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교사 예비신랑, 화이자 맞고 백혈병" 예비신부의 눈물

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 2021.09.10 04:00
18~49세 백신 접종 시작을 하루 앞둔 8월25일 서울 서대문구청에 마련된 예방접종센터에서 관계자가 백신을 분주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별일 없겠지? 근데 혹시라도..."

국내 1차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60%를 돌파했지만 부작용에 대한 우려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분위기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접종 예약을 한 사람들은 '맞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다.

백신 접종 이후 사망하거나 큰 후유증에 시달려도 인과성에 대한 조사 진행 등이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신고조차 쉽지 않다는 토로들이 쏟아지고 있다.


30대 건강한 체육교사 접종 후 급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


1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백신접종 이후 이상 반응에 대해 호소하는 글들이 이미 20건을 넘었다. 백신접종 이후 사망하거나 뇌사, 의식불명 등 증상이 심각해 백신 접종에 대한 두려움을 넘어 공포심까지 불러올 정도다.

한 청원인은 예비 신랑이 화이자 1차 접종 후 '급성 골수성 백혈병'에 걸렸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오는 11월 결혼을 앞두고 있어 더욱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20대의 예비 신부는 "예비 신랑은 30대의 체육교사로 평소 술, 담배를 하지 않고 꾸준히 운동을 해오고 있으며 크고 작은 어떤 질병도 없던 사람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 7월28일 화이자 1차 접종을 했으며 이후 한 달이 지나지 않은 지난달 24일 급성 골수성 백혈병 판정을 받았다.

청원글에 따르면 예비 신랑은 접종 이후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었으나 8월6일부터 이상 증상을 보였다. 치과 치료 후에 지혈이 잘 안 되었고 타박상을 당한 다리는 그 이외 부위까지 피멍이 들었다. 8월22일에는 잇몸치료를 받은 지 4시간이 지나도 지혈이 되지 않아 응급실을 찾았다. 이후 혈액검사 결과 등에서 급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청원인은 "평소 무척이나 건강했던 사람이라 검사 결과가 믿기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정부를 믿는 국민들에게 백신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달라"며 "부작용 사례에 있어서 부정만 할 것이 아니라 인과관계를 증명해 더는 저희 같은 억울한 사례가 없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의료진, 관련 없으니 인과성 조사 신청 안돼요"


또다른 청원인은 병원측의 거부로 인과성 신고 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청원인의 아버지는 지난 6월1일 아스트라제네카 1차 접종을 한 후 이틀 뒤부터 이상증세를 보였다. 지금은 급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고 치료 중이다.

청원인은 "당연히 인과성 조사를 위해 백혈병을 가장 먼저 진단한 A병원 응급실 담당의사에게 신고를 요청하려 했으나 '이미 인과성이 없다고 진단했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치료를 시작한 B병원의 의료진 역시 백신과의 백혈병의 인과성 이야기만 나오면 언성을 높이고 100% 아니라고 한다"며 답답해했다.

그러면서 "저는 해당분야 전문가가 아니기에 백신 접종으로 인해 아버지가 백혈병에 걸리셨다고 단언하지 못한다"면서 "하지만 담당 의료진들도 (어떤 이유로)인과 관련이 없다고 단언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진단 의사를 통해서만 접수가 가능한 시스템에서 어떻게 의사들은 그렇게 짧은 시간에 명쾌하게 인과성 100% 없음을 단언하고, 인과성에 대해 묻는 질문에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며 말을 막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반문했다.


백신 부작용은 치료제가 없다?…"접종, 강요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


백신 접종 이후 급성 백혈병에 걸렸다는 사례가 잇따르자 정부는 지난 2일 대한혈액학회의 자문 결과를 토대로 '백혈병은 백신과의 인과성이 없다'고 밝혔다.

항암제와 같은 약물로 인한 백혈병은 보통 수년 이후에 발생하기 때문에 백신을 접종하고 수일 수개월 이후에 급성 골수성 백혈병이 발생한다는 것은 이론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또 기존 백신과 백혈병 간에 인과성이 보고되지 않았다는 점도 판단 근거로 들었다. 김진석 대한혈액학회 학술이사는 "해외의 보고도 없었으며 인플루엔자 백신과 같은 기존의 백신도 백혈병과 같은 암을 유발한다는 보고는 없다"고 했다.

정부의 발표에도 백신 이상 반응에 대한 두려움은 여전하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백신을 맞아야 할까요'라는 글들이 지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가족이 백신 부작용으로 고통 받고 있다는 한 누리꾼은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는 무력감과 누구도 책임지지 않으려 한다는 사실에 가슴이 답답하다"고 했다. 다른 누리꾼은 "코로나는 치료제가 있어도 백신 부작용은 치료제가 없다"며 "백신 접종은 강요할 게 아니라 스스로 선택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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