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가려면… '中 백신'은 되고 '러 백신'은 안된다

머니투데이 이지윤 기자 | 2021.09.28 17:22
러시아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 /사진=로이터통신
미국이 러시아가 개발한 '스푸트니크V' 등 일부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접종을 다 마쳤더라도 입국을 허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20일 미국은 백신 접종을 완료한 외국인에 한해 국가에 상관 없이 오는 11월부터 입국 제한 규제를 완화한다고 발표했는데, 여기서 스푸트니크V 백신 접종자는 제외된다는 의미다. 당장 수십만명의 러시아인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게 될 전망이다. 미국여행협회(USTA)에 따르면 2019년에 약 30만명의 러시아인이 미국을 찾았다.

스푸트니크V는 러시아가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사용을 승인한 코로나19 백신이다. 임상 1·2상 피실험자 규모가 적은 데다 임상 3상을 건너뛰어 안전이나 효과 측면에서 논란이 크게 불거졌다. 중국산 백신과 더불어 세계 각국에서 외면을 받고 있으며 설상가상 미국의 이번 결정까지 이어져 더 큰 타격을 입게 됐다.

러시아의 공중 보건 상황을 추적하고 있는 주디스 트위그 버지니아코먼웰스대 교수는 "이는 러시아인 여행객은 물론 스푸트니크V 백신을 접종한 다른 국가에도 큰 문제"라고 전했다.


러시아는 즉각 반발했다. 스푸트니크V의 생산을 총괄하는 러시아국부직접투자펀드(RDIF)는 성명을 내고 "스푸트니크V는 세계 인구의 절반이 넘는 40억명이 거주하는 70개국에서 승인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임상 시험과 수많은 국가에서의 실제 사용 과정을 통해 안전과 효과가 확인된 백신"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코로나19에 맞선 글로벌 싸움을 정치화하고 정치·경제적 이익을 위해 효과가 있는 백신을 차별하려는 시도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입국 허용의 기준으로 삼는 건 해당 백신이 자국 식품의약국(FDA)이나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사용 승인을 받았는지 여부다.

화이자와 모더나, 얀센, 아스트라제네카는 물론 미국과 갈등하는 중국에서 개발된 시노팜, 시노백 백신도 이 기준에 맞아 미국 입국이 허용된다. 반면 스푸트니크V는 아직 WHO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 WHO는 최근 러시아 내 공장에서의 백신 제조 관행이 생산 표준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우려하며 스푸트니크V에 대한 승인 절차를 중단했다. 한편 인도가 개발한 코백신도 FDA와 WHO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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