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통신]카카오 코딩테스트 통과한 '문과생' 취업 비결은?

머니투데이 윤지혜 기자 | 2021.08.22 06:29

편집자주 | 혁신을 이끄는 '네카라쿠배' 등 IT기업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취업 꿀팁부터 서비스 출시에 얽힌 뒷얘기를 솔직·담백하게 전합니다.

윤홍찬 카카오 개발자. /사진=카카오
'대학생이 취업하고 싶은 기업 1위' 카카오의 2022년 신입 개발자 공개채용이 시작됐다. 카카오·카카오게임즈·카카오모빌리티 등 7개 계열사에서 총 세자릿수 인원을 선발한다. 2017년부터 블라인드 채용을 고수해온 카카오는 지원서류에 △이름 △이메일 △휴대전화 번호 △지원회사 △공고확인경로만 적게 했다. 스펙이 아닌 코딩테스트와 면접으로 인재를 가리겠단 뜻이다.

지원자로선 간단한 절차가 반가우면서도 당혹스럽다. 코딩테스트와 면접에 사활을 걸어야 할 것 같은데.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지난해 카카오 인턴십 1기에 참여해 정규직으로 전환된 윤홍찬 개발자(25)를 만나 입사 준비 꿀팁을 물었다. 작년 7월 카카오에 입사해 어느덧 만 1년을 보낸 그는 놀랍게도 '문과' 출신이다. 날고 기는 이공계 인재에게도 문턱 높은 대표 IT기업 카카오. 한때 문송('문과라서 죄송하다'의 줄임말)했던 그는 어떻게 카카오의 개발자가 됐을까.


꿈 없던 문과생, SW 수업에서 적성 찾아…軍에서 기초수학 공부


-문과생이 어떤 계기로 개발자가 됐나?
▶고등학교 때 문과를 나와 별다른 꿈 없이 국제통상학과에 진학했다. 1학년 때 소프트웨어(SW) 융합전공 프로그램을 수강하면 졸업 때 SW 연계전공 학위를 준다기에 관련 수업을 듣다가 컴퓨터공학에 재미를 느꼈다. 내가 구현하고 싶은 걸 직접 만드는 게 매력적이더라. 그래서 2학년 때 컴퓨터 관련 학과로 전과했다.

-문과생이 공대 수업을 따라가기 어려웠을텐데.
▶1학년을 마치고 군에 입대해 2학년 복학까지 여유가 있있다. 군에 있는 2년간 짬짬이 공대 수학과 컴퓨터 기초 과목을 예습했다. 처음엔 적응하기 힘들었다. 문과 수학과 공대 수학은 차원이 다르더라. 1학년 때 SW 개발에 재미 붙이지 않았다면 버티기 힘들었을 것이다.

-카카오에서 현재 하는 일은?
▶톡서버파트에서 일하고 있다. 카카오톡 가입·인증·프로필 등 카톡을 플랫폼으로 한 서비스가 서버에서 원활히 구동되도록 뒷단에서 작업하는 일이다. 많은 양의 트래픽(지난해 기준 톡서버파트는 초당 400만건이 넘는 트래픽을 처리했다)을 처리하다 보니 긴장의 연속이지만, 이용자 요청이 잘 처리되도록 서버의 굵직한 로직을 개발하는 것에 재미를 느꼈다.


카카오 테크 블로그 100% 활용…문제풀기보다 '회고'가 중요


윤홍찬 카카오 개발자. /사진=카카오
-카카오 인턴십은 어떻게 준비했나?
▶카카오는 모든 지원자에게 코딩테스트 참여 기회를 준다. 정량적인 스펙보단 개발역량을 중요시해서다. 서류에 토익 스피킹 점수조차 안 썼다. 코딩 테스트는 카카오 기술(tech) 블로그에서 예습문제를 참조했다. 코딩은 수학과 비슷해 여러 문제를 풀다 보면 새로운 유형도 해결할 수 있다. 다만 무작정 문제를 많이 푸는 것보단 '이랬다면 어땠을까?' 회고하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

자기소개서 문항은 간단하면서도 지원자가 어떤 개발자인지 궁금해하는 내용들이었다. 문제해결 능력을 강조하고 싶어 학교 과제나 개인 프로젝트에서 어려웠던 점과 해결방안을 주로 썼다. 면접은 지원자가 기술을 얼마나 아는지 파악하는 자리였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프로젝트를 마칠 때마다 △문제점 △해결책 △대안 3가지를 꼭 정리했는데, 훗날 자소서와 면접에서 좋은 소재가 됐다.


-인턴 생활은 어땠나?
▶카카오 인턴십은 실제 서비스와 밀접한 개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인턴 때 카톡 내 '톡 게시판' 서비스를 재구현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클라이언트(서버에서 정보를 제공받는 응용프로그램)와 서버를 직접 연동하는 등 개발 전 과정을 경험할 수 있었다. 과거엔 어떻게든 프로그램이 돌아가도록 만드는 게 목표였다면, 인턴십 후엔 트래픽 등 서비스 안정을 위해 고려할 사안을 먼저 챙기게 됐다.

-정규적 전환의 비결은.
▶인턴십 과제 수행 후 마지막에 전환평가가 이뤄진다. 정규직 전환 비율이 따로 정해지지 않았고, 절대평가여서 인턴십을 잘 수행하면 전환될 수 있다고 들었다. 2달간의 인턴십이 끝날 때쯤 전환 결과가 나와 9월부터 바로 정규직으로 출근했다.


22%가 20대…젊은 조직에 MZ세대 만족도↑


카카오 사옥. /사진=윤지혜 기자
-카카오 크루가 됐다, 차별화된 기업문화가 있다면.
▶'카카오스러움'은 주도적으로 일하고 공유하는 문화다. 저연차 개발자에게도 프로젝트를 이끌 기회가 주어지고, 수행한 내용을 주변에 공유해 피드백을 받으며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다. 내가 개발한 코드를 실제 서비스에 반영하려면 2,3명 이상으로부터 코드 리뷰를 받아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배우는게 많다. 우리 파트는 매주 목요일마다 1~2시간씩 함께 스터디도 한다.

또 통상 이메일로 소통하는 다른 기업과 달리, 카카오는 사내 커뮤니케이션 도구인 '아지트'나 매주 열리는 '테크토크'를 통해 다른 부서가 뭘 하는지도 공유한다. 아지트는 참조를 건 사람들 뿐 아니라 누구나 관련 내용을 볼 수 있는 시스템이다.

-신인류로 불리는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자)인데, 선배들과의 세대 차이는 느끼나?
▶팀 평균 연령이 30대 중반이다 보니 세대 차이를 크게 못 느낀다. (카카오 ESG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직원의 22%가 30대 미만이다. 50세 이상은 0.7%에 불과하다) 또 코로나19로 입사 후 계속 재택근무를 한 데다, 선택적 근로시간제(근로자가 근무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하는 제도) 도입으로 내가 몰입할 수 있는 시간에만 근무할 수 있어 워라밸 만족도가 매우 높다. 오늘도 회사에 오랜만에 출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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