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선마저 위협 받는 코스피, 지금 살까?…증권가 조언은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김근희 기자 | 2021.08.20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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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코스피의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이달 초만 해도 3300선을 바라보던 지수는 2주 만에 3100선이 무너졌다. 일각에서는 3000선마저 위태롭다는 우려도 나온다.

리서치센터장들마저도 주식보다 '현금 보유'를 권하는 상황이다. 반도체 업황 우려·미국 연준의 테이퍼링(양적 완화 축소)·중국발 리스크 등 악재 해결이 빠른 시일 내에 이뤄지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2주만에 3000선 내려앉은 코스피…"악재 겹쳤다"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가 오는 16일 개회 예정인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관련 보고서를 살펴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3249.32)보다 0.28포인트(0.01%) 오른 3249.60에 출발했고,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991.13)보다 1.67포인트(0.17%) 오른 992.80에 출발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110.8원)보다 5.5원 오른 1116.3원에 출발했다. 2021.06.14. pak7130@newsis.com

20일 오후 12시 7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27.18포인트(0.88%) 내린 3070.65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상승 출발한 지수는 장 초반 3100선 회복을 시도했으나 외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에 이내 하락 반전했다. 지난주 초만 하더라도 3200선이던 지수는 불과 2주도 안돼 3000선 중반까지 내려앉았다.

증시 급락의 원인을 두고는 여러 악재가 맞물렸다는 진단이다. 현재 시장에서 가장 대두되는 요인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내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가시화가 꼽힌다. 하지만 테이퍼링은 그간 쌓여온 악재가 터지는 기폭제였을 뿐, 전부는 아니라는 얘기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테이퍼링뿐만 아니라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과 중국 경기 하강, 글로벌 성장 둔화, 한국은행 금리 인상 등 여러 이슈가 맞물려 있는 상황"이라며 "펀더멘탈(기초체력)이나 긴축에 대한 우려감이 이제 동시다발적으로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테이퍼링이라는) 정책 기조 변화에서 하락의 이유를 찾는 것은 단지 가격 변동에 대한 현상으로 이해하려는 시도"라며 "추세적인 의미로 과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전했다.



패시브 자금 추이 고려해야…"중국발 지정학적 리스크 강조돼"


증시 급락을 이끈 외인 순매도는 단순히 업황 문제뿐만 아니라 패시브 자금 추이를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외국인은 지난 9일 이후 이날까지 9거래일 연속 코스피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다. 이 기간 외인 순매도 규모는 8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반도체 업황 고점 우려가 불거지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에 매도가 집중됐다.

오 센터장은 "현재 국내 증시에서 팔고 있는 외국인의 약 80%가 패시브 자금"이라며 "국내 반도체 다운사이클 우려도 있지만, 이머징 마켓 전체로 보면 펀드의 아웃플로우(유출)이 영향을 크게 미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의 이머징마켓 비중이 35%에 달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지금처럼 정치가 시장을 지배하는 행보를 보인다면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질 수밖에 없다"며 "불안감을 느낀 외국인의 이머징마켓 펀드를 환매한다면 국내 증시도 휩쓸려 매도가 나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3월처럼 반등할 것" VS "싼 데 못 올라가면 이유 있다"


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반등 추이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김 센터장은 "현재 1200선 근처까지 온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수출 회복 및 경기 상황 등에 빗대어 볼 때 비정상적"이라며 "달러의 영향이 시장을 교란시키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환율은 원화 자산 저평가를 보여주며 그 상태에서 시장 붕괴 위험은 크지 않다"며 "지난 3월에도 환율이 1140원까지 치솟았다가 진정되면서 시장이 다시 3300을 시도했는데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급락은) 반도체만의 문제가 아닌 반도체 먼저의 문제"라며 "4분기 및 내년 이익 전망치가 반도체를 중심으로 꺾인 점이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오는 3분기까지야 실적이 좋겠지만 내년의 숫자(기대치)가 너무 높아 보이는 것"이라며 "다들 '싸다'고 말하지만 기대값부터 먼저 내려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12개월 선행 PER(주가이익비율) 기준으로 '싸다'는 이야기가 보통 전환기나 조정장일 때 많이 나온다"며 "싼 데 못 올라간 데는 이유가 있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주식보다는 현금 비중 높여야…"반등시 매도 노려라"


센터장들 대다수는 주식보다는 현금 비중을 높일 때라고 조언했다. 윤 센터장은 "지금은 '하락 시 매수'가 아니라 '반등 시 매도'를 해야 할 때"라며 "9월 말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나 10월 초 삼성전자 잠정실적 등이 나와야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라고 전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이 조정을 받는 근본적인 불안감은 해소되지 않았다"며 "주식을 100% 채워서 하기 보다는 현금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현석 센터장은 "현금 보유자들은 조금 더 관망하며 지수 지지력을 확인한 뒤 매수 타이밍을 저울질할 것을 추천한다"며 "주식 투자자들은 버티는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다만, 코스피가 3000선을 밑돌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그는 "펀더멘털이나 기업 실적 등 부분에서 3000선 이하 주가 하락을 정당화할 환경은 아니라고 본다"며 "다운사이드 리스크가 크지 않은 만큼 관망할 것을 권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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