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점 거래 허용'에 희비 갈리는 증권가… "긴장" VS "환영"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 2021.09.12 12:00
여의도 증권가 /사진=머니위크

국내·해외 주식의 소수단위 거래 허용으로 상당수 증권사가 관련 서비스에 진출하며 업계의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소수점 거래 서비스의 선발주자인 한국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경쟁자들의 등장으로 긴장하는 모양새다. '카카오'라는 국민 메신저를 앞세운 카카오페이증권과 대형 증권사들의 진출이 예상되면서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운영하는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 등 2곳이다.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를 처음 선보인 곳은 신한금융투자다. 2018년 10월부터 미국 주식을 소수점 이하 두자리 단위(0.01주)로 매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8월 최소 1000원부터 해외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미니스탁'을 출시하며 대열에 합류했다. 미니스탁은 최대 소수점 6자리까지 나눠 매수 가능하다. 이들 증권사는 해외 주식 소수점 거래를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아 운영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누적 거래량은 신한금융투자 2억7000만달러, 한국투자증권 7억5000만달러다. 거래 이용자 수는 각각 14만명, 51만명이다.

그러나 제도 개선으로 이들 증권사 2곳의 경쟁 심화도 불가피해졌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해외주식은 올해 중, 국내 주식은 내년 3분기부터 소수점 거래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전까지는 증권사 2곳만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제공한 만큼 관련 수요를 독식할 수 있었지만 더이상 이같은 효과를 누리기는 어려워진 것이다.


특히 가장 막강한 경쟁자로는 카카오페이증권과 토스증권이 꼽힌다. 소수점 거래의 주 고객층은 2030세대다. 주식 투자는 하고 싶지만 거액은 부담스러워 소액 투자를 찾는 사회초년생들의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미니스탁 이용객의 75%가 20~30대로 나타났다.

결국 MZ세대(1980~2000년대 초 출생) 비중이 높은 두 증권사는 고객층 확보에 유리할 수밖에 없다. 특히 카카오페이증권은 '카카오'라는 메신저를 활용한 모객능력을 갖고 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에 대한 혁신금융서비스를 먼저 신청한 후에 순차적으로 국내주식 소수점 거래에 대한 신청도 검토할 예정이다.

김대홍 카카오페이증권 대표는 "금융위의 국내외 주식 소수점 거래 허용안을 매우 환영한다"며 "주식 소수점 거래를 위한 절차를 조속히 진행해 연내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출시에 맞춰 편리하고 안전한 소액 투자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다른 대형사들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증권사 2곳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보니 웬만한 대형사들도 모두 관심이 많았다"며 "특히 해외주식 같은 경우에는 조금 더 빨리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KB증권 등은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도입을 검토 중에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오는 10~11월 중예탁결제원이 희망 증권사와 함께 혁신금융서비스를 신청해 금융위로부터 지정을 받으면 올해 안에 해외 주식 소수점 거래는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구체적인 서비스 시기는 내부 검토 중에 있다"면서도 "시스템이 가능해진다면 되는 대로 빨리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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