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전국택배노조는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에게 대리점을 포기하라고 요구한 사실이 없다"며 "폭언과 욕설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다음 날 공개된 택배노조 김포지회 SNS 대화방 내용에는 일부 강성 노조원들이 소장에 지속적으로 욕설과 폭언, 조롱을 한 내용이 담겨 논란이 됐다.
일부 언론이 입수한 택배노조 김포지회의 단톡방 내용에는 지난 6월 '소장이 쓰러져 입원했다'는 소식에 "나이롱 아니냐" "휠체어는 안 타냐" 등의 조롱과 함께 "XXX끼 XX신이" "XX끼" 등 욕설이 난무했다.
특히 노조원 B씨는 대화방에 "여기 계시는 노조 동지분들 때문에 A씨가 일단 대리점 포기를 한 상태입니다. 앞으로 더 많은 투쟁으로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해야 됩니다"고 썼다. 이에 노조원 C씨는 "A씨는 보냈지만 지금부터가 중요할 듯합니다. 더 힘내서 대리점 먹어봅시다"고 답했다.
B씨와 C씨는 A씨가 유서에서 자신을 괴롭힌 노조원으로 지명하고 실명을 공개한 이들이다.
이에 대해 전국택배노조 측은 "대리점을 먹어보자거나 욕설을 한 대화글이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면서도 "이는 모두 노조원들만 있는 SNS 대화방에만 게재된 내용이다. 노조가 A씨 대리점을 차지하려 했다면 입찰에 직접 참여했을 텐데 그런 정황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욕설에 대해서는 "고인이 없는 대화방에서 고인에 대해 말한 내용을 '고인에 대한 폭언'이라고 할 수 있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기 김포에서 CJ대한통운 택배대리점을 운영하던 A씨는 지난 30일 오전 11시53분쯤 김포시 한 아파트에서 극단적 선택을 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치료 중 숨졌다.
당시 A씨는 현장에 '택배노조의 불법 파업과 집단 괴롭힘을 견딜 수 없다'는 내용의 A4 용지 2장 분량의 유서를 남겼다.
유족 측이 공개한 유서에 따르면 A씨는 "처음 경험해본 노조원들의 불법 태업과 쟁의권도 없는 그들의 쟁의 활동보다 더한 업무방해, 파업이 종료되었어도 더 강도 높은 노조 활동을 하겠다는 통보에 비노조원들과 버티는 하루하루는 지옥과 같았다"며 "버텨보려 했지만 그들의 집단 괴롭힘,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태업에 우울증이 극에 달해 버틸 수 없는 상황까지 오게 됐다"고 호소했다.
해당 대리점에서 근무하는 배송기사는 17명으로, 그중 12명이 택배노조 소속이다. 이씨는 유서에 지회장을 비롯한 조합원 12명의 이름을 적고 "너희들로 인해 버티지 못하고 죽음의 길을 선택한 한 사람이 있었단 것을 잊지 말길 바란다"고 쓰기도 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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