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카카오에 발등 찍힌 개미들 "대형주라 믿고 샀는데…"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 2021.09.09 15:18
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최근 들어 개인투자자들의 인기 종목으로 꼽히던 대형주들이 잇따라 악재에 부딪히는 상황이다. 반도체주를 시작으로 배터리·게임 분야의 대장주가 쓴맛을 본 데 이어 플랫폼주도 뼈아픈 급락을 겪게 됐다.

9일 오후 3시 12분 현재 카카오는 전일 대비 9000원(6.50%) 내린 12만9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NAVER는 1만500원(2.56%) 내린 39만9000원을 기록 중이다.

NAVER는 개인투자자들의 사랑을 받던 대표적인 종목이다. 올해 들어 전날까지 이들 종목의 개인 순매수 규모는 2조4846억원, 998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규제 이슈가 불거지며 이틀간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7일 '제5차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상황 점검반 회의'를 열고 온라인 플랫폼 서비스에 대한 법 적용 검토 결과를 공개했다.

당국은 핀테크 업체가 소비자에게 금융상품을 소개하는 영업 행위의 대부분을 '광고'가 아니라 '중개'로 봐야 한다고 해석했다. 금소법 계도 기간이 이달 24일로 종료되기 때문에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 뱅크샐러드 등은 문제의 소지가 있는 서비스를 대폭 수정하거나 일시 중단해야 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급락세를 보인 전날에도 개미들의 '플랫폼' 사랑은 여전했다. 지난 8일 외국인과 기관이 카카오를 각각 4357억원, 1940억원 순매도할 때 개인은 홀로 6262억원을 사들였다. 네이버도 마찬가지로 3506억원어치를 샀다.

최근 개인들의 러브콜을 받았던 종목이 잇따라 약세를 보이는 양상이다. 지난달 외국계 증권사에서 제기한 메모리 반도체 피크아웃(고점 찍고 하락) 우려가 불거지며 반도체 대형주가 죽을 쒔다.

올해 개인 순매수 규모 1·2위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불과 일주일 차이를 두고 연중 최저가를 새로 썼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13일 9만8900원, 삼성전자는 20일 7만2500원까지 추락했다.


지난해 증시를 달궜던 BBIG(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의 대표주자였던 배터리주도 마찬가지다. 2차전지 대장주로 꼽히는 LG화학은 개별 악재가 부각되며 주가 하락을 면치 못했다.

LG화학의 경우 GM(제너럴모터스)의 대규모 리콜 사태로 비용 리스크가 불거졌다. GM은 지난해 11월 쉐보레 볼트 EV(전기차) 모델 6만9000여대에 이어 추가로 7만3000대의 차량에 리콜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리콜 규모가 늘면서 비용도 18억달러(약 2조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전기차 배터리를 납품해온 LG에너지솔루션 등 LG 측 주요 계열사의 충당금 부담도 커지게 됐다.

연내 상장이 기대됐던 LG에너지솔루션도 상장 연기 가능성이 제기되며 LG화학 주가는 급락했다. 지난달 한 달간 LG화학 주가는 10% 가까이 빠졌다.

성장 가도를 달렸던 게임 대형주 엔씨소프트도 쓴맛을 맛봤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개인 순매수 상위 8위(1조3290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신작 '블레이드&소울2'(블소2)가 기대에 못 미치면서 주가 급락으로 이어졌다. 한때는 60만원까지 무너지며 52주 최저가를 기록했다. 현재 엔씨소프트 주가는 연초 대비 30% 이상 낮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이번 금융 규제 이슈가 플랫폼주에 실질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지만 투자 심리에는 부정적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플랫폼 수익의 성장 속도 및 사업영역의 확장에 있어 좀 더 신중한 의사결정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번 규제가 네이버와 카카오의 단기적인 연결 손익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나 정부의 규제 의지로 인해 핀테크 사업 관련 투자 심리는 위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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