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 '차보험 비교' 결국 중단 ... IPO 차질 생기나

머니투데이 이용안 기자 | 2021.09.10 19:02
금융당국의 규제 칼날이 빅테크를 향하면서 오늘 10월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카카오페이에 비상이 걸렸다. 카카오페이가 '광고'라며 영위했던 금융상품 추천·비교 서비스를 금융당국이 '중개'로 판단해 자동차 보험료 비교 가입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 서비스는 카카오페이의 핵심 수익원 가운데 하나여서 증권업계에선 증권신고서 수정 가능성과 함께 상장 일정 차질 우려도 제기된다.

10일 금융·증권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다음달 14일을 목표로 IPO를 준비 중이다. 오는 29~30일 국내외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거쳐 최종 공모가를 확정하고, 내달 5~6일 일반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증권·투자업계에서는 공모 희망가 조정(6만3000~9만6000원→6만~9만원)에도 카카오페이를 여전히 남아 있는 IPO 예정 기업 중 유망 대어로 여기는 분위기였다. 카카오그룹 계열사이자 비교 대상이었던 카카오뱅크가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는 등 증권신고서 정정으로 상장 일정이 미뤄졌음에도 좋은 흐름을 타고 있었다. 증권신고서에 기재된 적정 시가총액은 16조6192억원에서 17조7968억원으로 오히려 높아졌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7월 발간 리포트에서 카카오페이 기업가치를 21조9000억원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분위기가 급변한한 건 지난 7일 금융당국이 오늘 25일부터 온라인 플랫폼에서 이용자에게 펀드, 연금, 보험 등 금융사 상품을 비교·추천하면 안 된다는 결정을 내리면서다. 상장 분위기에 찬물이 끼얹어진 것이다.

금융상품 소개는 카카오페이 등과 같은 빅테크의 핵심 수익원이다. 송금과 간편결제를 대표 서비스로 내세우고 있지만 이 서비스는 다른 금융사에 수수료를 줘야 하고 고객 유입을 위한 마케팅도 해야 해 적자를 감수해야 한다. 이렇게 끌어모은 가입자들에게 금융상품을 추천·비교하고 받는 수수료가 주 수익원 역할을 한다.


금융당국의 빅테크 규제 시사의 여파가 이날 증시를 덮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금융당국 정책 결정이 금융 계열사를 표방한 자회사들의 실적과 성장동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시가총액이 이틀새 19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카카오페이의 증권신고서가 다시 수정돼야 할 것으로 본다. 나승두 SK연구원은 "오래 걸리진 않겠지만 증권신고서 수정을 한 번쯤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정정된 공모가 등이 보수적으로 책정돼 표현 부분에대한 재작성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상장 일정이 또 미뤄지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한다. 이경준 혁신투자자문 대표는 "카카오페이와 금융당국 간의 입장차가 얼마나 좁혀질 수 있을 지가 상장 일정에 가장 큰 핵심 요소로 보인다"며 "6월에 거래소로부터 예비심사 통과를 받아서 올해 안에 상장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점을 카카오페이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카카오페이는 현대해상, DB손보, KB손보, 하나손보, 악사손보, 캐롯손보 등 6개 손보사와 제휴해 운영하던 자동차보험료 비교 가입 서비스를 금소법 계도기간인 이달 24일 이후 종료하기로 했다. 기존 손보사 6곳과는 배너광고 형태로 제휴를 유지한다. 나아가 카카오페이의 '동전모으기', '알모으기' 등 투자 서비스도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투자권유대행은 법인이 아닌 개인만 가능한데, 금융당국은 카카오페이의 이 서비스도 '투자 상품 중개' 행위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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