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홀대받던 이야기…해외서 더 뜨거운 '오징어 게임' 비결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 2021.10.03 09:46

WSJ , '오징어 게임' 흥행 배경 평가
"어두운 허구세계로 현실 사회 비판"
넷플릭스의 적극적 투자도 흥행 배경

/사진=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의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에 대한 주요 외신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2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징어 게임'을 "누구도 원하지 않는 디스토피아적(Dystopian) 히트작"이라고 평가하며 넷플릭스 사상 최고 흥행작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WSJ은 "'오징어 게임'의 게임을 복제한 틱톡 비디오가 폭발적으로 퍼지고 있고, 온라인 소매상들은 '오징어 게임' 핼러윈 의상 판매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며 "지난 9월 17일 첫선을 보인 '오징어 게임'은 이제 전 세계적인 현상(global phenomenon)이 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오징어 게임`'이 미국을 포함해 90개 이상의 국가에서 1위를 기록하는 등 넷플릭스의 최대 흥행작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WSJ은 '오징어 게임'이 암흑세계를 실감 나는 허구로 그려내는 방식으로 현실을 비판한 것을 인기 비결로 꼽았다.

10년여 전 황동혁 감독이 '오징어 게임'을 처음 구상했을 때 살인과 돈을 향해 목숨을 걸고 개인들이 경쟁한다는 설정이 투자자나 배우들로부터 호응을 얻지 못했다. 그러나 넷플릭스는 2년 전 '오징어 게임'에 담긴 계급투쟁이 현실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경제난으로 지구촌의 빈부격차가 한층 심화했기 때문이다.

황 감독은 팬데믹으로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의 빈부격차가 더욱 심화했고, 백신 접종도 부유한 국가와 그렇지 않은 국가 간 차이가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세상이 달라졌다. 이런 모든 점은 10년 전과 비교해 (오징어 게임)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매우 현실성 있게 다가서도록 했다"고 말했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WSJ은 한국 콘텐츠에 대한 넷플릭스의 다년간 투자도 '오징어 게임'의 흥행 배경으로 꼽았다. 넷플릭스는 2015년부터 2020년까지 한국 영화와 TV 프로그램에 7억달러(약 8309억원)를 투자했다. 특히 올해는 5억달러 투자를 계획했는데, 이는 아시아 최대 시장 중 하나인 인도 콘텐츠의 2019~2020년 투자 예산 4억달러보다 큰 규모다.

WSJ은 한국어로 된 '오징어 게임'의 언어장벽이 흥행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었지만, 시청자들은 드라마 속 서바이벌 게임 참가자들이 입은 초록색 운동복과 어린이 놀이터와 같은 다채로운 세트 등 시각적인 요소에 더 매력을 느꼈다고 분석했다. 또 한국 전통놀이 규칙 중 일부를 단순화하거나 변경한 점도 인기 요인으로 꼽았다.

WSJ에 앞서 미국 뉴욕타임스(NYT), CNN 방송 등도 '오징어 게임'에 대한 극찬을 쏟아냈다.

CNN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오징어 게임은 무엇이고 왜 사람들을 사로잡는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오징어 게임이 화제를 불러일으킨다고 말하는 건 절제된 표현"이라며 "지난해 미국 아카데미에서 (영어 영화가 아닌) 외국 영화로는 처음으로 최우수 작품상을 받은 기생충과 비슷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찬사를 남겼다. 같은 날 NYT는 유쾌한 어린 시절의 게임을 어둡게 비틀어 대중문화의 감성을 자극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미국 언론들은 이날 '오징어 게임' 출연진들이 오는 6일 미 NBC 인기 토크쇼인 '더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팰런'(지미 팰런쇼)의 특별 초대 손님으로 출연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단 구체적인 출연진 명단은 밝혀지지 않았다. '오징어 게임'은 참가자들이 456억원의 상금을 차지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벌이는 서바이벌 게임을 그린 넷플릭스 9부작 드라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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