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만? '1℃'가 만든 다른 큰 걱정 [광화문]

머니투데이 김주동 국제부장 | 2021.08.19 04:51
/사진=AFP
어느새 실내로 들어갈 때 체온을 재는 데 익숙해졌다. 36.5℃(도) 비슷하게 나오면 다행이지만 이보다 1도 높게 나온다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이 아닌지 걱정할 수밖에 없다.

'고작 체온 1도가 문제야?'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적을 것이다.

코로나19도 세계적인 문제이지만, 요즘 또 다른 1℃ 문제가 전 세계에 영향을 주고 있다. 관련 뉴스들은 올 여름 들어 연일 쏟아진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서부 10개주 주지사들은 미국에서 가장 큰 미드 호수 저수지의 물 부족 사태를 선언했다. 저수지가 만들어진 이후 첫 번째 일. 이 주변은 이미 22년째 가문 상태였다. 관계자는 "기후변화" 영향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급수 문제를 겪게 될 것이다.

한국도 올해 폭염을 겪기는 했지만 세계적으로는 극한 기후가 자주 나타났다.

지난달 유럽에서는 독일, 벨기에 등지에 홍수가 발생해 200명 넘게 사망했고, 중국 허난성에서도 지하철 내부에 물이 들이칠 정도의 홍수가 발생해 300명 넘게 목숨을 잃었다.

이뿐 아니다. 11일 이탈리아 시칠리아는 유럽 역사상 최고 기온인 48.8도 기록을 썼다. 위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캐나다의 리턴은 지난 6월 말 49.6도까지 치솟았다. 더운 공기가 정체된 고기압에 갇히는 열돔 현상은 곳곳에서 나타났다. 그리스, 터키, 북아프리카 알제리 등에서는 산불이 주민들을 괴롭혔다.

여러 이상 기후에 대해 주요 원인으로 기후변화가 꼽힌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최근 7월 지구가 조사를 해온 142년 역사상 가장 더웠다고 밝혔다. 20세기 평균 기온인 15.8도보다 0.93도 높았다. 사람들이 몰린 북반구는 1.54도 높았다.

'고작 1도'일까? 과학자들에 따르면 기온 1도의 상승은 대기가 습기를 7% 더 머금도록 한다. 한쪽에서 더 많은 물을 증발시켜 가뭄을 부르고, 다른 쪽에는 더 많은 비를 쏟아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더 건조해진 곳에는 산불도 잦아진다. 저수지 물 부족 사태가 생긴 미국 서부에선 40㎢ 이상의 대형 산불이 1970년대보다 7배 많이 발생한다. 기온이 오르면서 세계 해수면도 상승한다. 빙하, 빙상이 녹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최근 유엔 산하 기후변화 관련 국제협의체인 IPCC의 제6차 평가보고서(AR6)는 이런 여러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다. 9일 승인된 이 보고서는 지금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속된다면 2021~2040년 중 산업화 이전(1850~1900년) 대비 기온이 1.5℃ 상승할 수 있다고 했다. 3년 전보다 시기가 10년가량 당겨졌다. 속도가 빨라졌다는 얘기다.

1.5도 온난화는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정에서 참여국들이 넘지 않게 노력하기로 한 목표치다. 지난해 기준 지구 지표의 온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1.09도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극한 기후는 이미 산업화 이전보다 5배 자주 나타난다.

기온이 이만큼 오를 동안 배출된 온실가스는 2조4000억톤. 온난화 목표치인 1.5도까지는 4000억톤가량 남았는데, 매년 400억톤 이상이 배출되고 있어 10년만 남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IPCC는 수천년간 없었던 기후 시스템의 변화가 있다면서 보고서 요약본 첫 문장으로 이렇게 썼다. "인간이 대기, 바다, 육지를 데우는 데 영향을 줬다는 것은 명백하다."

사실 환경 문제는 크고 어렵게 다가오고, 죄책감을 안겨 불편함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사람이 일으킨 문제는 사람이 풀어야 한다.

어느덧 우리는 라벨 없는 페트병이 늘어난 것을 본다. ESG 투자를 하려는 사람이 늘며 친환경 기업은 많은 지원을 받게 됐다. 기업, 정책, 그리고 대중의 관심 속에 전기차도 인기를 얻고 있다. 나의 작은 관심이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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