만 위험성은 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양사 M&A가) 경쟁 제한성이 있어 일정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게 심사관 의견"이라고 밝혔다. 승인을 내더라도 독과점 방지를 위한 일정 조건을 내걸 것으로 관측되는 이유다. 또 우리나라를 비롯 미국, EU(유럽연합), 일본, 베트남, 영국 등의 심사도 남았다.

합병 이후 재무구조에 대한 우려도 있다. 지광훈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재무구조가 취약한 아시아나항공 편입으로 통합 재무지표들이 저하될수밖에 없다"며 "아시아나항공의 열위한 수익구조와 업황 변수 등을 감안하면 인수 이후 사업 및 재무적 영향에 대한 중장기적인 관점의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기업결합 승인이 완료되면 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의 자회사로 편입된다. 통합계획에 따르면 인수 이후 2년간 단계적으로 전산, 정비, 지상조업 등 관련 사업을 통합하고 최종적으로 양사가 합병할 계획이다. 그룹 내 3개 LCC(저비용항공사)도 통합될 예정이다.

다만 방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대한항공은 네트워크와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된다"고 전망했다. 저비용항공 3사 통합까지 이뤄져 시장 집중도가 높아지는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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