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사내벤처 출신의 뒤집기...동영상 고수 모아 결국 일냈다[이노머니]

머니투데이 최태범 기자 | 2021.08.21 08:00

[이주의핫딜]쿨잼컴퍼니, TBT서 20억원 규모 프리A 투자유치

편집자주 | 벤처·스타트업 투자흐름을 쫓아가면 미래산업과 기업들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한 주간 발생한 벤처·스타트업 투자건수 중 가장 주목받은 사례를 집중 분석합니다.

유튜브 등 영상 콘텐츠의 폭발적인 소비와 맞물려 숙련된 영상 편집자에 대한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각 기업이나 유명 유튜버들은 대부분 프리랜서 형태로 영상편집자를 고용하지만 검증된 인재를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예능 프로그램이 발달한 국내 콘텐츠의 경우 자막과 애니메이션 등 화려한 효과가 들어간 영상편집 수요가 높다. 알음알음 인력을 구해 일을 맡기더라도 업무조율, 납기일정 등을 직접 관리해야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업무 부담까지 더해진다.

영상편집자 측면에서는 직접 소개받거나 지원하는 게 아니라면 입찰 방식의 재능마켓에서 업무를 수주하는 경우가 많다. 낮은 가격을 제안해야 일을 맡을 수 있어 작업량에 비해 적은 비용을 받는 구조가 된다. 이는 영상 품질의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영상편집 플랫폼 '에딧메이트'를 운영하는 쿨잼컴퍼니는 이 같은 시장 구조를 파악하고 영상편집 수요자와 편집자를 연결해주는 크라우드 소싱(일반인 자원 활용) 형태의 서비스에 나섰다.

자체적으로 실력이 검증된 영상편집자를 선별해 외주가 아닌 서비스 개념으로 편집 서비스를 제공한다. 합리적인 견적 체계를 만들어 가격 논란의 여지도 최소화했다.

특히 양측을 연결만 해주는 것이 아니라 기한 내에 고객이 원하는 결과물로 영상이 나올 수 있도록 에딧메이트 운영 매니저가 프로젝트 전체를 관리한다.


TBT "시대 흐름에 올라탔다, 수요 계속 늘어날 것"



TBT 임정욱 공동대표(왼쪽)와 이람 공동대표
쿨잼컴퍼니는 2019년 12월부터 에딧메이트를 운영해 20개월 동안 월 매출이 평균 24%씩 증가했다. 첫 달 매출 287만원에서 1년 반이 넘은 지금은 월 매출이 억대에 달한다.

지난달 한 달 동안에는 700건이 넘는 영상 프로젝트를 완료할 정도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현재까지 편집한 영상은 3200건 이상으로 집계된다.

에딧메이트의 성장 가능성을 본 벤처캐피털(VC) TBT는 20억원 규모의 프리 시리즈A 투자에 나섰다. 이람 TBT 공동대표는 "모든 기업이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는 시대 흐름에 올라탄 스타트업이라고 판단해 투자했다"고 밝혔다.

TBT는 각 기업들이 에딧메이트를 통해 필요한 만큼 영상편집 인력을 끌어다 쓰는 'WaaS(Workforce as a Service, 인력 서비스)' 개념이 2~3년 내 보편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임정욱 TBT 공동대표는 "하루에 하나씩 동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올리는 채널도 있지만 내부 인력으로 영상편집을 모두 맡는 것은 어렵다. 프리랜서 편집자는 관리하는 것도, 그 사람이 실력이 있는지 아는 것도 쉽지 않다"고 했다.


이어 "재능마켓을 통해 편집자를 쓰면 가격도 실력도 들쭉날쭉하다는 문제가 있다. 매일 영상을 찍어 올리는 게 아니라면 상시 근무하는 정규직원으로 뽑는 것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임 대표는 "에딧메이트는 엄격한 선발 과정을 거친 편집자, 영상 품질을 보장할 수 있는 숙련된 인재 풀을 확보했다"며 "고객과 연결하고 프로젝트 관리까지 해주는 마켓플레이스를 만들었다. 이런 매칭·관리에 관한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익화 실패한 2차례의 사업모델…'절치부심' 에딧메이트



최병익 쿨잼컴퍼니 대표 /사진=스타트업얼라이언스 테헤란로 커피클럽
쿨잼컴퍼니는 이번 TBT 투자유치를 바탕으로 편집자들이 작업 이력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 등 에딧메이트의 고도화에 나선다. 연내 오프라인 스튜디오도 개설해 영상제작에 대한 다양한 실험과 함께 편집 노하우를 공유하는 장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최병익 쿨잼컴퍼니 대표는 "에딧메이트의 핵심 경쟁력은 높은 수준의 편집자 풀"이라며 "영상 편집 전문가들을 지속 영입하고 커리어와 실력이 성장할 수 있도록 기술적 측면은 물론 온오프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한편 쿨잼컴퍼니는 삼성전자 사내벤처 프로그램(C랩)으로 시작해 2016년 분사한 스타트업이다. 초창기 추진한 첫 번째 사업과 2번째 사업은 모두 실패를 경험했다. 에딧메이트는 쿨잼컴퍼니의 3번째 사업 모델이다.

첫 번째 사업은 멜로디만 흥얼거리면 인공지능(AI)으로 음악을 만들어주는 앱 '험온'이다. 한국팀 최초로 세계 3대 음악 박람회 '미뎀랩 2017'에서 우승했고, 한국팀 최초로 실리콘밸리 액셀러레이터 UC버클리의 스카이덱에 선발되며 화려한 조명을 받았다.

하지만 수익화 모델을 만들지 못해 험온은 실패로 귀결됐다. 이후 AI 배경음악 제작 서비스를 새로 시작했으나 마찬가지로 수익화에 실패했다. 이 과정에서 공동창업자 4명이 모두 떠났고 최 대표는 회사의 설립 자본금과 투자금을 포함해 12억원 정도를 썼다.

에딧메이트는 쓰디쓴 실패를 자양분으로 탄생했다. 최 대표는 "잘나가는 것처럼 보이는 것과 잘나가는 것은 다르다. 고객이 제품을 계속 사용하며 소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깨닫는데 12억원을 쓰고 3년의 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머니투데이 미디어 액셀러레이팅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베스트 클릭

  1. 1 "차라리 죽여달라" 한국어선, 해적에 납치…폭행에 고막도 터져[뉴스속오늘]
  2. 2 '뺑소니 혐의' 김호중 공연 강행, 공지문 떡하니…"아티스트 지킬 것"
  3. 3 "술집 갔지만 술 안 마셨다"는 김호중… 김상혁·권상우·지나 '재조명'
  4. 4 '말 많고 탈 많은' 김호중의 수상한 처신
  5. 5 이정재는 '490억 주식부자'…따라 산 개미들 '처참한 결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