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 어쩌나..코스피 3000 붕괴에 쏟아지는 '반대매매'

머니투데이 구경민 기자 | 2021.10.09 05:07

코스피지수가 3000선을 이탈하면서 빚을 내 투자해온 개인투자자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중국 헝다(恒大·에버그란데) 그룹의 파산 우려와 글로벌 인플레이션 장기화, 미국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등으로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자 증권사의 자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던 개인투자자의 반대매매 규모가 역대급으로 빠르게 늘고 있어서다.

금융당국은 최근 증시 변동성 확대로 반대매매가 더 늘어날 경우 투자자들의 손실이 더 커질 수 있고, 증시 하락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어 투자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한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금액은 393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1년 이후의 일일 반대매매 금액 가운데 지난 8월 19일 421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특히 연간 기준으로 보면 반대매매금액은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올들어 지난 6일까지 위탁매매 미수금 일 평균 금액은 3235억원으로 2008년보다 87% 늘었다. 또 일평균 반대매매 규모는 207억원으로 2008년보다 47.6% 많다.

반대매매는 미수거래와 신용융자거래에서 문제가 생기면 발생한다. 위탁매매 미수금은 개인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린다는 점에서 신용융자와 비슷하지만 주식을 사고 사흘 후 대금을 갚는 단기 융자다. 투자자가 외상으로 산 주식이 하락하면서 담보비율을 유지하지 못하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게 된다.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도 크게 늘었다. 지난 6일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은 11.3%를 기록했다. 지난 5월 25일 12.0% 이후 최고치다.


사상 최대로 늘어난 신용융자잔고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6일 기준 신용융자잔고는 24조1041억원으로, 코로나19발 폭락장이 발생한 작년 3월 초(10조2785억원)와 비교하면 140%가량 급증한 상태다.

신용융자잔고는 미수거래와 달리 계약에 따라 일정 기간(30~150일)에 정해진 이자를 내고 증권사에서 돈을 빌리는 행위지만 이 역시 주가 하락으로 담보 주식의 가치가 일정 비율 이하로 줄어들면 반대매매를 당할 확률이 높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7일 소비자경보 제도 도입 후 처음으로 주식신용거래에 따른 투자위험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금감원은 △주가 급락시 손실 확대 △담보부족시 증권사가 추가담보 요구 △ 추가담보 미납시 증권사가 임의 처분 가능 △ 담보처분금액이 신용융자잔액에 미달시 깡통계좌 가능 △ 최근 금융권 대출한도 관리 강화로 추가담보 확보 어려움 등을 투자자 유의사항으로 제시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향후 주식시장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가운데, 주식신용거래의 위험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민원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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