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찌꺼기로 만든 커피잔…'디자인혁신'으로 이루는 탄소중립

머니투데이 안재용 기자 | 2021.10.07 15:46

한국디자인진흥원, '디자인코리아 2021' 개최…탄소중립 우수디자인 제품 전시

커피찌꺼기(커피박)으로 만든 커피잔이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디자인코리아 2021 박람회에 전시돼 있다/사진=안재용 기자

현대인의 영혼을 달래주는 커피. 하지만 알고보면 탄소배출의 주범 가운데 하나다. 전 세계에서 한 해 버려지는 커피찌꺼기(커피박)는 약 1000만톤. 1톤당 약 388kg의 이산화탄소를 내뿜는다. 만약 커피찌꺼기를 원료로 커피잔을 만든다면 탄소배출량을 극적으로 줄일 수 있다. '2050년 탄소중립'으로 가는 또 다른 길이 디자인혁신에 숨어있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이 6일부터 10일까지 서울시 양재동 aT센터에서 '디자인, 혁신을 주도하다: 탄소중립'이란 주제로 '디자인코리아 2021' 박람회를 연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디자인진흥원이 주관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디자인 종합 박람회인 디자인코리아에는 올해 690여개 기업이 참여하고 약 2000여점의 제품이 전시됐다.

특히 이번 박람회에서는 디자인을 통해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제품들이 대거 선보였다. △대·중견기업 혁신제품 50점 △우수디자인기업 및 스타트업 100점 △우수디자인 선정 상품 80점 △대한민국디자인 전람회 수상작 80점 △정부사업을 통한 성과물 300여점 등이 전시돼 있다.

친환경 소재로 만든 디자인 혁신제품들이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디자인코리아 2021 박람회에 전시돼 있다/사진=디자인진흥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각종 친환경 재료를 사용한 제품들이다. 커피박과 사탕수수, 옥수수, 계란껍질, 식물성 코르크 가죽 등을 활용해 만든 다양한 상품들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플라스틱을 활용한 기존 제품의 경우 제조 과정에서 다량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데 친환경 재료를 사용하면 이를 줄일 수 있다. 현대적인 디자인을 적용해 상품성을 높이기도 했다.

계란껍질이나 굴껍질을 갈아 만든 포장용기들도 전시됐다. 연간 9만톤에 달하는 계란껍질 폐기 부담 뿐 아니라 비닐 사용량까지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폐플라스틱병에서 실을 뽑아 가방으로 만든 플리츠백도 소개됐다.

실크와 대나무, 황마, 수세미의 경우 생분해 물질로서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다. 플라스틱과 유사한 성질을 지녀 손쉽게 조형이 가능하며 폐기시 일반 플라스틱에 비해 빠르게 퇴비로 만들 수 있다. 또 설탕을 추출하고 남은 사탕수수 찌꺼기를 종이의 원료로 활용하면 탄소흡수원인 산림의 파괴를 막을 수 있다.


폐플라스틱병을 재활용해 만든 플리츠백이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디자인코리아 2021 박람회에 전시돼 있다/사진=디자인진흥원
이번 박람회에는 뿌리기업의 기술과 디자인진흥원 산하 디자인주도제조혁신센터가 협업해 만든 혁신제품도 전시됐다. 뿌리기업의 기술력에 혁신적 디자인을 더해 고부가가치 상품을 만들어 낸 사례다.

주물 기술을 활용한 무쇠 재질 프리미엄 냄비가 대표적이다. 대한특수금속은 당초 주철소재를 활용한 주철주물소재를 생산하는 기업이었으나 디자인 전문기업 BKID 등과 협업해 주물리빙 브랜드를 론칭했다. 이를 통해 사업영역을 넓히고 고부가가치 상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코르크 가죽을 활용한 깔창과 카드지갑을 생산하는 코르코도 마찬가지다. 이 기업은 당초 코르크 소재만을 생산했으나 디자인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다양한 상품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거듭났다.

이밖에도 박람회에는 전기차 등 친환경 모빌리티 관련 혁신 디자인과 AI(인공지능) 배달로봇, 폐 페트(PET)병을 활용한 친환경 제품 등이 전시됐다.

윤상흠 한국디자인진흥원 원장은 "디자인은 산업을 넘어 사회문제 해결 등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속가능한 환경에 대해 조망하고 디자인적 사고로 다양한 해결책을 제시해 기업혁신의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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