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엔 물가 잡힌다"더니...기름값·전세난에 물가 '비상'

머니투데이 세종=김훈남 기자, 유재희 기자 | 2021.10.06 11:26

(종합)


지난달 소비자 물가가 작년 동월 대비 2.5% 뛰었다. 올 4월 이후 6개월 연속 정부의 물가관리 목표치 2%를 넘어섰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기재부 당국자들과 한국은행은 그동안 하반기 물가안정을 호언장담해왔지만 현실은 반대로 가고 있다. 4분기에도 원자재를 중심으로 한 물가 상승압력이 거세다는 점에서 올해 물가상승률을 목표치인 2% 이하로 방어하는 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국제유가 고공행진에 전셋값도 급등



통계청이 6일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83으로 전년동월 대비 2.5% 상승했다. 올해 3분기 물가상승률은 2.6%로 2012년 1분기 3%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월 2.3% △5월 2.6% △6월 2.4% △7월 2.6% △8월 2.6%에 이어 6개월 연속 2%대를 기록했다. 6개월 연속 2%대 상승을 기록한 것은 2012년 6월 이후 9년 3개월만이다.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외부요인에 영향이 큰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1.9% 상승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1.5% 올랐다.

주요 품목을 살펴보면 휘발유와 경유, 자동차용 LPG(액화석유가스)가 각각 전년 동월 대비 21%, 23.8%, 27.7% 상승하며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 후반까지 치솟은 영향이다. 석유류 제품이 포함된 공업제품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4% 상승했다.

농축수산물 물가는 3.7% 상승했다. 돼지고기와 달걀 가격이 각각 전년 동월 대비 16.4%, 43.4% 올랐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고병원선 조류인플루엔자(AI) 유행으로 인한 생산감소 여파가 9월에도 이어졌다. 특히 돼지고기는 2019년 12월 이후 22개월 연속 상승세다.

서비스물가는 전년 동월대비 1.9% 상승했다. 전세 물가가 2.4%, 월세 물가가 0.9% 상승한 것이 특징이다. 전세물가는 45개월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했으며 올해 7월 2% 상승률을 기록한 이후 3개월 연속 2%대 상승률을 보였다. 여당이 지난해 7월 국회에서 임대차 3법을 강행처리한 이후 1년여가 지나면서 신규 전월세 계약금액이 급등한데다 아파트 등 주택공급 부족이 장기간 이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코로나19(COVID-19) 유행 이후 지난해는 저유가, 개인서비스 수요 부진, 정부의 각종지원 정책 등으로 저물가 기조를 보였다"며 "(기저효과로 인해 올해는) 개인서비스 물가 상승을 피할 수 없고 농축산물 작황부진, 조류독감 여파가 지난달까지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6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와 경유가 각각 리터당 2290원과 2090원에 판매되고 있다. /사진=뉴스1


정부 물가관리 목표 2% 방어, 사실상 어려울 듯


올 3분기에 이어 4분기도 물가상승 요인이 우세하다는 평가다. 국제유가가 꾸준히 상승세를 보여 배럴당 80달러선 돌파를 앞두는 등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급등) 압력이 큰 데다 전기요금 인상, 지난해 통신비 지원에 따른 기저효과 등 상승요인이 많은 탓이다. 지난달 6일 지급을 시작한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국민지원금)과 이달 카드 사용실적부터 적용되는 상생소비지원금(카드캐시백) 역시 소비자물가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정부는 올 2분기 2%대 물가상승률이 이어지자 연간 물가 전망을 '상고하저'(上高下低)로 내다봤다. 기획재정부는 6월말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연간 물가상승률을 종전 전망치 1.1%에서 1.8%로 올려잡았다.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등으로 올해 상반기 일시적 물가상승을 했지만 하반기 1%대 물가관리가 가능하다는 설명이었다.

홍남기 부총리는 올해 5월 물가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2.6%로 9년1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하자 "기저효과에 의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후 물가는 6개월 연속 2%대 상승률을 보였고, 하반기 들어 7~8월엔 2.6%씩 뛰는 등 오히려 '상저하고'(上低下高) 흐름을 나타내다.

기재부 관계자는 "물가상승 압력이 확대되는 가운데 4분기 물가안정을 위해 공공요금의 안정적 관리, 가공식품 편승인상 분위기 차단, 농축수산물 수급관리 등에 총력 대응할 것"이라며 "각 부처의 소관분야 모니터링 기능을 강화하고 가격담합 증 과도한 인상징후 발견 시 조사착수 등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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