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맞고 뱃속 아기 잘못되면…" 맘카페 임산부들 잇단 고민글

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 2021.10.06 13:41
(청주=뉴스1) 장수영 기자 = 최은하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위원장(서울대 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이 27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질병청 브리핑실에서 코로나19 임산부 및 소아·청소년 접종 권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정은경 질병청장. 2021.9.27/뉴스1
임산부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오는 18일부터 진행된다. 정부는 임산부가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중증으로 악화될 위험이 크다는 이유로 접종 참여를 권하고 있다.

하지만 임산부들은 백신 접종 이후 이상 반응 등을 우려해 주저하는 분위기다. 의료인 연합은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소아·청소년·임산부에 대한 백신 접종 계획 철회'를 호소했다.



커뮤니티에 접종 여부 고민글…"피해는 엄마와 아이의 몫"


지난달 27일 정부의 임산부 대상 백신 접종 권고 발표 이후 각종 맘카페에는 "백신 맞으실건가요?"의 비슷한 질문들이 올라왔다. 한 카페의 글 작성자는 "너무 고민이 된다. 직장을 다니고 있는데 회사에서 맞으라고 할까봐 걱정이다. 이제 석 달이면 아기를 만나는데 남편이 백신을 맞고 너무 고생해서 무섭다. 차라리 접종을 안 했으면 고민을 안 했을텐데 맞으라고 하니까 고민이 된다"고 했다.

게시글 댓글에는 접종 후유증이 걱정돼 출산 후에 접종하겠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한 임산부는 "홀몸도 백신 접종이 두려운데 어떤 부작용이 있을 줄 알고 맞겠냐, 내 건강과 아기 건강은 나라도 누구도 책임을 못 져준다"며 "출산 후 몸조리를 한 후에 접종할 생각"이라고 했다.

다른 임산부는 "아기한테 고열은 진짜 위험하다. 접종 후 열이 나거나 몸에 이상 반응이 생기면 약물치료도 어려운데 백신 접종 대신에 차라리 외출을 자제하고 개인 방역에 신경을 쓰겠다"고 했다.

임산부가 백신을 접종하면 이득이 더 크다는 정부 발표 기사에 한 누리꾼은 "아직 백신의 부작용에 관한 사례가 정립되지 않았고 심지어 부작용으로 죽는 사람도 있는데 임산부에게 맞도록 권하다니 제정신이 아니다"며 "만일에 하나 산모나 아이에게 치명적인 일이 생기면 백신과 인과 관계없다는 말만 하고 피해는 고스란히 개인이 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누리꾼은 "해외에서도 임산부 접종 시작한지 1년도 안됐는데 접종 후 멀쩡한 것처럼 보여도 아이가 성장과정에서 어떤 부작용이 생길지 모르고 백신 때문이라고 할 수도 없지만, 백신 때문이 아니라고 확신할 수도 없는 일"이라며 "임산부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임신 기간 내내 음식 하나도 가려 먹는데 임상사례도 많지 않은 백신이라니요"라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방역당국·전문가 "임신 12주 이내가 아니면 언제 맞아도 안전"


방역당국은 임신한 여성이 코로나19 백신을 맞더라도 안전하며 접종으로 인한 이득이 높다고 판단했다.

정은경 예방접종대응추진단장 겸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4일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예방접종은 임신부에게서도 안전하고 감염 위험과 위중증 위험을 의미있게 감소시켜 준다. 임신부는 백신 접종의 필요성과 이득이 높다고 판단된다"며 접종을 권고했다.

추친단은 "임신부 접종을 시행한 미국, 이스라엘 등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임신부와 임신하지 않은 접종자 사이의 이상반응 발생 양상은 유사하다"며 "조산, 유산, 기형아 발생 비율에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고됐다"고 설명했다.


조금준 고대구로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백신은 임신 모든 시기에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며 "다만 임신 12주 이내 초기 임신부는 접종 전 충분히 안내받을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임신한 여성은 오는 8일 오후 8시부터 사전 예약 누리집을 통해 백신 접종을 예약할 수 있다. 오는 18일부터 화이자 또는 모더나 등 메신저 리보핵산(mRNA) 계열 백신으로 두 차례 진행된다.


의료인 연합 "소아·청소년·임산부 백신 접종 철회해야" "코로나19 보다 백신 접종 위험이 더 커"


이 가운데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소아·청소년과 임산부 코로나19 백신 접종 계획의 철회를 청원합니다'라는 게시물이 등장했다.

청원인은 코로나 백신 안전성 확보를 위한 의료인 연합 소속 168명의 의료인이다.

의료인 연합은 "백신은 건강한 사람을 감염 질환으로부터 보호하고자 면역 유발 물질을 주입해 인위적인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약물"이라며 "백신에 의한 이익이 불이익보다 커야 접종에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질병관리청이 소아·청소년과 임산부에게 접종하려는 코로나19 백신이 과연 이러한 조건에 부합하는지 의심스럽다"며 "보건 당국자와 언론에 비치는 일부 의료인은 코로나19 백신이 코로나바이러스의 감염 예방과 감염 시 중증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의학적 근거가 부족한 말만 되풀이하며 백신 접종을 독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산부에 대한 백신 접종 관련해서는 "임산부는 일반인과는 다른 고유한 면역체계를 갖고 있다. 임산부에게 면역을 유발하는 백신을 접종하는 일은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며 "임신 기간은 종의 보존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로 임산부의 면역계는 산모와 태아를 보호하기 위한 모든 수단을 강화한다. 임산부만이 발병률은 낮으면서 위중증률만 높아지는 특이한 병리를 가진다는 질병청의 주장은 의학적 기전을 찾아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게다가 "12~17세에 해당하는 소아·청소년의 경우, 백신 접종으로 인한 위험이 코로나19로 인한 위험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유통되는 백신은 팬데믹 초기의 코로나바이러스 유전자를 기준으로 제조한 백신으로 변이된 바이러스에 효과를 나타낼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우리 의료인 연합은 가정의 축복 속에 태어나 건강하게 자라야 할 우리의 자녀들이 허울뿐인 집단면역을 이유로 희생되는 것을 의료인의 양심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태중에 새 생명을 잉태한 임산부도 예외가 될 수 없다. 태중의 아이는 우리의 미래이며 산모는 그 미래를 떠받칠 기둥"이라며 청원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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