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둑에 쓰러진 치매 할머니, 40시간 지킨 백구…'명예119구조견' 임명

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 2021.09.06 17:24
의식을 잃은 채 논둑에 쓰러진 90세 치매 할머니 곁을 지킨 백구가 '명예 119 구조견'이 됐다.

6일 충남도와 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홍성소방서는 이날 홍성군 서부면 심금순(64·여)씨 반려견 백구에 명예 119 구조견 임명장과 계급장을 수여했다. 임명장 수여식에는 양승조 충남지사, 도의원, 홍성경찰서장, 홍성소방서장 등 지역 기관장들이 대거 참석했다.

백구가 우리나라 첫 명예119구조견으로 임명된 것은 치매환자인 90세 할머니가 길을 잃어 논둑에 쓰러졌을 때 곁을 떠나지 않고 지킴으로써 구조에 결정적 기여를 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25일 오전 홍성군 서부면에서 전날 오후 11시를 마지막으로 어머니인 김씨가 보이지 않는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경찰은 인근 농장의 CC(폐쇄회로)TV에서 마을 밖으로 벗어나는 김씨 모습을 확인하고 마을 주민과 함께 수색에 나섰지만 26일 오전까지 찾지 못했다.

경찰은 소방본부와 공조를 통해 오후에 다시 수색에 나섰고 약 3시간 뒤인 이날 오후 3시 30분쯤 열화상 탐지용 드론으로 작은 생체 신호를 포착했다. 벼가 무성히 자란 논 가장자리 물속에 쓰러져있는 김씨를 지키는 백구의 체온이 감지된 것이다.


발견 당시 저체온증을 호소한 김씨는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가까운 병원으로 이송되어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양 지사는 "코로나 19로 모두가 힘든 시기에 백구는 믿을 수 없는 기적을 만들어 모두를 감동케 했다"면서 "백구가 보여준 것은 주인을 충심으로 사랑하는 행동 그 이상으로 사람도 하기 어려운 지극한 효와 같다"며 대견스러워했다.

견주 심씨도 "유기견이었던 백구가 3년 전 큰 개에게 물렸을 때 도움을 주며 인연을 맺었다"며 "유독 어머니를 잘 따른 백구가 은혜를 갚은 것 같아 고맙다. 가족이나 다름없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한편 소방청은 지난해 4월 사람을 구한 동물을 명예 소방 견으로 임명할 수 있는 '명예소방관 및 소방홍보대사 운영에 관한 규정'을 제정했다. 백구는 '전국 1호 명예119구조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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