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슬아슬' 독일 총선…1당은 바뀌었는데, 이제 파트너 찾기 싸움

머니투데이 임소연 기자 | 2021.09.27 16:13

사회민주당 근소한 1위…'3당 연정' 결과 따라 정권교체 실패할 수도

26일(현지시간) 독일 총선에 출마한 각 당 총리 후보들의 토론 /사진=AFP
독일 총선에서 사회민주당(SPD)이 근소한 차이로 제1당을 차지했다. 하지만 16년간 국가를 이끈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소속된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연합과는 득표율에서 2%포인트도 차이 나지 않는다. 양측은 벌써부터 정부 구성을 위한 연정 주도권을 놓고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독일 공영 ZDF에 따르면 전날 실시된 독일 연방의원 총선거 잠정 집계 결과 사민당이 25.7%의 득표율로 24.1%를 기록한 기민·기사당 연합을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올라프 숄츠 사민당 총리 후보는 선거 승리 선언을 하고 "유권자들은 내가 연립 정부를 구성하기를 원한다"며 "크리스마스 전에 연정을 마칠 수 있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라스 클링베일 사민당 사무총장도 ARD에 "사민당, 우리가 선거에서 승리했다"며 "숄츠가 차기 총리가 될 수 있도록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 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기민·기사당 연합의 아르민 라셰트 총리 후보도 연정 구성을 통한 정권 유지 기대를 내비쳤다. 그는 선거 직후 TV에서 "항상 가장 높은 득표율을 보인 정당에서 총리가 나온 것은 아니었다"며 "기민·기사당 연합이 주도해 연정을 구성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라셰트 후보 말처럼 가장 득표율이 높은 정당만이 연립 정부를 구성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이번처럼 득표율 제1, 2 정당이 근소한 차이일 때 연정 구성 주도권을 놓고 다툴 여지가 있다. 특히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의회에 진출해 있는 정당이 다양하고, 압도적 제1당이 나오기 어려운 독일 같은 구조에서는 연정 수립은 불가피하다.

다만 기민·기사당 연합은 1949년 독일연방공화국 설립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은 터라 연정 주도권을 잡기 쉽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연정이 난제…최초로 3당이 손 잡아야 할 상황


올라프 숄츠 사회민주당 총리 후보 /사진=AFP
이번에 사민당과 기민·기사당 연합 모두 30%가 되지 않는 득표율을 얻었다. 이번 의회 총 의석수인 735석 중 과반인 368석을 차지하려면 각각 25% 정도가 더 필요하다.

이번에 14.6%를 득표한 녹색당은 양당에 이어 제3당이 됐다. 그 뒤를 자유민주당(FDP, 11.5%)과 극우 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 10.3%), 좌파당(Linke, 4.9%)이 이었다.


사민당과 기민·기사당 연합은 녹색당, 자민당과 연정하기 위한 설득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최초로 3당이 손을 잡아야 할 상황이다. 정당 색깔에 빗대 '신호등'(사민당·자민당·녹색당) 연정, 자메이카(기민당·자민당·자민당) 연정 구도가 가능하다.

사민당과 기민·기사당 연합의 대연정 정부 구성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현 정부는 기민·기사 연합에 사민당이 발을 걸쳐 연정하고 있고, 숄츠 사민당 후보는 메르켈 정부에서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으로 일해왔다.

각당 총리 후보들은 크리스마스 전까지 연정을 끝내겠다는 입장이지만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지난 2018년 총선 때도 선거 이후 정부 출범까지만 6개월이 걸렸다. 당시 기민·기사 연합은 자민당과의 연정 협상 실패로 새 정부 구성에 애를 먹었다. 이후 제2당인 사민당과 대연정 협상을 통해 정부를 꾸렸다.

연정이 꾸려지면 통상 연방대통령이 가장 높은 득표율을 얻은 정당의 후보를 총리 후보자로 추천한다. 제안된 총리후보가 하원 다수의 지지로 당선되면 대통령은 선출된 후보를 총리로 임명한다. 역대 모든 후보자가 총리로 선출됐다. 선거에서 이긴 사민당이 연정에 실패해 기민·기사당이 주축이 된 연정이 만들어지면, 라셰트 후보가 총리 후보자로 제안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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