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상권' 손 뗀 카카오...배민·쿠팡은 다를까?

머니투데이 임찬영 기자 | 2021.09.22 06:00
/사진= 우아한형제들, 쿠팡
카카오가 골목상권 침해 논란으로 관련 사업에서 하나둘 철수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대형 배달플랫폼 업체인 배달의민족과 쿠팡이 전개하는 퀵커머스사업도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무분별한 사업 확장을 막기 위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 14일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없애기 위해 기업을 대상으로 꽃, 간식, 샐러드 등을 배달하는 사업을 철수하기로 했다. 이는 카카오가 무분별한 문어발 확장으로 소상공인의 상권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비판이 커져 규제 논란이 불거지면서다.

최근 '카카오커머스'를 합병하거나 '퀵커머스' 사업에 진출하는 등 본격적으로 유통 사업에 진출하려던 카카오였지만 이번 사태로 진출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배달 사업은 e커머스에 머물러 있던 카카오의 유통 사업을 오프라인으로까지 확대할 기회나 다름 없었지만, 골목상권 침해 논란과 함께 사업을 철수하게 됐기 때문이다.

카카오가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퀵커머스 시장에서 손을 떼기로 하면서 국내 퀵커머스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배달의민족 등 배달플랫폼 업체들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도 다시 커지고 있다.

배민은 2018년 '배민마트'로 퀵커머스 사업을 시작해 2019년부터 'B마트'라는 이름으로 서울·인천·경기 등 일부 지역에 한해 생필품 배달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도심형 물류센터를 통해 상품을 배달하기 때문에 빠른 배달이 가능하며 물류센터를 통한 직접 배달이란 점에서 일반 마트보다 가격 경쟁력도 커 빠르게 사업을 키워나갔다. B마트는 현재 수도권을 중심으로 30여개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MFC)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만 1억700만유로(약 14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처럼 B마트가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하자 요기요·쿠팡이츠 등 후발주자들도 '요마트', '쿠팡마트' 등을 만들며 시장에 진입했다. 특히 쿠팡마트는 아직은 송파구·강남구 등 한정적인 지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도심형 물류센터를 통한 가격 경쟁력과 무료배달 등 이벤트를 통해 시장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퀵커머스 시장이 2025년까지 5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쿽커머스의 성장이 동네 마트·편의점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는 점이다. 배민·쿠팡 등이 판매하는 생필품이 동네 마트·편의점에서 판매하는 품목과 같기 때문이다. 실제 요마트 강남점 오픈 이후 해당 상권 편의점 매출이 약 20%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음식점의 음식을 대신 배달해주는 중개 서비스와 달리 퀵커머스는 자체적인 물류센터에서 상품을 직접 배달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상생과는 거리가 먼 사업이기도 하다. 퀵커머스 시장이 커질수록 골목상권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소상공인들이 집단행동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쿠팡 시장침탈저지 전국자영업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7일 발족식을 통해 "코로나19보다 무서운 것은 대기업 플랫폼들이 삶의 터전을 앗아가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공유경제가 아닌 일방적 불공정 갑질과 데이터 독점을 통한 시장 독식만이 유일한 그들의 명분"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배달 플랫폼 업체들은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배달 플랫폼 업계 한 관계자는 "퀵커머스는 밀키트나 생필품 등을 빠르게 받고 싶어하는 고객을 위해 시작하게 된 서비스"라며 "일종의 틈새시장을 개척한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로 골목 상권이랑 시장이 겹친다고 보기도 어렵기 때문에 이를 규제하는 것은 소비자의 선택권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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