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으로 엑스포는 국력의 상징이면서 동시에 도약의 발판이 돼 왔다. 대표적 사례가 동아시아에서 열린 오사카 엑스포와 상하이 엑스포다. 1964년 도쿄올림픽에 이어 1970년 오사카 만국박람회를 치르며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 2010년 상하이 엑스포는 중국이 명실상부한 G2(주요 2국)으로 떠오르는 것을 증명하는 자리였다. 오는 10월 2020 월드엑스포를 개최하는 두바이는 중동의 허브를 넘어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2020 월드엑스포를 여는 두바이는 축구장 400개 규모에 인프라 구축을 위해 350억달러(약 40조원) 달러를 투입해 행사를 준비했다. 도쿄올림픽 예산의 3배에 달하는 규모다. 두바이는 월드엑스포 부지를 알막툼공항 인근으로 정했다. 두바이국제공항, 아부다비공항과 함께 3개 공항으로 해외 관람객 접근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관람객 유치목표는 2500만명에 달한다.
두바이엑스포 조직위원회는 엑스포가 가져다줄 경제 투자 효과를 335억 달러(약 40조 원) 규모로 예상한다. 전시장 건립, 호텔과 관광 인프라 확충 등 엑스포 개최에 따른 직·간접 고용 창출 효과도 9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부산시 역시 2030 월드엑스포 개최를 통해 동북아 거점 메가시티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세웠다. 부산이 유치할 경우 한국은 세계 12번째, 아시아 4번째 개최국이 된다. 월드엑스포는 그동안 한국에서 개최된 인정 엑스포와 질적으로 다른 국내 첫 등록 박람회다. 참가국이 자비로 관람시설을 건설하고, 주제도 제한이 없다.
부산월드 엑스포 범시민 유치추진위원회에 따르면 케르켄테즈 BIE 사무총장은 "지금까지 월드엑스포를 개최한 국가 중 '기후 변화' 아이템을 주제로 선점한 국가는 없었다"며 "후진국이나 개발도상국이 아닌, 선진국에 도달한 한국이 엑스포 주제를 이같이 결정한 것은 전 세계에 터칭(각인· 어필) 효과를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은 개발도상국이었던 국가가 선진국으로 성장하면서 축적된 경험이 값진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부산의 경우 한국전쟁 당시 전국의 피난민을 받아들였으며 이후 전쟁의 폐허 속에서 산업화를 견인해 한국의 경제성장을 이끌었다. 이러한 부산의 역사와 스토리 텔링은 유치를 위한 BIE 회원국 설득에 힘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김영주 부산월드엑스포 유치위원장은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부산국제영화제, 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 등 부산이 한류확산의 중심지로서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며 "부산은 월드엑스포가 개최될 수 있는 적합한 여건을 갖췄다고 본다"고 말했다.
월드엑스포 개최는 막대한 경제적 부가가치와 함께 도시의 이미지도 한단계 끌어올릴 수 있다. 지금도 한국 제2의 도시이자 동북아 해상물류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지만 엑스포 개최를 계기로 동북아를 넘어 세계적인 도시로의 도약을 준비한다. 부산시가 역점 추진하고 있는 북항 재개발과 가덕도 신공한 사업 역시 이러한 도약을 위한 큰 그림이다. 북항 재개발 사업지는 엑스포 부지로 사용되고, 가덕도 신공항은 행사 참가자들과 관광객을 실어나를 관문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부산의 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해선 경쟁도시로 꼽히는 러시아 모스크바, 사우디아리비아 리야드의 도전을 넘어서야 한다. 2025년 일본 오사카 박람회가 예정돼 있고 그에 앞서 2021년 도쿄올림픽,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 등 메가 이벤트가 동북아에서 연이어 열린다는 점이 부담스럽긴 하다. 그러나 2005년 일본 아이치 엑스포 이후 2010년 상하이 엑스포가 연달아 열린 전례가 있다는 점에서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는 분석이다. 드미트리 케르켄테즈 BIE 사무총장도 부산시측에 "대륙별 연속 개최에 대해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는 경쟁력은 풍부한 관광자원과 글로벌 전시역량을 갖췄다는데 있다. 특히 APEC 정상회의, 아시안게임, 월드컵 등 대형 국제행사 성공적 개최한 경험도 보유하고 있다. 부산항이 세계 5대 항만으로 분류되는 만큼 국제적 물류 금융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으며 물류, 금융, ICT 신기술 융합연계한 산업역량도 확보했다.
이러한 도시 자체의 경쟁력 뿐 아니라 부산시민의 월드엑스포 개최 의지도 뜨겁다. 일찌감치 부산시민들이 중심이 된 '범시민 부산월드엑스포 유치추진위원회'가 발족해 수년간 유치활동을 벌여왔다. 부산지역 정치인을 비롯한 정관계 인사들이 유치활동에 힘을 보태고 있고 지역 경제인들도 유치 홍보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박형준 시장은 "2030부산세계박람회는 부산만의 행사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역량을 전 세계에 펼치는 범국가적인 행사"라며 "엑스포 유치에 성공한다면 우리나라는 선진국의 문을 활짝 열고 그 안으로 당당히 들어서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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