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이니 나가라" 장모 쫓아낸 남편…죽은 아내 핸드폰엔 끔직한 폭언

머니투데이 류원혜 기자 | 2021.09.09 10:22
지난 7월 사망한 동생이 생전 자신의 남편 B씨와 나눴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라며 유족이 공개한 사진./사진=인스타그램
동생이 남편의 폭언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유족의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유족은 고인과 남편 간의 메신저 대화 내용도 공개했다.

지난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가스라이팅 및 가정폭력으로 제 동생을 죽음으로 몰고 간 부사관의 처벌을 요구합니다'란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고인의 언니라고 밝힌 청원인 A씨는 "대학병원 간호사였던 동생은 직업군인 B씨와 오랜 연애 후 지난해 혼인신고했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지난 6월 B씨는 신혼집에 온 장모에게 화를 내면서 "내 명의의 집이니 나가라"며 캐리어와 이불, 옷 등을 던졌다. 장모는 폭행을 막다가 손톱으로 B씨에게 상처를 남겼고, 이후 B씨는 A씨의 가족에게 5000만원을 요구하며 장모를 폭행죄로 고소하겠다고 협박했다고 한다.

A씨는 "언쟁이 오고가던 중 지난 7월28일 동생은 유언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며 "장례식 내내 B씨는 동생의 휴대전화를 숨기는 등 불안해했다. 이상한 생각이 들어 동생의 핸드폰을 본 결과 상상을 초월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주장했다.

평소 B씨는 고인에게 "모두 네가 잘못한 거다", "나니까 참고 산다", "복종해. 빌어", "내일 친구들 만나지 마. 아프다고 해", "네 가족은 널 딸이라 생각 안해" 등의 발언을 자주 했다고 A씨는 전했다.

A씨는 "B씨가 다른 지역으로 발령된 것은 군대에서 부적절한 사유로 고소 당해 전출된 것이었다"며 "하지만 B씨는 불행의 이유가 동생의 잘못된 내조 때문이라면서 동생을 폭행하고 무릎을 꿇고 빌게 했다. 저희 가족들에게는 사실을 알릴 수 없게 단속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싸움에 지친 동생은 잘못이 없어도 사과했고 B씨는 동생의 모든 것을 통제했다"며 "동생은 2만원짜리 쟁반 하나도 B씨에게 허락을 받지 못하면 살 수 없었다. 가족들은 몰랐다. 동생의 친구들이 장례식 후 동생이 남편 B씨 때문에 힘들어 했다는 소식을 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동생은 가족에게 차마 알릴 수 없다며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하려 했다. B씨와의 관계가 사랑이 아닌 줄도 모른 채 10년간 지배 당하고 괴로워하다 끝내 숨진 것"이라며 "B씨와 그의 가족들은 지금도 저희에게 동생의 유품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A씨는 "동생 장례식장에 조문온 자신의 친구에게 B씨가 '이제 숨 좀 쉬고 살겠다', '나 하고 싶은 거 하고 살아야지', '내가 입 열면 이 집 다 끝이야'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며 "B씨가 동생에게 저지른 일은 계속 발견되고 있다. 불쌍하게 짧은 생을 마감한 동생의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이 청원은 9일 오전 10시 기준 2만3000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지난 7월 사망한 동생이 생전 자신의 남편 B씨와 나눴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라며 유족이 공개한 사진./사진=인스타그램
유족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고인과 B씨와의 메신저 대화 내용도 공개했다. 여기에는 B씨가 고인에게 대리 시험(군 인사고과 평가)을 부탁한 정황이 담겼다. B씨는 답장을 빠르게 받지 못하자 "XX 진짜 살다 살다 너 같은 XXX은 처음 본다", "너 같은 X은 너랑 똑같은 사람이랑 살아야 해" 등 욕설을 쏟아냈다.
지난 7월 사망한 동생이 생전 자신의 남편 B씨와 나눴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라며 유족이 공개한 사진./사진=인스타그램
또 B씨는 고인이 앞치마를 사지 않았다는 이유로 "밥 먹지 말고 시킨 것부터 해. 뭘 잘했다고 밥을 먹어"라고 타박했다. 구매한 앞치마의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기분 더럽게 하네. 제 맘대로 고른다"고 화도 냈다. 이 외에도 자신이 추천한 영화에 대해 고인이 '그닥'이라고 했다는 이유로 "취향 진짜 유치하다. 제발 생각 좀 하고 말해라. 정신 차려라" 등 발언을 했다.

한편 가스라이팅은 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그 사람이 스스로를 의심하게 만듦으로써 타인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위를 뜻한다. 가정, 학교, 연인 등 주로 밀접하거나 친밀한 관계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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