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는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연구를 인용해 45세 이상이거나 결혼해서 자녀가 있는 남성 투자자들이 증시 하락을 버티지 못하고 주로 투매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금융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 결과로 성별이나 연력, 결혼, 가족 등 요소들이 투자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확인됐다고 해석했다. 금융치료사인 아만다 클레이먼은 남성들이 여성에 비해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경향이 강한데 주식 투자에서도 확연히 드러났다고 봤다.
클레이먼은 "가족들을 보호하고 지켜야 한다는 의무감이 큰 남성일수록 더 감정적으로 투자하는 모습이 드러난다"며 "반면 여성들은 자신의 충동이나 감정이 옳다고 확신하는 비율이 낮기 때문에 패닉셀링에 덜 노출된다"고 설명했다.
자산관리업체 와델앤어소시에이츠의 테레사 베일리 재무설계사는 "일부 남성은 어릴 때부터 무엇이든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을 받는다"며 "이는 불가능한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통제편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남성들은 어떤 사안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판단하면 무조건 결과를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안타깝게도 시장 타이밍을 정확하게 예측하려고 할 때 더 많은 변수에 노출된다"고 덧붙였다.
폭락장에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강박이 큰 남성 일수록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수익률이 낮다는 해석도 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피델리티 통계에 따르면 남성의 주식시장 참여율은 여성보다 35% 더 높지만, 느낌에 의존하거나 감정적으로 투자해 실적이 좋지 않은 사례가 많았다.
이번 보고서를 공동으로 연구한 MIT의 치힘 웡 연구원도 "주식이 급락할 때 시장을 떠난 투자자들은 쉽게 돌아오지 못했고 주가 회복에 따른 수익도 놓쳤다"고 말했다. 클레이먼 치료사는 "모든 인간은 생존본능을 갖고 있어 주식이 폭락할 때 매도하고 싶은 심리가 생긴다"며 "감정적 투자가 빈번한 사람들은 동료나 친구와 논의를 통해 충동적 투자를 조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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