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난민 韓미군기지에? "독일은 美기지 10일 체류 합의"

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 2021.08.22 17:36

아프간 난민 5만명 이상…WSJ "미국, 자국 외 한국·일본 등의 미군기지 활용 검토"

21일(현지시간) 독일 람슈타인 미 공군기지에서 아프간 난민과 군인들이 축구를 하고 있다. /사진=AFP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한국 등 해외 미군기지에 아프가니스탄 피란민을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국 피란민 수용기지가 대피한 사람들로 인해 포화상태에 다다르자 이를 완화하기 위해서다. 난민 이송이 지연되면서 일부 나라는 이들을 임시 수용하기로 미국과 합의했는데, 미군기지가 있는 독일도 기간에 대한 합의를 한 점이 눈길을 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미 관리들을 인용해 국방부 관계자들이 아프간 난민 수용지로 미국 내뿐만 아니라 한국 등 해외 미군기지를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위기가 고조되고 다른 국가들이 다수 난민 수용을 꺼리는 데 따른 조치다.

무장 조직 탈레반이 아프간을 빠르게 장악하자 아프간인 수만명이 수도 카불 공항으로 몰리며 탈출 행렬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난민 수용에 대한 주변국의 경계심도 커진다. 그리스는 아프간에서 넘어오는 난민을 막기 위해 터키와 맞닿은 국경에 4km 길이의 장벽과 감시 카메라를 설치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우선 아프간 난민들을 미국 내 군기지와 임시 수용에 동의한 12개국에 머물게 할 방침이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전날(20일) 성명을 통해 카타르, 바레인, 독일, 덴마크, 이탈리아, 카자흐스탄, 쿠웨이트, 타지키스탄, 터키, 아랍에미리트(UAE), 영국, 우즈베키스탄 등 12개 국가가 카불에서 탈출한 미국인과 아프간인에게 환승 장소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같은 날 UAE는 미국의 요청으로 5000명의 아프간 난민을 열흘 동안 임시 수용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독일 역시 람슈타인 미 공군기지를 카불을 탈출한 이들의 환승장소로 쓰는 데 동의했다. 람슈타인 기지는 규모가 큰 해외 미 공군기지들 중 하나다. CNN은 21일 람슈타인 공군기지의 조슈아 올슨 공수비행단장을 인용해 난민들이 이곳에서 48~72시간가량 머물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올슨 단장은 독일과 미국이 이들의 체류 기간이 열흘을 넘기지 않는다는 데 합의했다고 말했다. WSJ 보도 이전 상황이기는 하지만, 미군기지 활용에 대해 양국이 합의 절차를 거친 점은 주한미군 기지 내 난민 수용 가능성과 관련해 주목된다.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한 난민을 수용하기 위한 시설을 짓고 있는 미군. 기존 5000명 수용 규모를 7500명 규모로 늘린다고 CNN은 보도했다. /사진=람슈타인 미국 공군기지 트위터
아프간 난민 수용 문제는 앞으로 더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카타르, 바레인, 독일 등의 난민 수용소는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다. 카타르 알우데이드 공군기지는 난민들로 넘쳐나면서 전날 한때 수송기 운항이 중단됐다. 게다가 앞으로 3만~4만명의 난민이 더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에 협력한 아프간인과 그 가족들의 숫자를 5만~6만5000명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이달 말까지 이들을 모두 탈출시키는 게 목표라고 밝혀왔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 미국인 2500명 등 1만7000명이 대피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미국 정부는 아프간 난민을 수용할 수 있도록 자국 내 군기지를 확충하거나 제3국 기지를 활용하는 방안까지 모색한다. WSJ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한국, 일본, 독일, 코소보, 바레인, 이탈리아 내 미군기지를 피란민 수용지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내에서는 버지니아주, 인디애나주,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군 기지가 고려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주한미군 사령부는 22일 아프간 난민 수용과 관련된 지시를 받은 적 없다고 밝혔다. 리 피터스 주한미군 대변인은 "현재까지 아프간 주민에게 임시 숙소 등 지원을 제공하라는 지시를 받은 바 없다"며 "향후 지시가 내려오면 국방부 및 한국 정부와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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