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방전 없이 값싸게 구입할 수 있는 위장약 성분이 코로나19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버지니아대 공학 및 응용과학대 연구팀은 지난달 국제학술지 네이처가 발간하는 '신호전달과 표적치료'(Signal Transduction and Targeted Therapy)에 파모티딘 성분 위장약의 코로나19 증상 완화 효과를 분석한 논문을 발표했다. 파모티딘은 히스타민 수용체를 억제해 위산 분비를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초기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이후 생존한 노인들로부터 시작됐다. 보건위기시 생존율이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빈곤층 노인들이 의외로 질병에서 잘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연구자들은 이들의 의료기록을 분석한 결과 다수가 만성 속 쓰림 증상을 앓고 있으며, 파모티딘 성분의 위장약을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파모티딘의 코로나19 증상 억제 효과를 정확히 알아내기 위해 전세계 30개국의 코로나19 환자 의료기록을 분석했고, 이번 연구와 관련 있는 2만2560명의 데이터를 추려냈다. 앞서 성인 10명을 대상으로 한 비슷한 연구가 있었지만, 이번 연구는 조사규모가 훨씬 크다는 점에서 연구의 신뢰도가 더 높다고 할 수 있다.
조사결과 파모티딘을 고용량(약품명 '펩시드' 약 10알)으로 복용하고, 이를 아스피린과 함께 복용한 경우 코로나19 환자의 생존 가능성이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위장약 성분이 사이토카인 폭풍을 억제하면서 코로나19 환자 보호 효과를 낸 것으로 분석했다. 사이토카인 폭풍은 면역세포가 감염인자에 반응하는 정도가 과해지면서 건강한 세포까지 공격하는 현상을 말한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워버리는 셈이다.
연구팀은 "파모티딘은 다른 약물과 마찬가지로 부작용이 있을 수 있는데, 그 부작용 중 하나가 사이토카인 폭풍을 억제하는 것일 수 있다"며 "추가 연구 결과에 따라 파모티딘의 용도를 다르게 바꿔 사용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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