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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지지층 "운전기사 이준석은 무면허"━
이 대표의 해당 발언을 들은 국민의힘 지지층이 뒤집어졌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과의 '센터 다툼',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와의 "곧 정리된다" 발언 논쟁이 봉합된 지 얼마되지 않아 또 다시 갈등을 야기할만한 말이 당대표의 입에서 나왔기 때문.
특히 윤석열 전 총장 지지층은 '운전대'를 거론한 이 대표의 발언이 사실상 윤 전 총장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 대표와 '경선 일정'을 놓고 신경전을 벌여온 게 윤 전 총장 측이기 때문이다. 양측은 '경선 전 두 차례 토론회(18일, 25일)' 개최에 대해 이견을 보여왔다. 결국 이 대표가 양보해 25일 한 차례 '비전 발표회'로 조율된 상황인데, 이에 대한 불만으로 해석됐다.
윤 전 총장 지지자들은 이 대표의 발언을 두고 보수 성향 커뮤니티에 "민주당 스파이냐", "맨날 싸우기만 하냐", "운전대를 뽑았다는데 운전기사(이준석)가 만취상태", "운전기사의 자작극 아닌가", "운전기사가 무면허" 등의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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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지지층 "사퇴하라고? 짜고 치는 고스톱"━
민 전 특보가 즉시 글을 내렸지만, 발언의 여파는 컸다. 이 대표의 '사퇴'를 실명으로 거론했다는 점, 그리고 '이준석=유승민계'라는 윤석열 캠프의 시각을 가감없이 드러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됐다. 안 그래도 이 대표는 과거 윤석열 캠프의 신지호 전 의원이 "대통령도 탄핵될 수 있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에 대해 격분했던 적이 있다.
이 대표 지지층은 보수 성향 커뮤니티에 민 전 특보의 발언과 관련해 "국민통합특보? 윤석열식 통합의 모습 잘 봤다", "윤석열은 사람관리를 못한다", "꼬리자르기 아닌가", "다 짜고 치는 고스톱", "화전양면술이 아니면, 윤 전 총장이 캠프에 먹혀 무시당하고 있는 것"이라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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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깨준과 대깨윤으로 갈린 국민의힘━
'대깨준'은 주로 '에프엠코리아(펨코)'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반페미니즘 등 2030세대 남성을 대변하는 이준석 대표를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것으로 분석된다. '대깨윤'은 대선 승리 가능성을 따지는 게 특징이다. 가장 앞서는 지지율을 가진 윤석열 전 총장에 힘을 몰아줘야 한다는 생각에 가깝다. 주로 '엠엘비파크(엠팍)' 등에서 볼 수 있으며, '대깨준' 보다는 연령대가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대깨'라는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한 것에서 보듯 맹목적인 추종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민영삼 전 특보의 페이스북에 '대깨준'들은 인신공격을 동반한 비판 댓글을 대거 달았다. '대깨윤'들은 '이준석 대표 사퇴'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팬덤간 선을 넘는 행위들이 관측되기 시작한 것이다.
신뢰가 무너진 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의 입당 후 하루가 멀다하고 '이준석-윤석열 갈등'이 나오자 이런 경향은 더욱 심해졌다. 특히 윤 전 총장 지지층은 이 대표가 "유승민 대통령 만들 것" 등의 발언을 한 이유로 '이준석=유승민 측'이라는 생각을 굳히고 있다. 이 대표 지지층은 윤 전 총장이 점령군 행세를 하며 젊은 대표를 압박하는 게 부당하다고 보고 있다. 사상초유의 당대표-1위후보간 갈등이 쉽게 봉합될 분위기가 아닌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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