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이정재 추리닝, 2019년 우리가 먼저"…오징어게임에 예민 반응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김지산 기자 | 2021.10.06 17:57
'오징어 게임'이 세계를 강타한 가운데 중국에서 배우 이정재가 입고 있는 체육복을 베껴 판매하고 있다는 국내 언론 보도에 중국 언론들이 강한 어조로 반박하고 나섰다. 중국 유명배우가 오징어 게임보다 훨씬 먼저 드라마에 입고 나왔는데 한국이 근거 없이 중국에 시비를 걸고 있다는 것이다.

6일 관영 환구시보는 "오징어 게임이 뜨자 한국 언론이 우징의 중국 옷을 겨냥해 극중 의상을 베꼈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국내 한 스포츠신문 인터넷 기사 캡처를 근거로 제시했다.

기사는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전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중국 누리꾼들이 오징어 게임을 불법 다운로드 하고 배우 이정재가 입고 나온 초록색 체육복에 '중국'이라는 한자가 적힌 옷을 팔고 있다고 주장한 내용을 다뤘다.

서 교수는 인스타그램에서 "중국은 김치, 삼계탕, 한복, 갓 등이 중국에서 유래했다고 억지를 부리고 있다"며 "'오징어 게임', ''킹덤' 등 한국의 콘텐츠가 전 세계인들에게 지속적으로 주목을 받으니 중국이 큰 위기감을 느끼는 것 같다. 아시아의 문화 주도권이 한국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강한 두려움의 발로"라고 적었다.

환구시보는 "그(서 교수)는 그동안 이런 의제를 놓고 여러번 중국을 자극했는데 이번에는 대상을 잘못 골랐다"고 밝혔다. 이 매체에 따르면 중국이 베꼈다는 체육복 사진은 2019년 개봉한 영화 '선생님, 좋아요'의 한 장면이다. 배우 우징이 체육 교사로 깜짝 출연했는데 그가 입었던 옷이 바로 '중국'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초록색 복고풍 체육복이었다. 이 차림은 우징을 상징하는 하나의 이모티콘이 됐다는 것이다. 우징은 며칠 전 '나와 아버지' 시사회에서 그 체육복을 입고 나오기도 했다.

문제의 체육복을 소재로 한국이 중국을 자극하고 있다는 어조의 기사들이 속속 게재되는 가운데 중국 누리꾼들도 한국을 향해 역공을 펴고 있다.


한 블로거는 "오징어 게임이 개봉한 시기는 2021년이다. 우징이 2021년 오징어 게임을 베끼고 2019년으로 돌아갈 재주가 있는 걸까?"라며 비꼬았다. 또 다른 누리꾼은 댓글에 "이건 그냥 평범한 체육복 아니야? 이 따위가 표절할 가치나 있는 거냐? 한국인들 죄다 미친 거야?"라고 거칠게 썼다.

중국 언론들과 누리꾼들이 체육복 베끼기 주장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사진 속 주인공이 하필 우징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징은 영화 '전랑'의 주연으로 중국 내 애국주의 영화의 선봉장이다. 중국의 강압적인 외교를 빗대 표현하는 '전랑외교'라는 말은 이 영화에서 비롯됐다.

오징어 게임을 두고 한국인들도 화가 날대로 난 상태다. 정작 한국에서는 유료 서비스 되고 있는 드라마를 중국인들은 불법 다운로드를 통해 공짜로 보고 있어서다. 6일 열린 중국대사관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가 다뤄졌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바이두에서 오징어 게임을 검색하면 결과가 74페이지에 이른다. 장하성 대사는 "중국 내 60개 사이트에서 오징어 게임이 불법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장 대사는 또 "(중국이) 상표를 악의적으로 선점해서 우리 기업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며 "워낙 방대하기 때문에 쉽지 않지만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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