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김범수 불러놓고 똑같은 질문…식상한 '재탕 국감'

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 2021.10.08 05:00

[2021 국정감사]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소벤처기업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장욱 이마트24 대표, 김범수 카카오 의장 등이 증인으로 참석해 있다. /사진=뉴시스(공동취재사진)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7일 국회에 나와 플랫폼 독점 논란과 관련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다시 국정감사에 불려 온 김 의장에게는 이틀 전과 유사한 질의만 쏟아졌다. 플랫폼 독점에 대한 진지한 고민보다는 보여주기식 질타라는 우려가 나온다.

김 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중기위)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저 자신도 모르게, 카카오 공동체 CEO들도 성장에 취해 주위를 둘러보지 못하는 실수를 저질렀다"며 "정말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골목시장 진출과 독과점 논란에 대해 연신 고개를 숙였다. 김 의장은 "이번 일을 계기로 카카오 공동체도 거듭나는 계기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는 지난 5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증인 출석에서도 나왔던 모습이다. 당시 정무위 의원들은 카카오의 케이큐브홀딩스 지배구조 문제, 카카오모빌리티의 택시·대리 업계와의 갈등, 골목상권 침해 문제 등을 다뤘다.

이날 산자중기위 의원들의 질의는 앞선 정무위에서 다룬 내용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의원들은 꾸짖고, 김 의장은 사과하는 모습만 반복됐다. 이번 국감 단골인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역시 지난 5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와 유사한 질의를 받았다.

문제는 앞으로 남은 국감에서 비슷한 모습이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당장 8일 국토교통위원회에는 류 대표가 모빌리티 업계 독과점과 관련해 출석한다. 김 의장 역시 각종 위원회의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재차 신청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정치권이 지나치게 보여주기식 국감에 몰두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인을 불러 몇 시간씩 대기를 시킨 뒤, 질책만 하고 대답도 듣지 않는 행태가 반복되면서다. 플랫폼으로 인해 어떤 효용과 피해가 있는지 따져보고, 미래를 모색하는 그림은 그려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김범준 대표도 이날 '라이더 직고용', '전기 오토바이 도입', 'B마트 철수' 등 다양한 질문을 받았다. 다만 일부 질의 내용은 현실과 동떨어져 실제 배달시장을 독과점한 배민의 문제점을 제대로 지적하지 못했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편 이날 김범수 의장은 향후 플랫폼 운영과 관련해 시장 지배력이 높아져도 수수료를 올리지 않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카카오가 진출한 택시와 대리운전 등에서 플랫폼의 영향력을 통해 수수료를 올릴 여지가 있다는 이성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대한 답변이다.

김 의장은 "플랫폼은 어쨌든 이용자의 편익을 높이고 공급자의 수익을 높이는 쪽이 이상적"이라며 "카카오모빌리티는 아직 생태계가 활성화 단계가 아니라 조금만 시간을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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