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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 몸 '설탕'…생필품보다 '커피' 주고받았다━
당시 설탕은 생산능력의 한계로 인해 일본에서 생산 가공된 완제품이 수입됐고 이로 인해 소비자들에겐 귀한 식자재였다. 설탕 외에도 비누, 조미료 등도 인기가 높았다.
추석선물세트를 본격적으로 주고받기 시작한 건 산업화 바람이 분 1970년대다. 공산품 생산이 크게 늘어나면서 설탕, 쌀과 같은 생필품보다 과자, 커피 등 기호식품을 선물했다.
아이들에게 로망이었던 과자도 명절마다 꼭 받고 싶은 선물들로 꼽혔다. 술, 화장품을 비롯해 식생활과 거리가 있는 속옷, 스타킹 등 사치품들, 수입상품 선물세트 등이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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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력 급증하자 수입 과일 선물…IMF 불자 참치캔 인기━
88서울올림픽을 앞두고 경제가 호황기를 맞이하면서 '호화 선물세트'들이 등장하기도 했다. 당시 일부 언론에서는 고급 선물 가격이 10만원대에 달한다며 과소비에 대해서 우려하기도 했다.
IMF 외환위기를 맞은 1990년도에는 선물세트의 인기가 차갑게 식었다. 80년대와 달리 참치캔, 식용유, 조미료 등 생필품 위주의 저렴한 선물세트들이 인기가 많았다.
양극화 현상도 뚜렷했다. 100만원대 수입양주 세트와 영광굴비 세트 등의 고가제품을 구매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90년대 후반 경기가 회복되면서 생필품보다 인삼 등 기호품을 주고받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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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가족화 따라서 작아진 선물…'김영란법' 반사이익도━
2010년대에는 와인, 바닷가재, 디저트 등 이색적인 선물들이 등장했다. 이른바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및금품등수수의금지에관한법률의 등장으로 5만원 이하의 실속 선물세트들이 주목을 받았다.
사과, 배, 한우 등의 농산물 선물이 5만원대 가격을 뛰어 넘어 인기가 하락하고 김, 멸치 등 건어물 세트들과 곶감 등이 반사이익을 누리는 효과도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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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소독제·마스크 주고받다…이제는 '위스키' '샤인머스캣'━
이번 추석에는 와인, 위스키 등 '홈술(집에서 술을 마시는 것)' 열풍이 선물세트에도 불고 있다. 홈플러스는 추석선물세트로 위스키를 전면 배치하는 변화를 꾀하기도 했다.
제수용 과일인 배, 사과, 귤 등을 제치고 샤인머스캣, 애플망고 등의 고급 과일 인기도 나날이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고향 방문이 어려워지면서 프리미엄 선물을 찾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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