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화양년 말고 또 있다?…中 부동산업체 '도미노 디폴트' 위기

머니투데이 김재현 전문위원 | 2021.10.07 16:05
/사진=AFP
중국 2위 부동산개발업체인 헝다그룹이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직면한 이후 디폴트 가능성이 높은 중국 부동산개발업체가 속속 출현하고 있다. 한 중국 부동산연구기관은 채무불이행 위기에 직면한 부동산개발업체가 헝다, 화양년홀딩스 등 10여개에 달한다고 밝혔다.

7일 중국 증권시보에 따르면 지난 4일 화양년홀딩스(花樣年·Fantasia Holdings)가 만기가 도래한 달러화 채권 2억570만 달러(2445억원)를 상환하지 못했다는 공시를 발표했다. 홍콩증시에 상장된 화양년홀딩스는 지난 9월 29일부터 거래정지된 상태다.

올해 상반기 화양년홀딩스의 실적은 급감했다. 상반기 아파트 분양 매출은 281억 위안(약 5조600억원)으로 올해 목표인 600억 위안(약 10조8000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매출총이익은 22억7700만 위안(약 41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8%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3억3000만 위안(약 594억원)으로 전년 대비 9.5% 늘었지만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해에도 화양년홀딩스는 매출성장률이 14.1%에 불과해, 중국 부동산개발업체 평균인 36.3%에 크게 못 미치는 등 회사경영에 빨간불이 켜졌다.

화양년홀딩스의 재무구조도 취약하다. 중국 부동산 연구기관인 베이커연구원은 화양년홀딩스의 선수금을 제외한 부채비율이 266%, 순부채비율 74.8%, 유동비율이 1.59배라고 밝혔다. 지난해 8월 중국 정부가 부동산개발업체에게 요구한 △선수금을 제외한 부채비율 233% 이하 △순부채비율 100% 이하 △유동비율 1배 이상 등 3개의 레드라인 중 1개 레드라인(부채비율)을 넘었다.


또다른 부동산 연구기관인 커얼루이(Cric) 연구원은 지난 6일 올들어 부동산개발업체의 디폴트(채무불이행) 리스크가 증가하고 있을 뿐 아니라 리스크가 대형 부동산개발업체로 전이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채무불이행 리스크가 있는 중국 부동산개발업체는 헝다그룹, 화샤싱푸, 란광발전, 북대자원, 양광100중국, 시닉홀딩스, 화양년홀딩스 등 10여개에 달한다.

이중 화샤싱푸는 이미 파산 구조조정 절차를 밟고 있는 기업이다. 란광발전은 지난 9월 24일 기준 만기가 도래했지만, 미상환한 채무의 원금과 이자 규모가 215억 위안(약 3조8700억원)에 달한다.

채무를 상환하지 못한 부동산업체들은 자산 매각을 통한 현금 확보에 나섰다. 화샤싱푸는 지난 6월부터 선전자회사, 난징 개발프로젝트, 베이징 개발프로젝트를 매각하는 등 연일 자산을 매각하고 있다. 란광발전 역시 채무상환을 위해 자회사의 지분 87.4%를 대형 부동산업체인 비꾸이웬에게 매각했을 뿐 아니라 올들어 30여개 개발 프로젝트를 팔았다.

당분간 중국부동산개발업체의 자금난은 계속될 전망이다. 커얼루이 연구원은 4분기에도 중국 정부의 디레버리징 기조가 지속될 것이며 대다수 부동산개발업체가 투자에 신중을 기할 것으로 내다봤다. 4분기에 만기가 도래하는 부동산개발업체의 채권규모는 1082억 위안(약 19조5000억원)에 달한다. 전 분기 대비 19%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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