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비중 큰 나라…中엔 헝다 위기가 리먼 때보다 나쁘다"

머니투데이 이지윤 기자 | 2021.09.23 15:59

월가 유명 공매도 투자자 짐 차노스

헝다/사진=뉴시스
헝다(에버그란데)의 파산 위기가 적어도 중국 투자자에겐 리먼 브라더스 사태 때보다 더 심각할 것이란 경고가 나왔다.

22일(현지시간) 월가의 유명한 공매도 투자자이자 헤지펀드 키니코스 어소시어츠의 창업자인 짐 차노스는 파이낸셜타임즈(FT)와의 인터뷰에서 헝다의 파산 위기가 중국의 부동산 중심 경제 성장 모델의 종말을 의미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중국엔 수많은 헝다가 존재한다. 헝다는 단지 이들 가운데 규모가 큰 것일 뿐"라며 "모든 부동산 개발 업체가 헝다와 비슷한 상황이다. 중국의 부동산 시장은 완전히 과장돼 있다"고 주장했다. 거품이 끼어있다는 의미다.

헝다의 파산이 세계 경제에 미칠 파장은 작지만 중국엔 리먼 때보다 힘들 것이라고 차노스는 전망했다. 헝다가 갚아야 하는 부채 3000억여달러(약 353조6000억원) 가운데 해외 부채는 200억여달러(약 23조6000억원)로 비중이 상당히 작다.

그는 "여러 측면에서 (헝다 파산 위기가) 리먼 때와 같은 상황이라고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하면서도 "(중국) 경제 모델 뒤에 있는 부채의 징후이기에 (중국엔) 훨씬 나쁘다"고 지적했다. "거품을 빼려고 한다면 위험이 너무 클 것"이라며 "주거용 부동산은 여전히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에 경제 모델에 큰 위험"이라고도 설명했다. 중국은 그동안 인프라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건설붐을 일으켜 고속 성장을 이뤘다. 중국 GDP에서 부동산은 30% 내외를 차지한다.


차노스는 중국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거나 아니면 반영구적으로 낮은 수준의 성장률에 만족할 수 있도록 (패러다임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중국 공산당이 이 같은 함축적 의미에 대해 고심했는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헝다는 2025년 9월 만기 위안화 채권에 대한 이자 2억3200만위안(약 422억6000만원)을 23일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같은 날 만기인 2022년 3월 만기 달러화 채권의 이자 8353만달러(약 984억원)의 결제 여부는 따로 밝히지 않았다. 불안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헝다가 이를 갚는다고 해도 첩첩산중이다. 헝다의 부채가 더 남아있어서다. 오는 29일 4500만달러(약 530억원) 등 연말까지 이자로만 6억8000만달러(약 8009억원)를 내야 하고, 내년부터는 원금까지 상환해야 한다.

중국 인민은행은 헝다발 혼란을 차단하기 위해 23일 역환매조건부채권으로 8개월 만에 가장 큰 1100억위안(약 20조원) 규모의 단기 유동성을 공급했으며, 하루 전에도 900억위안의 유동성을 공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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