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째 '대권 도전' 앞둔 안철수… '安의 시간' 찾아올까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 2021.09.21 11:00

[the300]추석연휴 직후 대선 출마 암시… '막판 변수' 부상 여부엔 의견 분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안 대표는 올해 정치 입문 10년을 맞아 연 기자회견에서 “이번 추석 연휴 기간 내내, 더 좋은 대한민국을 위해 저 안철수가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해 당원과 국민 여러분의 고견을 충분히 듣고 수렴하는 시간을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1.9.16/뉴스1

'안철수의 시간'은 다시 찾아올까.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3번째 대권 도전을 암시했다. 추석 연휴가 끝나면 본격적인 행보에 나설 전망이다. 안 대표가 거대 양당의 정면 대결로 치닫는 대선 국면에서 영향력을 드러낼 수 있을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야권의 정권 교체를 위한 막판 변수가 되려면 미미한 존재감부터 키워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추석 끝나면 입장 밝히겠다"… 3번째 대선출마 수순


안 대표는 지난 16일 정치 입문 9주년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그는 2012년 9월 19일 18대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정계에 발을 들였다. 올해 9월 19일이 추석 연휴인 점을 고려해 3일 앞서 기자들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추석 연휴 이후 대선 출마 등 향후 행보를 밝히겠다고 했다. 안 대표는 "국민들과 만나고 여러 현장 목소리를 들으면서 제 나름대로 고민하겠다"며 "미래 담론과 당장 코로나와 자영업자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를 가장 중요한 담론으로 만들겠다. 그것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면 어떤 역할이든 하겠다"고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12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의 한 호프집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와의 현장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2021.9.12/뉴스1

자신의 역할에 대한 고심이 대선 출마선언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국민의당이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대선기획단을 꾸리기로 결정했고, 안 대표 외 당내 대선주자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안 대표는 "정당은 당연히 대선후보를 낼 수 있어야 하고 대선후보를 못 내는 정당은 없다"고 말했다.

정권 교체 낙관론을 우려하며 자신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안 대표는 "전반적으로 야권에선 낙관적으로 보는 것 같아서 굉장히 우려스럽다"며 "지금 정권 교체 여론이 연장보다 조금 높지만 4·7 재보궐 선거 때보다 많이 줄었다"고 분석했다.

안 대표가 대선 출마를 단행하며 3번째 대권 도전이 된다. 안 대표는 2012년 18대 대선에 무소속 후보로 나섰다가 당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단일화하며 선거를 완주하지 못했다. 2017년 19대 대선에서는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해 득표율 21.41%로 3위에 그쳤다.



'관심 밖' 인물인 안철수, 국민의힘 경선 끝나야 '기회' 온다



안 대표가 추석 이후 대선 출마선언을 단행하더라도 여론의 관심을 받을 가능성은 낮다. 15일 1차 컷오프를 시작으로 레이스에 돌입한 국민의힘 경선으로 이목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여야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대장동 의혹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을 두고 정면으로 부딪친 상황이다. 정쟁 국면에서 안 대표가 정책, 민생 행보로 차별화에 나서더라도 당분간은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

현 시점에선 안 대표가 여론의 관심 밖 인물이기도 하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이 무산된 이후 언론보도 건수가 크게 줄었다. 여론조사 지지율이 그가 처한 상황을 보여준다. 머니투데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15일 발표한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를 보면 안 대표는 1.8% 지지를 얻었다. 어떤 의미를 부여할 수 없는 저조한 수치다. 안 대표뿐 아니라 국민의당이 위치한 제3지대 자체가 외면받는 상황이다. 심상전 정의당 전 대표와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의 대권 행보가 별다른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선출되는 11월 5일이 지나야 안 대표가 조명받을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야권 지지층에서 후보 단일화는 정권 교체를 위한 필수조건으로 인식하고 있어서다. 합당 무산 이후 안 대표와 선을 그은 국민의힘 역시 적극적인 대화를 추진할 수밖에 없다. 지난 대선에서 '분열은 필패'라는 교훈을 얻었기 때문이다.



여야 '총집결' 구도… 안철수가 국민의힘 넘기 어렵다는 '회의론'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올해 4월 8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맞이해 자리로 안내하고 있다. 2021.4.8/뉴스1

안 대표가 후보 단일화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에 대한 정치권의 의견은 엇갈린다. 진보와 보수 진영이 총집결에 나선 상황에서 안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를 제치긴 어렵다는 회의론이 나온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당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게 단일화 경선에 패한 결과가 되풀이될 것이란 분석이다. 안 대표가 제1야당이라는 거대한 세력을 넘을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판단에 기반한다.

매우 좁아진 안 대표의 정치적 입지 역시 회의론에 힘을 싣는다. 보궐선거 국면에서 국민의힘 경선이 시작되기 전 안 대표는 대부분 여론조사에서 선호도 1위에 올랐다. 하지만 국민의힘 경선이 진행되면서 컨벤션 효과가 작용하자 안 대표의 대세론이 무너지고 역전을 허용했다. 그렇지만 제3지대에서 고유한 영역을 구축한 안 대표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 상황은 당시와 완전히 다르다. 안 대표는 극히 낮은 지지율에 갇힌 군소 후보 중 한 명에 불과하다.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면 단일화 협상 대상조차 못할 수 있다는 주장마저 나올 정도다. 안 대표는 보궐선거 국면에서 약속한 합당 무산으로 여론 악화와 입지 축소를 자초했다.



"막판 '일대일' 구도선 경쟁력 있다"… 유효한 '대안세력' 이미지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대표가 올해 6월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예방해 마주보며 대화하고 있다. 두 사람은 국회 첫 공식 대면장에서 '합당'에 대한 온도차를 드러내며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2021.6.16/뉴스1

안 대표가 기회를 잡을 여지가 충분하다는 시각도 있다. 현 시점의 여론조사 지지율로 안 대표의 입지를 판단해선 안 된다는 주장이다. 후보 난립에 따른 분산효과가 사라지고 안 대표와 국민의힘 후보가 일대일 구도로 경쟁할 경우 안 대표의 지지율 상승은 당연한 수순이라는 것이다. 박빙 승부 전망이 선거 직전까지 유효할 경우 안 대표는 지지율 이상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국민의당이 21대 총선에서 얻은 표는 189만6719표(6.79%)다.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표차는 108만496표였다.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후보들 간 네거티브, 흑색선전 공방이 난무할 경우 안 대표가 반사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제기된다. 경선 레이스에 따른 컨벤션 효과가 아니라 지지층 이탈을 불러올 경우 안 대표가 이들을 흡수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번 대선의 캐스팅보트를 중도층이 쥔 만큼 안 대표의 영향력이 커질 여지는 충분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의 맞대결이 될 가능성이 큰데 두 후보 모두 폭넓은 지지를 받기 어렵고 비호감도가 높다는 한계점이 있다"며 "안 대표의 대안세력 이미지가 유효한 상황이기 때문에 최종 변수가 될 여지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권 교체 진정성을 호소하며 정책 행보를 펼치면서 막판 역전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국갤럽 조사는 13~14일전국 만 18세 이상 6156명에게 통화를 시도해 1007명이 응답했다. 응답률은 16.4%다. 유·무선 전화 인터뷰로 조사했으며 무선 85.5%, 유선 14.5%다. 표본은 통신사 제공 휴대전화 가상번호 및 유선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했다. 올해 8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기준에 따른 성·연령·권역별 가중치 부여(셀가중) 방식으로 가중값을 산출, 적용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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