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넘기 코치가 성폭행…16살 선수는 자기 탓이라고 한다"

머니투데이 류원혜 기자 | 2021.09.08 11:01

"코치는 발뺌, 조카는 꿈 포기"…선수 가족 엄벌 촉구 청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학생인 줄넘기 국가대표 선수가 1년간 코치로부터 성폭행 당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된 가운데, 선수 가족이 피의자 엄벌을 촉구했다.

8일 경기 의정부경찰서에 따르면 줄넘기 코치 A씨(25)는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줄넘기 국가대표 선수 B양(16)을 1년간 성폭행한 혐의로 피소돼 수사를 받고 있다.

피해 중학생 B양의 고모라고 밝힌 청원인은 지난 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16살 어린 조카가 삶의 끈을 놓지 않게 도와주세요'란 제목의 글에서 "처음 조카가 삶의 끈을 놓으려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실감이 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조카는 '그냥 아무에게도 얘기하지 말 걸 그랬어요, 다 제 잘못이에요'라고 했고, 저는 '괜찮아, 다 잘 될 거야'라는 말밖에 못 했다"며 "길어지는 진실 규명과 코치의 발뺌, 협박에 괜찮아지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고 토로했다.

청원인은 "조카는 7살 때부터 10년간 줄넘기만 했다. 국가대표 하나만 바라보고 열심히 운동만 한 조카에게 코치는 자신의 권력을 남용해 1년간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해 왔다"며 "조카에게 자신의 집에서 합숙하라고 하고 부모에게는 '다른 선수들도 함께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싫다는 조카에게 '부모에게 말하면 줄넘기를 못 하게 하겠다'고 (협박)했다고 한다"며 "온갖 협박과 괴롭힘으로 조카는 육체적, 정신적으로 이미 피폐해졌다. 자신의 꿈인 줄넘기까지 포기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조카가 서서히 삶의 끈을 놓으려 해서 걱정된다. 제발 조카가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도와달라"며 "안하무인으로 행동하는 성폭행범에게 죄를 지었으면 죗값을 받는다는 걸 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청원은 8일 오전 10시30분 기준 1만8000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B양 부모에 따르면 A씨는 훈련 도중 B양에게 성관계를 요구했다. A씨는 B양이 아프다고 거절하면 "내가 널 이뻐해서 그러는 거다", "내가 호구로 보이냐"고 말했다.

B양은 오히려 A씨에게 "미안하다. 내 탓이다", "내게 기회를 달라"고 하는 등 압박당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루밍(grooming) 성범죄 의혹도 나온다. 그루밍 성범죄는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호감을 얻는 등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성폭력을 가하는 것이다.

최근 이 사실을 안 B양 부모는 지난달 29일 A씨를 경찰에 고발했다. A씨는 성폭행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재까지 A씨 자택 등 현장 조사와 B양 진술 조사를 진행했다. 조만간 A씨를 소환할 예정이며 추가 피해자가 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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