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에 담배 셔틀 당한 60대女… "담부터 안 그런다니 용서"

머니투데이 이창섭 기자 | 2021.08.29 07:31
10대 남학생이 60대 여성의 머리를 꽃송이로 수차례 가격하며 이른바 '담배 셔틀'(대리구매)를 요구한 영상이 공개돼 공분을 산 가운데 피해자 여성이 가해자를 용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지난 28일 '(심각) 개념탈주 10대'라는 제목으로 교복을 입은 남학생이 길가에 쪼그려 앉은 60대 여성에게 시비를 거는 영상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심하다. 경기도 모 도시 관X고 라고 한다"며 "17세 학생이 60세 아주머니께 담배 셔틀을 지시하면서 욕설과 폭력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영상에서는 A(17)군이 꽃송이로 60대 여성 B씨의 머리를 수차례 가격하며 "야, 니 남친 어딨어. 헤어졌냐"고 조롱했다. 이어 "담배 사줄거야, 안 사줄거야. 그것만 딱 말해"라고 협박했다.

B씨가 "안 사"라고 말하며 일어서자 A군은 "자리 옮기지마"라며 재차 위협했다. 그러자 B씨는 "나이가 몇 살인가, 학생 신분 아닌가"라고 물었고 A군은 "열일곱, 열일곱, 열일곱"이라며 막대기로 여성의 머리를 수차례 때렸다.

B씨가 "열일곱(살)인데 어른한테 왜 이러냐. (내)나이 60(살), 개띠다"라며 저항했지만 A군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자리를 피하려는 B씨를 따라가 "담배 사 달라"며 머리와 팔 등을 더 때렸다.


당시 현장에는 욕설을 한 A군 외에도 다른 남학생 1명과 여학생 2명 등 총 4명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A군의 행동을 저지하지 않았고 오히려 영상을 촬영한 여학생은 촬영 내내 "진짜 웃겨" 등의 말을 뱉으며 동조했다.

가해자 A군이 피해 여성 B씨를 협박·조롱하면서 사용했던 국화꽃은 인근 소녀상 앞에 놓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SBS에 따르면 소녀상 앞 시장에서 나물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B씨는 A군 등으로부터 담배를 사달라는 요구를 받았다면서도 "다음부터 안 그런다고 약속했다"며 '용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경기 여주경찰서는 전날(27일) 밤 관련 신고를 받고 A군 등 10대 4명의 신원을 파악해 입건했다. 경찰은 조만간 보호자와 함께 A군 등을 불러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A씨를 비롯한 가해 학생들에 대한 신상 공개와 처벌을 촉구하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이날 올라온 해당 글은 청와대 홈페이지 공개 전 1500명의 동의를 얻어 청와대가 공개를 검토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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