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가방 손괴 의심받고 사망한 공무원…유족·동료 "그럴사람 아니다"

머니투데이 유효송 기자 | 2021.09.18 19:59
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이달 초 부서 내에서 공직 동기인 B씨(30대)의 '명품 가방을 손괴했다'는 의심을 받았던 숨진 8급 공무원 A씨(29)에 대해 주변 공직자들과 유족들이 "그럴만한 사람이 아니었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18일 뉴스1과 유족 등에 따르면 A씨의 동료들은 "선하고 밝고 미래가 촉망되는 직원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남의 가방을 만지거나 손괴할 만한 성품이 아니다. 그럴 리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사건 당시 A씨는 점심 시간 사무실을 지키는 당번이었다. 동료 B씨가 점심 식사 후 돌아온 뒤 가방이 칼로 찢겨 있다며 A씨를 범인으로 지목했다.

유족 측에 따르면 B씨는 SNS상에 A씨가 범행했을 거라고 단정 지으며 모욕하는 글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B씨의 SNS 캡쳐본을 보면 "어떤 미친x한테 물렸다 생각하고 지나가야 하는데" "너인 거 다 안다 다들 네가 또라이라는 거" 등의 특정인을 지칭하는 모욕 글이 올라왔다.

이와 관련 A씨는 서울시 공무원이었던 여동생에게 수차례 억울함을 여러차례 토로하기도 했다. B씨는 증거나 정황 없이 단정적으로 A씨를 범인으로 몰았다는 게 유족 측의 주장이다. 당시 사무실 내 CCTV가 없어 담당 과장과 B씨는 A씨에게 사과를 요구했고, B씨의 신고로 A씨는 경찰 조사도 받았다.


결국 A씨는 지난 16일 어머니가 평소처럼 오전 5시30분쯤 출근한 것을 확인하고 아파트 15층으로 올라가 추락했다. 극단 선택 정황이 뚜렷했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1시간여 뒤 사망 판정을 받았다.

A씨의 아버지는 "상식적으로 어떤 사람이 대낮에 직장 사무실 내에서 자신이 의심 받을 것을 뻔히 알면서도 동료의 가방을 칼로 손괴하겠느냐"면서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빚어지는데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갈등을 키운 부서장 및 팀원들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버지는 "가방 손괴 사건 관련 만일 '무혐의' 처분 또는 '무죄'를 선고 받더라도, 그 사건에 연루됐던 꼬리표는 공직 생활 내내 따라다녔을 것이라고 한다. 동료들의 손가락질과 앞으로 오랜 세월 이어질 2차 피해도 두려워했던 것으로 보인다. 큰딸은 양주와 의정부에서 학교를 다녀 지역에 친구와 지인들이 많다. 더욱 압박감이 컸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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