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소2' 흥행부진에 시총 4조 증발…고개숙인 게임名家[인싸IT]

머니투데이 윤지혜 기자 | 2021.08.28 19:00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사진=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가 신작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블레이드&소울2'(블소2) 출시 이틀 만에 고개를 숙였다. 이용자 사이에서 '무늬만 다른 리니지'라는 비판이 이어지며 주가가 폭락하자 황급히 대안을 내놓은 것이다. 올 하반기 실적을 견인할 줄 알았던 블소2가 초반 흥행에 참패하면서 이틀 동안 시가총액이 4조원이나 빠졌다.


블소2 출시 이틀만에 시총 4조 증발…무슨 일이야?


엔씨소프트는 지난 27일 블소2의 '영기' 시스템을 개편한다고 밝혔다. 영기는 캐릭터의 경험치와 아이템 획득 효과를 늘려주는 시스템으로, 블소2의 핵심 수익모델(BM)이다. 이용자들은 이 시스템이 과도한 과금을 유도한다며 "블소 탈을 쓴 리니지"라고 혹평했다. 엔씨소프트는 블소2 출시 전 "과금 부담을 낮췄다"고 강조했지만, 이용자들은 달라진 게 없다는 평가다.

결과는 참혹했다. 증권가에 따르면 블소2 첫날 일매출은 15억원 내외로 추정된다. 이는 30억원 중후반대를 기록할 것이란 시장 기대치의 절반 수준이다. 첫 출시일 매출이 반짝효과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 3분기 일평균 매출은 더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구글플레이 인기 1위 자리도 넷마블의 신작 '마블 퓨처 레볼루션'에 내준 상태다. 매출 기준으로는 11위에 그쳤다.

이에 엔씨소프트 주가도 곤두박질했다. 엔씨소프트는 26일 주가가 15.29% 급락한 데 이어 27일에도 7.05% 떨어진 65만9000원에 마감했다. 지난 5월 7일(64만6000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장중에는 65만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이틀간 증발한 엔씨소프트 시총만 3조9000억원 수준이다.

이에 엔씨소프트는 과금요소를 완화하고, 모든 이용자에게 보상 아이템을 지급하기로 했다. 엔씨소프트는 "출시 후 심려를 끼친 점 깊게 사과한다"라며 "앞으로도 이용자 의견과 건의를 경청해 게임 서비스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블소2 비상등…엔씨 하반기 실적엔 '빨간뿔'


블소2는 2012년 출시된 PC 온라인게임 '블레이드앤소울'을 모바일 게임으로 재해석했다. 원작 블소는 6년간 500억원의 개발비를 투입한 대작이다. 무협 콘셉트와 동양풍 그래픽으로 아시아뿐 아니라 북미·유럽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이에 업계에서는 블소2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IP(지식재산권) 의존도를 낮추고 글로벌 매출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 블소2는 사전예약에만 748만명이 몰리며 국내 최다 기록을 다시 썼다. 출시 전날인 25일까지도 19세·12세 두 개 버전이 구글플레이 1,2위를 차지해 흥행 기대감을 높였다. 김택진 대표 역시 지난 2월 간담회에서 "불가능하리라 생각했던 기술적 한계를 깨뜨렸다"며 "다중접속(MMO) 영역에서 액션의 정점을 찍는 게 목표"라며 자신했다.


그만큼 초반 부진은 예상 밖이라는 평가다. 문제는 엔씨소프트 하반기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엔씨소프트 올 상반기 매출은 1조5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695억원으로 62% 급감했다. 리니지M·리니지2 실적이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는 데다, 지난 5월 선보인 신작 트릭스터M도 이렇다 할 반향을 일으키지 못해서다.


리니지W가 엔씨 살릴까…"리니지식 BM부터 고쳐야"


엔씨소프트는 '리니지W'를 연내 글로벌 통시 출시한다.
엔씨소프트는 연내 출시할 리니지W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리니지W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4년간 공들인 야심작이다. 연내 전세계 동시 출시를 앞두고 있다. 기존 2D(2차원) 그래픽을 풀(full) 3D로 변경하고, 전세계 이용자가 동시에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글로벌 원빌드'로 구축했다. 모바일뿐 아니라 PC·콘솔 등 다양한 플랫폼에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리니지식 BM을 변경하지 않으면 블소2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트릭스터M 역시 리니지와 같은 게임성으로 "귀여운 리니지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블소2 출시 초반 기대치 미달은 뽑기 시스템에 기반한 과도한 과금체계에 대한 이용자의 불만과 피로감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동륜 KB증권 연구원 역시 "블소2의 게임 내 경험과 BM은 리니지M·리니지2M과 유사하다"라며 "트릭스터M과 블소2까지 이어지는 유사한 이용자 경험으로 인해 게임간 차별화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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