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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 막는 '극약처방'…업계 "개발자 못 구합니다"━
망분리는 업무망과 인터넷망을 분리해 접근을 차단하는 조치다. 2011년 농협·신한은행 등 금융기관이 외부해킹으로 개인정보 유출 등 사고가 발생하면서 금융부문 망분리가 도입됐다. 이후 외부해킹 등 사고는 급격히 감소했지만 현재 기술 상황에서는 보안 효과가 떨어지고 기술 개발의 장벽으로만 작용한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특히 핀테크 업계는 망분리가 개발 환경에 높은 장벽으로 작용한다고 토로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25명 규모의 핀테크 스타트업이 망분리를 위해 쓰는 비용은 5억원 가량이다. 개발단계부터 데이터가 분리돼있어 분석·활용이 어렵고 오픈소스 등 신기술 적용도 불가능해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망분리 피로에 핀테크 스타트업 입사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도 있다"고 했다.
이에 업계는 망분리 방식을 데이터 중요도에 따라 구분하는 등 규제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류영준 핀테크산업협회 회장은 "외부고객과 접점이 없는 개발단계에서만이라도 망분리 규제를 완화시켜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규제를 일부 완화하는 대신 해킹사고 등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것이 오히려 기업의 자발적인 보안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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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도 공감했지만…법안 처리는 반년째 공전━
금융위는 망분리 규제완화 이전 책임성 강화 등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규제완화 이전에 핀테크 업계의 보안을 강화할 수 있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전금법은 빅테크 기업의 거래내역 감독을 둘러싼 금융위와 한국은행의 갈등 등으로 지난 2월 정무위 상정 이후 계류돼 있다. 이번 정기국회에서도 전금법 관련해서는 이를 둘러싼 논쟁만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핀테크 업계는 일단 망분리 완화에 대한 대안을 논의해 정부에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관계자는 "핀테크산업협회 등 관련업계는 지속적으로 제도개선을 요청해왔다"며 "금융당국이 규제 개선에 공감대를 표하고 있는 만큼 이제는 업계가 합리적인 대안을 논의해 정부에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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