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걸린다던 21만t '의성 쓰레기산', 초고속으로 없앤 비결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이재윤 기자 | 2021.10.05 08:00

[MT리포트]'산업의 청소부'로 변신하는 시멘트산업

편집자주 |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는 쓰레기 문제. 시멘트산업이 그 대안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쓰레기를 연료나 부재료로 활용하는 기술을 도입하면서다. 산림 훼손을 줄이면서 쓰레기도 처리하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 시멘트산업의 역할과 육성방안을 모색해본다.



수도권 쓰레기 반입량 2.7배 해결한 시멘트업계



지난해 국내에서 발생한 쓰레기 중 800만톤 이상이 시멘트를 통해 재활용됐다. 연간 국내발생 쓰레기 1억8000만톤의 4.4%에 해당하는 수치다. 처리시설 부족과 매립지역의 포화로 '쓰레기 대란'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시멘트산업이 자원선순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 시멘트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시멘트업종의 쓰레기 재활용량은 807만8000톤이다. 수도권 쓰레기를 소화하고 있는 인천 서구 수도권쓰레기매립지의 연간 반입량 300만톤을 2.7배가량 소화하고 있는 양이다. 인천 매립지는 2025년을 끝으로 운영 중단을 선언해 수도권 쓰레기 대란이 예고돼 있다.

시멘트업계의 쓰레기 재활용량은 해마다 들어나는 추세다. 2014년 559만톤에서 점차 증가해 2019년 809만톤까지 늘어났다. 5년간 45%가 증가한 셈이다. 지난해 증가세가 주춤하긴 했지만 업계에선 일시적 수급조절 문제일 뿐 쓰레기 재활용 증가 기조는 꺾이지 않았다는 평가다.

◇오물·쓰레기가 시멘트 원료로...5년간 45% 증가

쓰레기는 시멘트 생산 원료의 88%를 차지하는 석회석을 제외한 나머지 부원료와 연료들로 재활용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원료의 7%를 차지하는 점토는 석탄재와 오니 등으로 대체가 가능하다. 지난해 각각 279만톤과 262만톤이 재활용됐다.

석탄재는 주로 화력발전소나 제철소에서 나오는 산업폐기물이다. 국내의 경우 주로 일본산 석탄재를 수입해왔으나 방사능 오염 논란이 불거지자 국내 발전소 등과 계약을 맺고 국내 물량을 늘리고 있다. 슬러지라고도 불리는 오니는 산업이나 생활 부산물(찌꺼기)을 일컫는다. 일례로 생활하수에서 침식된 오물덩어리가 오니의 일종이다. 이들은 이런 방식으로 재활용하지 않으면 매립하거나 강·바다로 흘려보내야 한다.

시멘트 공정의 3%를 차지하는 규석은 폐주물사로 대체할 수 있다. 주물사는 주물공장에서 거푸집으로 쓰는 모래로, 사용 후에는 주로 매립하는 폐기물이다.

생활쓰레기에서 많이 발생하는 폐플라스틱이나 폐비닐은 이런 원료를 녹이는데 필요한 연료로 쓰인다. 석탄(유연탄)의 대체연료 격이다. 지난해 폐플라스틱 140만톤 등 174만톤의 쓰레기가 국내 시멘트업계의 보조연료로 쓰였다.

시멘트는 석회석 등 원료를 최고 온도 2000도의 소성로에 완전히 녹인 뒤에 냉각시킨 알갱이다. 고열의 과정을 거치면서 유해물질도 분해된다. 소성로 자체가 거대하기 때문에 한 번 열을 떨어뜨리면 다시 온도를 끌어올리는데 높은 비용이 든다. 근로자는 쉬어도 소성로는 쉬지 않는다는 말은 이래서 생겼다.

쌍용양회 동해공장의 소성로(킬른). 24시간 가동된다. 우측에는 연료로 쓰이는 폐타이어가 쌓여있다./사진=지영호 기자

◇폐기물 활용 줄이면 광산 개발해야...재활용률 높여야

2000년대 이후 환경 문제가 불가지면서 시멘트 생산에 폐기물을 활용하지 않는 경우는 상상하기 어려운 지경까지 왔다. 만약 쓰레기 활용을 중단하면 원료로 쓰이는 점토나 연료로 쓰이는 유연탄 광산 개발이 불가피하다. 광산 개발에는 환경 파괴가 필수적이다.

이런 이유로 선진국에선 폐기물 활용에 적극적이다. 환경을 파괴하지 않으면서 쓰레기까지 소비하는 1석2조의 효과다. 1911년 준공한 벨기에 오브르 시멘트공장은 1980년대부터 40년간 폐기물을 원료로 쓰고 있고 독일의 한 시멘트공장은 최근 유연탄을 모두 폐기물로 대체하고 있다. 현재 유럽에서 폐기물을 대체연료로 사용하지 않는 공장이 한 곳도 없다.

때문에 유럽의 시멘트산업의 순환자원 연료대체율은 46% 수준이다. 독일이 65%으로 가장 높고 유럽에서 하위권인 스페인도 34%에 이른다. 반면 국내 재활용률은 25%에 그친다. 아직도 유럽에 비하면 사회적 인식이 낮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쓰레기를 활용해 만든 시멘트는 안전성을 유지하면서 환경오염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평가한다. 강태진 서울대 명예교수는 지난 8월 미래환경정책포럼에서 "어떤 공해나 발암, 화학물질이라도 시멘트 제조 온도인 1450℃에서는 산소, 수소, 탄소 등 자연물질로 돌아간다"며 "1990년대 초 폐타이어 처리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됐을 때 시멘트 보조연료로 사용하면서 해결됐듯 쓰레기 문제도 (이런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석탄 대신 플라스틱 태우는 유럽, 한국선 4곳중 한곳만 쓴다


◇유럽은 순환자원 효자 시멘트산업, 국내는 유해성 논란

한국은 시멘트 순환자원 분야에서 독일 등 유럽(EU) 선진국에 한참 뒤처져 있다. 유럽은 폐기물 배출 등 환경규제 기준을 높이는 대신 대안으로 시멘트 제조시설에 순환자원 설비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특히 건축필수 소재인 시멘트에 대한 규제보다 순환자원 도입을 확대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

◇친환경 시멘트에 진심인 유럽, 도입률 46% 세계최고

4일 유럽시멘트협회(Cembureau)업계에 따르면 유럽 폐기물을 활용한 순환자원 전환율(Substitution rates)은 최근 46%에 달한다. 독일국제협력공사(GIZ)가 지난해 발표한 '폐기물을 활용한 시멘트 생산에 대한 가이드라인(Guidelines on Pre- and Co-processing
of Waste in Cement Production)'에 따르면 유럽은 세계에서도 시멘트 대체연료(Alternative fuel) 사용률이 가장 높다.

독일국제협력공사 조사결과 대체연료 사용률은 유럽은 44.2%로 세계평균(16.7%)을 훌쩍 넘겼다. 같은 시기 미국 등 북아메리카가 15.8%, 아시아가 9%인것과 비교하면 세계 시멘트 대체연료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특히 유럽은 1990년 시멘트 산업 대체연료 사용률이 2.7%로 세계평균(2%)와 큰 차이가 없던 것과 비교하면 막대한 투자가 진행된 셈이다.

유럽시멘트협회 2050 로드맵 자료사진. 시멘트 제조공정(5C)에서 감축하는 탄소배출량을 나타내고 있다./사진=유럽시멘트협회

독일과 벨기에는 유럽에서도 가장 시멘트 대체연료 사용에 적극적인 나라다. 독일은 순환자원 사용률이 65%에 달하며 유연탄을 하나도 쓰지 않고 전량 순환자원으로 활용하는 곳도 있다. 벨기에는 1911년 준공해 110년 넘게 사용하고 있는 오브르 시멘트공장에 1980년 순환자원 시설을 적용해 40년 넘게 안정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반면 경제타격을 입은 그리스는 순환자원 활용율이 7%에 그친다.

유럽 시멘트 업계는 2030년까지 폐기물을 활용한 대체연료 사용률을 6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올해 6월 유럽시멘트협회 수장이 된 이시도로 미란다(Isidoro Miranda) 대표는 취임사에서 "지난 2년 동안 기초를 다쳤다. 앞으로는 혁신과 기술적 방법을 통해 탈탄소(Decarbonisation)를 위한 우선순위를 정할 것"이란 포부를 밝혔다.

◇걸음마 걷는 韓시멘트, 손가락질 받는 구원투수

한국은 시멘트 순환자원 도입률이 유럽평균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시멘트 순환자원 활용율은 25%수준이다. 국내에는 주요 7개 시멘트 업체를 중심으로 소성로가 50여개 가량 있는데 여전히 75%는 유연탄(고효율 석탄)이 사용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순환자원 도입에는 수백~수천억원이 들고 6개월~1년 가량 공급도 멈춰야 한다.

특히 국내에선 폐기물을 활용한 시멘트 제조과정을 '쓰레기 시멘트' 등으로 폄훼하기도 한다. 폐기물을 활용하는 과정에서 유해화학 물질(6가 크롬)이 발생하기 쉽고, 순환자원에 쓰이는 플라스틱 등의 제조과정까지 고려하면 탄소배출량이 오히려 늘어난다는 지적이다. 쓰레기 처리 구원투수 역할을 하고 있는 시멘트 순환자원 대체노력을 깎아내리고, 도로·항만 등 사용범위를 축소하려는 시도다.


유럽에서도 시멘트 순환자원 적용에 대한 논란이 있었지만 이미 1980~1990년대 손익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시멘트업계에 따르면 중금속 침출 여부 등을 10~20년 가량 추적연구한 결과 폐기물을 사용한 시멘트와 기존 제품과 차이가 없었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에선 이미 논란이 끝난 이슈"라며 "소성로 최고온도가 2000℃(도)에 이르기 때문에 유해물질이 완전히 분해된다"고 말했다.

유럽에선 실제 시멘트 순환자원 시설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환경 규제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유럽 시멘트사들은 이를 통해 EU위원회 2050년 목표인 실질적인 탄소배출량을 없애는 이른바 넷제로(Net zero) 달성에 일조하겠다는 취지다. 유럽시멘트협회는 이를 통해 "122억 유로(약 16조원)의 지출을 절약하고 연간 2600만t(톤) 가량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7년 걸린다던 의성 쓰레기산은 어떻게 20개월만에 사라졌나


2019년 1월 경북 의성군 쓰레기산/사진=뉴시스
2021년 8월 쓰레기가 사라진 모습/사진제공=시멘트협회

#. CNN은 2019년 경북 의성군에 위치한 쓰레기산을 보도하면서 '세계 최대 수준의 플라스틱 소비국의 단면'이라고 했다. 불법폐기물은 20만8000톤, 5층 건물과 비슷한 15m 높이까지 쌓이면서 악취와 가스, 침출수가 문제가 됐다. 특히 2018년 12월초 처음 발생한 화재는 쓰레기산에서 자연발생하는 가스로 인해 이듬해 1월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15톤 덤프트럭 1만3867대, 처리하는데 7년이 걸린다는 의성 쓰레기산이 1년반만에 자취를 감춘 배경엔 시멘트업의 쓰레기 재활용 비중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시멘트업계와 의성군에 따르면 의성 쓰레기산은 본격 제거작업에 들어간 지 20개월만인 지난 2월 자취를 감췄다. 처리비용은 당초 예상치 520억원보다 감소한 282억원이 들었다.

국내 7개 주요 시멘트업체들의 역할이 컸다. 이들은 환경부와 의성군의 요청에 따라 시멘트 제조 때 필요한 유연탄 대신 의성 불법폐기물을 보조연료로 활용했다. 처리량은 9만5000톤으로 의성 쓰레기산 폐기물의 45.8%를 차지했다. 소각이나 매립된 쓰레기 29.4%보다 많은 비중이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연내 처리' 지시까지 나온 상황에서 정부와 지자체는 의성 쓰레기산 처리를 두고 난관에 봉착했다. 소각로 처리용량은 임계점에 도달해 있고 님비현상(Not In My Back Yard)으로 신규 소각시설 설치 계획이 답보상태에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멘트업계가 구원투수로 나선 것이다. 의성군은 처리기간을 7년으로 예상했지만 시멘트업계가 쓰레기를 대폭 소화하면서 1년 반으로 앞당길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쓰레기 쌓이는데...시설 확충엔 난색

쓰레기 처리 문제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과제다. 환경부에 따르면 전국 235곳에 120만톤 규모의 쓰레기더미가 방치돼 있다. 코로나19(COVID-19) 장기화로 온라인 소비와 배달음식 주문이 급증하면서 1회용기로 쓰인 플라스틱 쓰레기도 동반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국내 1인당 연간 플라스틱 포장재 소비랑은 67.4kg으로 벨기에에 이어 2위다.

배출량은 급증하는데 비해 처리 문제는 더 커졌다. 국제협약인 바젤협약 개정안이 올해부터 발효되면서 중국,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세계 주요 쓰레기 수입국이 폐플라스틱 반입을 중단했다.

국내 상황도 심각하다. 인천시가 세계에서 6번째로 큰 서구 쓰레기매립지를 2025년까지만 운영하기로 하면서 수도권 쓰레기 대란이 가시권으로 들어왔다. 인천 서구 쓰레기 매립지는 전국 쓰레기의 30%가량을 소화해왔다. 신규 매립지 조성에 4년 정도가 소요될 전망인데 아직까지 대체 부지를 마련하지 못한 상황이다.

소각장 신설도 난항이다. 경기도 부천시 대장동 자원순환센터 소삭장 현대화와 광역화는 계획이 어려움을 겪고있고 경기도 광주시 소각시설 계획은 주민들이 행정소송을 제기하며 반대하고 있다. 지방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전남 순천시 구상·건천마을 쓰레기 매립장 후보지는 주민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다.

◇학계 등, '폐플라스틱 처리' 시멘트업이 돌파구

학계와 각 지방자치단체, 환경NGO 등은 의성 쓰레기산 문제 해결을 계기로 시멘트업계가 쓰레기 처리 문제와 자원재활용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지 주목하고 있다. 지난 4월 강태진 서울대 명예교수, 이만의 온실가스감축재활용협회장(전 환경부장관), 조은희 서초구청장 등 40여명이 삼표시멘트 삼척공장을 방문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방문단이 관심을 보인 시설은 삼표시멘트가 20억원을 투입해 삼척시에 기부한 생활폐기물 연료화 전처리시설이다. 이들은 선별한 생활폐기물을 매립하지 않고 시멘트 제조용 연료로 사용하는 공정을 시찰했다.

시찰 후 강 교수는 지난달 한국정책학회가 주관한 미래환경포럼에서 플라스틱 환경문제 해결의 수단으로 시멘트산업의 역할을 강조했다. 강 교수는 "환경적으로 문제없이 처리할 수 있는 방안으로 가장 적합한 기술이 바로 시멘트 제조공정"이라며 "순환경제 고리 안에서 시멘트 킬른(소성로)을 이용한 폐플라스틱의 환경연료화를 완성한다면 플라스틱 문제의 확실한 해결책이자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럼에 참석한 정장훈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박사도 "코로나19로 폐플라스틱과 폐비닐이 증가하면서 환경문제가 심각했지만 시멘트업계 덕분에 최악의 상황을 모면했다"며 "발연성이 좋고 소각재를 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 등 2차 오염이 없는 것은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쓰레기가 자원이 되는 신세계, 시멘트에선 가능합니다"


◇김진만 시멘트그린뉴딜공동위원장 인터뷰

김진만 시멘트 그린뉴딜위원회 공동위원장(공주대학교 공과대학 건축학부 교수)./사진=본인제공

"시멘트산업에서 순환자원 도입은 단순히 폐기물을 섞는 것이 아닙니다. 폐기물을 시멘트의 원료 및 연료로 활용하는 대체연료(Alternative fuel)를 확대하는 것입니다. 폐기물을 적절하게 분류하면 자원이되고, 그렇지 못하면 쓰레기가 됩니다. 시멘트 공정에선 쓰레기를 자원으로 만들어 활용하는 것이죠."

김진만 시멘트 그린뉴딜위원회 공동위원장(공주대학교 공과대학 건축학부 교수)는 최근 머니투데와 가진 비대면 인터뷰에서 친환경 설비도입이 적극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멘트 공학계 전문가인 김 교수는 올해 초 출범한 산·학·연·관 협의체인 시멘트 그린뉴딜 위원회에 위원장을 맡고있다. 공동위원장에는 이현준 한국시멘트협회장(쌍용C&E 대표)이 선임됐다.

국내 시멘트업계 화두인 순환자원 도입은 사회문제로 까지 커지고 있는 폐기물 처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시멘트 제조과정에서 유연탄 대신 폐타이어나 플락스틱 등 폐기물을 활용해 소성로(킬른) 온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1990년대부터 유럽과 미국, 일본 등을 중심으로 본격 도입됐고, 국내에선 1997년 처음으로 도입돼 점차 확대되고 있다.

시멘트 순환자원 시설은 국내를 넘어 인류에게 숙제로 남겨진 폐기물 처리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폐기물 소각이나 매립 등으로 발생하는 비용과 환경문제를 시멘트 순환자원을 통해 줄일 수 있다. 산업 필수재인 시멘트를 생산하면서 폐기물 처리과정에서 따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어 1석2조다.

김 위원장은 "탄소중립의 실현은 온 인류가 전력을 기울여 실현해야 할 일"이라며 "폐기물을 가능한 한 여러 번 재활용해 순환경제 사회를 구축해야 한다"며 "현재 연간 400만t(톤) 가량의 가연성 폐기물을 소각로에서 처리할 수 있고, 100% 대체하게 되면 연간 800만톤을 처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멘트 순환자원 재활용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연간 5000억원을 넘는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배재근 서울과학기술대 교수 연구팀이 진행한 '시멘트산업의 폐기물 재활용에 따른 국가경제 기여효과 분석'에서 폐기물을 원료나 연료대체 순환자원으로 활용하면 연간 5031억원(시멘트 1톤당 9936원) 더 경제적이란 분석이다. 이는 국가 생활폐기물 관리예산(2019년) 4조 6469억원의 11% 수준이다.


폐기물을 활용한 시멘트 순환자원 설비는 유럽 등 해외선진국을 통해 안정성도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김 위원장은 "유럽 시멘트산업은 탄소중립을 위해 5C 전략을 제시하고 있으며 시멘트공정 내 감축량의 31%를 연료대체로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시멘트협회가 제안한 5C는 시멘트와 클랭크, 건축 등 5가지 제조공정에서 모두 탄소배출량을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김 위원장은 시멘트 순환자원을 확대하는 정책자금 지원 등도 적극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연탄 대신 폐기물을 활용하기 위해선 소성소 환경을 바꿔야 하는데 개별기업이 감당하기에는 비용과 노력이 크기 때문이다. 그는 "(시멘트 순환자원이)폐기물 정책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2050년 탄소중립 목표에도 시멘트 순환자원 도입은 핵심 전략이다. 이에 발맞춰 국내 주요 시멘트업체 7개사는 '2050 탄소중립 도전 공동선언문'에 서명하고 순환자원 사용 확대, 저탄소 원료 활용 및 공정에너지 효율 향상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하기로 했다. 쌍용C&E는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1000억원 이상 투자했고, 삼표시멘트도 향후 5년 간 2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폐기물을 활용한다는 이유료 '쓰레기 시멘트'라는 오해도 있지만 시멘트는 각종 문명 부산물을 다시 새로운 재료로 만드는 매우 중요한 환경산업"이라며 "시멘트 산업의 환경적 가치를 올바로 평가하고 더욱 더 고도화된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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