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전한데..." 대규모 인력채용 나선 여행 스타트업, 왜?

머니투데이 이민하 기자 | 2021.08.24 14:14
국내 주요 여행 스타트업들이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한 사업 채비에 본격 나섰다. 대규모 투자유치로 '군자금'을 확보하는 한편 인력 확보에도 적극적이다. 사업적으로는 국내 여행상품 확대뿐 아니라 아직 회복이 더딘 해외 여행까지 준비하는 모습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기에 급증할 여행 수요를 먼저 흡수해 시장 우위를 점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여행 스타트업들은 코로나19(COVID-19) 발생 초기에는 이용자가 급감하면서 생존 위기에 내몰렸다. 대부분의 업체가 해외 여행상품을 위주로 사업모델을 구축했던 탓에 타격이 컸다. 3~4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분위기가 반전됐다. 상품군을 해외 여행 대신 국내 여행으로 전환하고, 비대면 여행 콘텐츠 개발하는 등 팬데믹에 발 빠르게 대응한 것이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 실제 마이리얼트립, 트리플 등은 지난 1년 새 국내 상품 거래가 2000% 이상 증가했다. 예약건수나 거래액은 코로나19 이전 상황을 웃돌았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마이리얼트립은 이날 회사 설립 이후 첫 온라인 채용설명회를 진행했다. 이동건 대표부터 정재훈 개발총괄이사, 김도아 운영총괄이사 등 회사의 주요 임원부터 개발자, 디자이너 등 실무자들이 총출동해 인력 충원에 나섰다. 우수 인력 채용을 위해 1년 근속 후 1000만원 상당의 여행 지원금 또는 1등석 항공권, 전 세계 원하는 지역 내 2주간 원격근무 등 파격적인 입사 조건을 내걸었다.

마이리얼트립은 지난달부터 국내 여행 스타트업들 중 가장 먼저 해외 여행 서비스를 재개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1년 6개월만이다. 그동안은 국내 여행상품에 집중하면서 해외 랜선투어 등 비대면 콘텐츠들을 선보여왔다. 해외 여행상품은 여행객들이 안심하고 떠날 수 있는 여행지를 우선 소개하고, 순차적으로 유럽, 동남아 등 다양한 여행지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첫 여행 지역은 하와이, 사이판, 괌 등의 대표 휴양지다. 여행 상품은 자유여행·패키지 등 총 10종이다. 해당 여행지는 현재 백신 미접종자도 여행이 가능한 지역이다. 접종자는 출입국가 모두에서 자가격리가 면제된다.

이동건 마이리얼트립 대표는 "코로나19 시기 동안 급증한 국내 여행과 코로나 시기 이후 회복할 해외 여행 수요를 대비한 대규모 인력 채용"이라며 "코로나19 종식 이후 여행 시장을 선점, 글로벌 여행앱으로 도약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생존 위기를 성장 기회로 바꿔…글로벌 여행 플랫폼 노린다


여행 플랫폼 트리플은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내걸고 인력 채용을 진행 중이다. 하반기에만 50명 안팎의 개발자를 채용할 계획이다. 구직자의 개발 경력 여부를 따지지 않고, 과제 해결 능력만 보는 채용 방식을 내걸었다. 입사자에게 스톡옵션과 3년 근속 시 해외 근무 1개월, 체류 지원비 300만원 등을 지원한다.


여행자의 개별 수요에 맞춘 '초개인화 여행 서비스'를 표방하는 트리플은 마이리얼트립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급성장 계기를 맞고 있다. 1년새 거래액은 2100% 증가, 누적 가입자 수는 650만명으로 늘어났다. 성장세에 힘입어 지난해 말에는 200억원 투자유치, 누적 620억원 투자 받아 실탄을 확보했다. 한국투자파트너스, DSC인베스트먼트 등 국내 유명 투자사뿐 아니라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선택을 받은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 야놀자가 이 회사의 투자자로 참여했다.

비대면 여행 콘텐츠를 기획·제작하는 가이드라이브는 최근 KB인베스트먼트로부터 10억원 규모의 초기 단계(프리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2019년 설립된 가이드라이브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해외 실시간 랜선투어를 출시하는 등 안내인의 스토리텔링 방식의 여행 콘텐츠로 비대면 여행 추세 속에서 두각을 보였다.

이 회사는 지역별 우수 가이드와 분야별 전문 도슨트(전시회 해설), 로컬 크리에이터와 연계해 색다른 콘텐츠를 제작한다. 기존 여행사와 달리 연예기획사와 유사한 형태로 전세계 현지 전문가를 활용한다는 설명이다. 이번 투자유치를 계기로 기존 해외 실시간 랜선투어와 국내 지역여행 상품뿐 아니라 프리미엄 해외 여행 패키지 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김지형 가이드라이브 대표는 "수준 높은 여행 상품을 자체적으로 기획·제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 점이 경쟁력"이라며 "지역별·분야별 최고의 가이드들과 함께 국내외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여행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미디어 액셀러레이팅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베스트 클릭

  1. 1 "비명 들었다" 아이 5명 모두 실종…11년 만에 유골 찾았지만[뉴스속오늘]
  2. 2 "개그맨들에게 폭력·따돌림 당해"…'뜬금 은퇴→해외행' 천수정 폭로
  3. 3 박수홍 법인 지분이 조카에…"비상식적" 세무사 의심에 친형이 한 말
  4. 4 [단독]유승준 '또' 한국행 거부 당했다…"대법서 두차례나 승소했는데"
  5. 5 "비 와서 라운드 취소"…4시간 걸려도 직접 와서 취소하라는 골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