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까스텔바작의 2분기 매출액은 2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0억원으로 전년비 74.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비용 증가로 당기순적자로 13억을 기록하며 순이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2분기는 전통적인 골프 성수기로 골프용품과 골프웨어 매출이 급증하는 시기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COVID-19) 확산으로 해외여행길이 막히면서 골프가 해외여행의 대체 취미로 부상했고 2030세대의 골프 시장 유입으로 골프업계는 역대급 호황을 맞았다. 이에 글로벌 골프용품 브랜드 타이틀리스트와 풋조이를 보유한 아쿠쉬네트의 경우 2분기 매출액이 90.6% 급증했고 영업이익은 무려 755.3% 늘어나는 기록적인 실적을 거두기도 했다.
패션그룹형지의 계열사 까스텔바작은 2015년 국내에 골프 브랜드를 론칭해 2016년 10월 까스텔바작 글로벌 상표권을 인수한 골프웨어 전문기업이다. 하지만 코로나발 골프 호황에도 까스텔바작의 실적은 작년부터 부진을 면치 못했다. 2018년 923억원이던 연 매출은 2019년 814억원으로 11.9% 줄었고 2020년에는 673억원으로 17.3% 추가 감소했다. 대부분의 골프웨어가 놀라운 실적을 나타낸 올해 2분기조차 매출을 간신히 유지하는데 그쳤고 이익은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까스텔바작의 부진 배경에는 골프웨어 시장 경쟁 심화와 MZ세대(18세~34세)의 골프웨어 소비 특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갑작스런 골프웨어 호황으로 패션업계에 신규 골프웨어 출시가 잇따르면서 2021년 9월 기준 국내 골프웨어 브랜드 수는 150여개에 달하고 있다. 이 가운데 약 50여개는 지난해부터 올해 사이에 새롭게 론칭된 브랜드다. 신생 브랜드는 골프웨어 시장에 새롭게 진입한 2030의 취향에 맞춘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즉 2030의 까스텔바작 같은 전통적인 골프웨어에 대한 선호도가 높지 않았던 것이다. 특히 까스텔바작 특유의 필기체(레터링) 디자인에 대한 젊은 세대의 거부감이 높았다.
실적 부진에 까스텔바작은 연초 박신혜를 새로운 모델로 선정해 뒤늦게 2030 소비자를 겨냥한 마케팅을 개시했다. '아줌마, 아저씨들의 골프웨어'라는 시장의 편견을 벗기 위해 디자인도 젊은 감성으로 개편하는 중이다.
이어 3월에는 패션그룹형지 창업주인 최병오 회장의 장남 84년생 최준호씨를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30대 대표이사로 선임된 최 대표는 까스텔바작의 2030 골프웨어 시장점유율 확대라는 과제를 짊어지게 됐다.
까스텔바작은 지난달 아마존 입점을 시작으로 LA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며 북미시장 진출을 위한 시스템 구축에도 나섰다. 프랑스 오리지널 골프웨어라는 장점을 살려 국내 시장의 10배 규모인 100조에 달하는 북미 골프시장에 진출한다는 것이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까스텔바작은 골프웨어 시장 경쟁 심화 및 소비심리 위축, 비효율적인 오프라인 매출 축소 등으로 분기 매출이 감소했다"며 "올해는 골프의류 뿐 아니라 골프용품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신규 골프웨어 브랜드 인수, 해외 진출 확대 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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