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가 끝난 지난 23일 온라인 사전예약 개시와 함께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현대차의 경형 SUV(다목적스포츠차량) '캐스퍼(CASPER)'를 위탁 생산하는 광주글로벌모터스(GGM) 관계자의 말이다. 이날 현대차·기아를 비롯해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대부분 노사간 임금·단체협상(임단협) 규정에 따라 하루를 더 휴무하고, 창립기념일·대체휴일·연차 등을 붙여서 쉬는 것과 다른 분위기를 전한 것이다.
실제로 지난 15일부터 첫 양산에 들어간 캐스퍼는 사전판매 첫날(14일) 계약대수가 1만8940대를 기록했다. 역대 현대차 내연기관차 중 사전계약 최다 기록으로 2019년 11월 출시한 6세대 그랜저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의 1만7294대보다 1646대나 많은 수치다. 그룹 브랜드를 통틀어 사전계약 1위를 차지한 차량은 현대차의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2만3760대)다. 그 뒤를 기아 4세대 카니발(2만3006대)과 첫 전용전기차 EV6(2만1016대), 4세대 쏘렌토(1만8941대) 등이 이었으며, 캐스퍼는 5위에 올랐다. 온라인 동호회를 중심으로 사전판매 대수가 4만대를 넘어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캐스퍼는 '무노조'에 '반값 연봉'을 내세운 '광주형 일자리'의 첫 적용모델인 GGM이 현대차의 위탁을 받아 생산한 첫 차량이다. GGM은 올 연말까지 4개월간 1만2000대의 캐스퍼를 생산하고, 내년부터는 7만대 이상 양산을 목표로 했지만 초반부터 인기가 폭발하면서 수요를 맞추기가 어려워졌다. GGM자동차공장은 연 10만대 생산규모를 갖췄고, 향후 증설을 통해 20만대까지 생산이 가능하다. GGM 관계자는 24일 "올해는 정해진 물량(1만2000대)만 생산할 수밖에 없다"며 "첫 양산차인 만큼 품질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캐스퍼는 개성을 살린 내·외장 디자인과 컬러, 용도에 따라 실내 공간 조절이 가능한 시트,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과 앞좌석 센터 사이드 에어백 기본 적용, 운전자 중심의 편의 사양 탑재 등이 특징이다. 경형 최초로 전 트림에 지능형 안전기술인 △전방 충돌방지 보조(차량·보행자·자전거 탑승자) △차로 이탈방지 보조 △차로 유지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 △하이빔 보조 △전방차량 출발 알림 등을 기본 적용해 동급 최대 안전성과 편의성을 확보했다. 특히 세계 최초로 운전석 시트가 완전히 접히는 풀 폴딩(Full-folding) 시트를 적용해 실내 공간 활용성을 확장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경제성은 물론 디자인과 안전성, 공간성까지 갖춘 다재다능한 상품성에 한국 자동차 브랜드 최초로 진행한 D2C(고객 직접 판매) 방식으로 구매 편의성을 제공한게 주효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도 사전계약 첫날 직접 인터넷을 통해 캐스퍼를 예약해 화제가 됐다. 문 대통령은 '캐스퍼' 차량을 개인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구매했고, 퇴임 후에도 계속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그간 문재인 정부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추진해온 상생형 지역일자리 정책의 성공적인 정착과 확산을 국민과 함께 응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구입배경을 설명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문 대통령이 캐스퍼를 판매 첫날 구매한 '찐고객'이 됐다"며 "대통령 사비로 구매했고 퇴임 후엔 양산으로 함께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무현 대통령의 자전거가 봉하마을의 상징이 됐듯 캐스퍼는 대한민국 제1호 상생형 지역일자리 모델이자 노사민정이 함께 일군 결실의 상징으로 문 대통령의 상징이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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