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노재팬' 2년…일본차 3사, '하이브리드'로 불매운동 이겨냈다

머니투데이 이강준 기자 | 2021.09.07 05:50
토요타코리아가 18일 오전 서울 성동구 AP어게인에서 '2022년형 뉴 캠리'를 선보이고 있다. '뉴 캠리'는 하이브리드와 가솔린 두 가지 파워트레인으로 출시되며 가격은 3669만원부터 4357만원이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 노노재팬에 직격타를 맞았던 토요타·렉서스·혼다가 친환경 트렌드에 힘입어 부진을 털어내고 있다. 국내에도 저탄소 기조가 이어지고 있지만 전기차·수소차 인프라는 아직 부족한 상황에 일본차 브랜드의 강점인 '하이브리드'가 각광받은 덕분이다.

6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렉서스의 올해 8월 판매량은 933대로 전년 동월 대비 32.7%가 상승했다. 토요타는 467대로 7.9%가 올랐다. 최근 가장 부진했던 혼다는 518대를 판매해 114.9%가 늘었다.

올해 누적 기준으로도 꾸준한 상향세다. 렉서스는 올해 1~8월 판매량이 6828대로 전년 동기 대비 35.2%가 올랐다. 같은 기간 토요타는 16.4% 오른 4375대, 혼다는 38.9%가 상승한 2532대를 판매했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은 한일 외교 갈등에 일본이 반도체를 만드는 데 필요한 핵심 원료들을 팔지 않겠다는 경제 보복으로 대응하면서 2019년 6월말부터 시작됐다. 높은 연비와 고급스러운 주행감으로 국내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일본차는 직격탄을 맞았다. 벤츠 등 독일 브랜드로 소비자들이 돌아서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가장 결정적이었던 계기는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에 시작된 '세자리 번호판' 정책 때문이었다. 기존 두 자리 번호판의 일본차들은 노노재팬 이전에 구매한 차, 세 자리 번호판의 일본차는 불매운동 이후에 구매한 차라는 일종의 '표시막'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압도적인 인기를 끌었던 토요타의 렉서스는 고가에도 국내에서 2016년부터 매해 1만대 이상 팔리던 스테디셀러였다. 그러나 2019년 1만2241대에서 지난해 8911대로 급감하며 이 기록도 깨졌다. 프리우스, 캠리 등으로 2017년부터 3년 연속 1만대 이상 판매한 토요타도 고전했다. 2018년 1만6774대에서 2019년에는 1만611대, 지난해에는 6154대로 전년 동기 대비 절반 가량 감소했다.

혼다는 2017년 1만299대를 판매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2018년 7956대, 2019년 8760대를 판매했다. 지난해에는 3056대로 2019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닛산·인피니티는 당시 국내 판매량 급감 영향으로 한국에서 철수를 결정하기도 했다.



전기차 시대 도래가 '일본차' 부활 신호탄됐다…충전 인프라 부족으로 '하이브리드' 수요↑


그러나 올해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면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테슬라가 선도하던 시장에 현대차·기아를 비롯해 여러 완성차 업체가 속속들이 전기차 신차를 내놓으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오히려 '하이브리드'가 더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전기차의 1회 충전시 최대 주행가능 거리가 궤도에 올라서고, 초고속 충전 등 충전속도의 기술 발전도 있었지만 여전히 '인프라 부족'이라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주행거리에서 자유로운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하이브리드(HEV)가 인프라 확충전 전기차의 대체재로 자리잡았다.

일본차 브랜드들은 거의 웬만한 모델엔 하이브리드 모델이 있을 정도로 친환경차 시장에선 강세를 보인다. 일반 내연기관차 모델보다 하이브리드가 압도적으로 더 많이 팔리는 경우가 대다수다. 렉서스 ES 가솔린 모델의 판매량은 미미한 반면 하이브리드 ES300h는 매달 국내서 가장 많이 팔린 수입차 10위권 안에 꾸준히 들었을 정도다.
렉서스 뉴 LS500h
신차 출시도 끊이지 않았다. 혼다의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 CR-V에 이어 토요타는 미니밴 시에나 최초로 '하이브리드' 모델을 국내에 출시했다. 렉서스는 벤츠 S클래스 경쟁 모델 LS 하이브리드 모델도 올해 초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이달말 스테디셀러 ES300h의 부분변경 모델도 출시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일본차들의 성장세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고있다. 불매운동의 위세가 예전같지 않고, 검증된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수요는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차를 구매하는 데 있어서 '국적'은 이제 잊혀진 지 오래"라며 "일본차의 상품성은 검증된바 있기 때문에 판매량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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