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요즘 조경 관련 아르바이트로 일주일에 500달러(약 58만원) 정도를 번다. 음원을 만들어 스트리밍 플랫폼에 올리는데 여기서도 일부 수익이 난다. 최근 브릴스의 가장 큰 관심사는 가상화폐다. 그는 "의사나 변호사가 되려면 대학교육이 필요하지만 지금 나에겐 학교 밖에서 얻는 기회들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대학 진학을 포기하는 남성들이 점점 늘면서 전체 대학생 10명 중 6명은 여성, 4명은 남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5년 미국 4년제 대학에서 여학생 수가 남학생을 추월한 이후 남녀간 교육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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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대학생 중 남성은 40% 불과 …졸업생 비율도 여성이 더 높아━
젊은 남성들이 대학교육에서 이탈하는 경향은 지난 40년 동안 벌어진 일이지만 최근 더욱 급격해졌다고 WSJ는 전했다. 대학별로는 4년제 대학의 성별 격차가 가장 컸다. 국립학생정보기관에 따르면 2020~2021학년도 미국 4년제 대학의 여학생 비율은 61%로 역대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미국 명문 대학인 캘리포니아대학교(UCLA) 역시 남학생 비율이 2013년 가을학기 45%에서 2020년 가을학기 41%로 낮아졌다. 이 기간 UCLA 학부 정원이 3000명 정도 늘었지만 90%를 여학생들이 차지했다. UCLA 사무국의 율론다 코프랜드 모건은 "남성 지원자들의 경쟁력이 뒤떨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남성들의)지원 자체가 적었다"고 말했다.
남녀 학생수 격차는 고스란히 졸업생 비율로 이어진다. 미국에서 2012년에 입학해 2018년까지 졸업장을 받은 여성 비율은 65%인데 비해 남성은 59%로 집계됐다. 버몬트주 버몬트대학교의 경우 4년 뒤 졸업하는 남성 학부생 비중이 55%로 여성 70%에 훨씬 못 미쳤다.
국립학생정보기관의 더글라스 샤피로 전무는 "이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앞으로 몇 년 안에 여학생 2명이 대학을 졸업할 때 남학생 학위 수여자는 1명에 불과할 것"이라며 "남성 대학 졸업자 비율이 여성의 절반에도 못 미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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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학자금에 부담 느껴 …교육·학문 경멸하는 인식도 더 강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대학 등록금에 대한 저항감은 더 큰 상황이다. 미국 오하이오주 볼링그린주립대학교에 입학했던 잭 바쏠로뮤(19)는 1년도 채우지 못하고 자퇴했다. 그는 "비싼 등록금을 내고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받는 것이 혼란스러웠다"며 "그래픽 디자인 입문과정에 많은 돈을 지불하는 것이 무의미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2019년 봄학기에 비해 2021년 봄학기 대학에 등록한 학생은 약 70만명 감소했는데 이 중 남자가 78%를 차지했다. 가계의 재정부담이 가중되자 다수의 젊은 남성들이 학교를 그만두고 일터로 나섰다고 WSJ는 분석했다. 막대한 학비를 내고 다닐 만큼 대학이 매력적이지 않다는 인식이 강해졌다.
WSJ는 아직까지 미국에선 남성의 고등교육 이탈을 사회 문제로 보고 해결하려는 접근법이 낯설고 다양한 난관이 존재한다고 전했다. 버몬트 대학에서 2006년부터 정신건강 관련 상담을 해온 키이스 스미스는 "남학생이 음주나 마약문제에 취약하다는 점을 발견하고 학내 남성센터를 만들자고 제안했으나 무산됐다"며 "왜 특권층에게 더 많은 자원을 주느냐는 반발이 심했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산업·금융·정치 등 미국 사회 전 분야에서 남성들이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남성을 위한 지원책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위스콘신대학교 교육대학 제를란도 잭슨 교수는 "사회적으로 유리한 입지에 있는 백인 남성을 지원해 줄 대학은 거의 없다"며 "국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백인 남성 그룹이 많지만 사실상 이들을 돕는 제도는 마련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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