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부가세제도 변화의 함정

머니투데이 중기협력팀  | 2021.08.23 17:40
이용표 에이티솔루션 대표/사진제공=에이티솔루션
국내 다수의 기업이 아마존을 통해 유럽 이커머스에 진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7월1일부터 적용되고 있는 새로운 '유럽연합(EU) 부가세 제도'를 알아보고 아마존 셀러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자.

이번 부가세 제도 변경에 따른 변화는 크게 3개로 분류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이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재화를 공급할 때 판매 부가세에 대한 신고납부 책임이 플랫폼으로 이전됐다는 점이다.

즉, 아마존을 포함한 플랫폼 사업자는 셀러가 판매한 상품에 대한 매출부가세를 국가별로 징수·납부할 책임을 지게 됐다. 여기서 플랫폼 사업자란, 아마존을 포함한 유럽 내 사업자뿐 아니라 유럽 외에서 유럽으로 판매(역직구)하는 플랫폼 사업자도 포함한다.

두 번째 변화는 판매자 또는 플랫폼이 '원스톱 VAT 간소화 시스템'(OSS, One Stop Shop)과 '원스톱 관부가세 간소화 시스템'(IOSS, Import One Stop Shop)을 통해 부가세 신고를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변경한 것이다.

OSS는 유럽 내 재고를 판매하는 경우 해당하며 IOSS는 유럽 밖에서 유럽으로 판매할 때 해당된다. 유럽으로 특송 시 셀러를 지원하기 위해 국제 물류기업인 DHL과 Fedex는 각각 회계법인 PwC와 KPMG와 협업해 IOSS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세 번째는 부가세 면세가 되는 기준 하한선이 삭제돼 유럽 외에서 유럽으로 판매하는 모든 상품이 부가세 납부 대상이 됐다는 점이다.

여기서 두 번째와 세 번째 변화가 사업에 미치는 영향은 사실상 없다고 할 수 있다. 중요한 부분은 첫 번째 사항이다.

부가세 신고납부 책임이 플랫폼에 전가된다는 점은 언뜻 보기에 셀러에게 유리한 것으로 보인다. 복잡한 부가세 계산과 신고·납부의 책임을 플랫폼이 수행하니 셀러는 부가세로부터 자유로워진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셀러가 플랫폼에서 판매하기 위해 국가별 부가세 번호를 등록하고 신고를 하는 의무는 기존과 동일하다. 매출 부가세를 계산해 신고·납부하는 대신 플랫폼에 대한 deemed B2B 매출을 신고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매출 부가세를 아마존이 원천징수하고 순 매출을 셀러에게 지급하므로 셀러의 캐시 플로(현금흐름, Cash Flow)가 감소하게 되는 것이다. 그동안은 부가세를 고객으로부터 먼저 수취하고 월별 또는 분기별로 신고납부가 이뤄졌다. 이에 따른 캐시 플로를 판매자가 향유해 왔다. 바뀐 정책상 매출 부가세를 플랫폼이 원천징수하게 됨에 따라 셀러의 캐시 플로가 감소하게 되는 것이다.

또 유럽 판매를 위해 아마존에 입고하려면 수입통관이 필요하고 수입부가세를 납부해야 한다. 판매가 아마존을 통해서만 이뤄진다면 매출부가세는 언제나 0이 된다. 반면 유럽에서 물건을 팔기 위해 정상적인 수입통관을 거쳐 아마존에 입고하면 수입부가세를 신고납부하게 돼 매번 부가세 신고 시 수입부가세를 환급받는 절차를 수행해야 한다. 수입부가세 환급의 경우 세무서가 수입통관서류를 면밀히 검토하게 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행정 비용과 예기치 못한 과세가 발생하게 될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예상되는 가장 큰 위험 중 하나는 수입통관가격의 적정성이다. 법적으로 수입통관은 시장가격으로 진행돼야 한다. 시장가격이란 아마존에서 판매하는 가격을 말한다. 여기서 셀러는 아마존 판매 역시 무상이 아니므로 판매부대비용을 뺀 가격이 정상가격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 다만 이 주장을 입증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앞서 설명한 이 같은 위험들을 피하기 위해서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유럽 내에는 수입부가세가 면제(이연)되는 국가가 다수 존재한다. 즉, '공급망 변경'을 통해 이들 국가를 거쳐 통관한 뒤 독일 등 아마존 창고에 입고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이 경우 '수입부가세로 인한 현금 흐름'과 '조사에 따른 과세 위험'에 대한 걱정을 줄일 수 있다. 현재 수입부가세를 DDP(관세지급인도조건)로 납부하거나 수입대행사(IOR)를 통해 통관함으로써 수입부가세를 환급받지 못하는 셀러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해법이다.

최근 유럽에서 부가세의 가장 중요한 두 가지 관리점은 '현금 흐름 관리'(Cash Flow Management)와 '컴플라이언스'(Compliance)다. 이 부분에 대한 신중한 고려를 통해 유럽에서 이커머스를 하는 기업들의 손해가 줄어들기를 기대해본다.

이용표 에이티솔루션 대표

베스트 클릭

  1. 1 김호중 콘서트 취소하려니 수수료 10만원…"양심있냐" 팬들 분노
  2. 2 이 순대 한접시에 1만원?…두번은 찾지 않을 여행지 '한국' [남기자의 체헐리즘]
  3. 3 11만1600원→44만6500원…미국 소녀도 개미도 '감동의 눈물'
  4. 4 [영상] 가슴에 손 '확' 성추행당하는 엄마…지켜본 딸은 울었다
  5. 5 '100억 자산가' 부모 죽이고 거짓 눈물…영화 공공의적 '그놈'[뉴스속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