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급등 …7년 전 '머니 런' 떠올리는 이유

머니투데이 김하늬 기자 | 2021.08.19 04:50
= (서울=뉴스1) 한재호 기자 원달러 환율이 장중 10원 이상 급등하며 1080원선을 넘어선 3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분주하게 업무를 하고 있다.환율이 급등세를 보인 것은 미국의 추가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규모 확대와 신흥국 금융 불안 우려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2014.2.3/뉴스1

최근 시장의 재료는 '환율'이다. 강달러 기조 속 원/달러 환율이 빠르게 올랐다. 주식 시장에서 외국인 순매도와 맞물리며 환율 상승이 가팔라지고 다시 외국인 매도로 이어진다.

일각에선 강달러 흐름 속 신흥국 시장의 투자매력도를 낮추고 '머니 런(Money Rum)'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실제 지난 2014년 미국 테이퍼링 당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신흥국 금융시장에서 투자자금 유출에 따른 이른바 '긴축 발작(Taper tantrum)' 현상이 나타났다.

18일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2633억원 순매도했다. 7거래일 연속 '팔자'다.

8월 들어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 시장에서만 6조원 넘게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4일을 제외하고 8월 내내 주식을 팔았다. 3300선을 바라보던 코스피지수는 속절없이 3200선을 내줬다. '사자' 로 맞선 동학개미의 방어력도 예전만큼 강력하진 못했다.

외국인 순매도 속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이어졌다. 전날까지 급등하며 1177.30선까지 치솟던 환율은 이날 8.30원 하락한 1168.0원으로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하지만 환율이 8월들어 연중 고점이던 1140원을 돌파하며 환율 변동 폭이 40원대로 확대된 점은 주목할 만하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달러화 강세 기대감과 수급 측면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주식 순매도 강화가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 중국 위안화가2021년 연간으로 소폭 강세를 기록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은 대외 부문보다 국내 요인에 크게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뉴욕불꽃놀이

반면 뉴욕 증시는 사상 최대 호황의 역사를 새로 써나가고 있다.

8월 들어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3만5625.40까지 치솟았고, S&P500지수도 4479.71까지 올라 5거래일 연속 동반 신기록을 다시 썼다. 특히 S&P 500 지수는 코로나19 대유행 공포가 절정에 달했던 지난해 3월 23일 최저점 기준 100% 올랐다. 이 지수가 두 배가 되는 데 걸린 기간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짧았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가 자산 매입 규모를 줄이는 '테이퍼링' 계획을 언급하며 시장에 신호를 주지만 뉴욕증시가 쉽사리 꺾이지 않는 건 기업들의 실적이 건재하고 유동성이 여전히 충분하다는 믿음에서 비롯된다.


이에 따른 미국 내 인플레이션과 증시 '우상향' 기대감은 글로벌 투자금의 미국 '컴백' 효과로 이어진다. 뉴욕 증시의 상승장을 뒷받침하는 '재료'가 되는 셈이다.

이와관련 오 연구원은 2014년 미국의 테이퍼링 당시 달러화 강세 시기를 떠올리며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 연구원은 "미국 경제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예상보다 강한 가운데 고용시장 상황도 테이퍼링 실행 조건에 부합하고 있다"며 "2014년 미국 테이퍼링 당시에는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고 신흥국 금융 시장에서는 투자자금 유출에 따른 '발작(트라우마)'를 경험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테이퍼링을 시작으로 미국 통화긴축 기조 전환에 대한 우려가 전세계 투자자금의 위험회피 성향을 강화시켰다"며 "앞으로도 미국 통화긴축 기조 전환 이슈가 국제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강세를 견인하는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오 연구원은 "먼저 미국 연준의 테이퍼링을 시작으로 하는 통화긴축 전환 이슈가 달러화 강세를 견인하는 요인이고 두 번째로 경제여건에서도 바이드노믹스에 따른 미국경제 호황 가능성이 중장기 달러화 강세를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향후 미국의 상대적으로 빠른 통화긴축 기조에 따른 미국-유럽 금리차 확대 가능성도 달러화 강세 요인이고 국내 외환시장 수급여건에 서도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주식 순매도 기조 및 무역수지 흑자 축소 등이 수급측면에서 원화 의 약세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 주식시장의 '큰 손'인 국민연금도 해외 주식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가 지난달 말 공개한 국민연금기금 운용 현황에 따르면 국내 채권 자산이 338조3080억원으로 (37.9%)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해외주식 226조3500억원(25.4%)로 자산 가운테 큰 비중을 차지했다.

국내주식 비중은 전월 대비 0.1%포인트 상승한 20.2%포인트다. 수익률은 큰 차이가 없었다. 연금이 공개한 주식 운용 수익률 차이는 해외주식 14.34% , 국내주식 12.98%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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